-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교동·재동·미동초등학교토박이가 부르는 서울야곡 2024. 4. 29. 21:40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학교는 서울 종로구 운현궁 부근에 자리한 서울교동초등학교이다. 교동초등학교는 서구식 근대교육을 위해 1894년 9월 18일 관립교동소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했다. 그때가 으악! 고종 31년이다. 초기 재학생 수가 130~150명 정도로 적지 않았는데, 필시 교동향교에서 공부하던 학동들이 옮겨왔을 터이다.
교동향교는 교동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유서 깊은 향교였으나 결국 그해 폐교되어 사라졌다. 안타깝지만 교동향교의 훈장님은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을 듯싶다. 관립교동소학교는 1906년 관립교동보통학교, 1941년 경성교동공립국민학교, 1947년 서울교동국민학교로 교명이 바뀌었다가 1996년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두번째로 오래된 초등학교는 재동 헌법재판소 건너편에 자리한 서울재동초등학교로서, 1895년 8월 30일 관립계동소학교로 개교하였다. 이후 1906년 관립재동보통학교, 1911년 재동공립보통학교, 1941년 경성재동공립국민학교, 1946년 서울재동국민학교로 개칭했다가 1996년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이처럼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학교임에도 최근에는 도심 공동화 현상 및 저출산으로 폐교 위기에 몰렸다. 이에 인근의 교동초등학교와 통폐합 논의가 있었으나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생수 200명 이하의 작은 학교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서울형 작은학교'에 포함되며 2017년부터 학생수가 다시 증가했다.
서울재동초등학교는 '서울형 작은학교'에 포함되며 '전통을 바탕으로 미래를 여는 재동행복교육'을 표방는데, 그 일환으로써 입학·졸업식 및 월 1회 한복을 착용하며, 더불어 국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2018년에는 교내에 '취운정'(翠雲亭)'이라고 하는 국내 최초의 한옥교실을 짓기도 했다. '취운정'은 본래 현 감사원 자리에 있던 역사적 건물의 이름으로, 유길준의 <서유견문>이 이곳에서 쓰였다.
서울미동초등학교는 1896년 5월 1일 한성부 반송방 미동(尾洞)에 한성공립소학교로 개교했다. 반송방 미동은 광복 후인 1946년 서대문구 미근동이 되었다. 한성공립소학교는 개교 당시 경기감영과 담장을 같이 하던 오래된 학교로서 경기감영은 진즉에 사라졌지만 서울미동초등학교는 아직 그 자리에 건재하다.
한성공립소학교는 1910년 공립미동실업보습학교, 1941년 경성미동공립국민학교, 1946년 서울미동국민학교가 되었다가 1996년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서울미동초등학교는 태권도시범단이 유명해 1986 서울 아시안 게임, 1988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에 태권도부 200명이 태권도 시범공연을 가졌으며,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한했을 때 이 학교를 방문하여 태권도 시범을 관람하였다.
유명 여배우 김혜수도 이 학교 태권도시범단 소속이었는데, 그가 연예계에 입문한 계기도 태권도와 관련이 깊다. 당시 초콜릿 음료인 네슬레 마일로 광고를 의뢰받은 CF 감독은 태권도 장면을 삽입할 기획안을 가지고 여자 선수를 찾던 중 김혜수를 보고 단박에 캐스팅하였다. 이후 김혜수는 태권소녀의 이미지로 연예계에 등장했다. 요즘 잘나가는 전소미 역시 서울미동초등학교 태권도시범단 출신이다. 그도 처음에는 태권소녀 이미지로 데뷔했는데, 지금은 팔방미인으로 활약 중이다.
'토박이가 부르는 서울야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율도(밤섬)에서 일어난 엽기적 살인사건 (5) 2024.05.03 한강의 무인도 밤섬 (2) 2024.05.02 한영수의 명동과 임인식의 가회동 (2) 2024.04.29 용산의 부군당 (2) 2024.04.25 윤치왕과 윤치창이 살았던 가회동 집 (2) 202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