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철원 생창리 사라진 마을을 찾아서

기백김 2023. 9. 24. 17:47

 

강원도 김화군은 1945년 삼팔선이 그어지면서 동쪽의 양구군, 서쪽의 철원군, 남쪽의 화천군 등과 더불어 북한으로 들어갔던 지역이다. 그러다 1953년 한국전쟁의 휴전과 함께 그 일부가 대한민국의 영토가 되었던 바, 휴전에 임박해서는 남북한이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게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인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른바 '철의 삼각지대'에 속했던 것이다. 까닭에 그 역사의 현장에 남은 것은 하나도 없으니 김화읍 전체가 흡사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김화군 지도 / 가운데 붉은 선이 군사분계선이다.
김화군 1읍 11개 면 개요
1931년 김화읍 시가지 모습
1953년의 김화읍

 

그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빈 땅에 1970년 10월30 재향군인 100세대가 이주해 재건촌을 형성했다. 그 배경에는 '수복 지역에 사람들을 이주시켜 농사를 짓게 하면 식량 증산이 가능할 뿐 아니라 북한의 침략에 즉각 대응하고 대북 심리전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정부당국의 취지가 숨어 있었는데, 그 장소로서 DMZ에 인접한 생창리가 선정됐다. 그 뜻이야 어찌 됐건 이후 생창리에는 이스라엘의 키부츠를 모델로 한 '농업+전투' 개념의 마을이 형성되며 비슷한 모양의 집들이 들어섰는데, 지금은 전투의 개념은 사라지고 그저 평화로운 마을로서 존속되고 있다. 

 

 

생창리의 중심부 / 과거 이 일대에 사라진 마을이 존재했다. 왼쪽에 마을사무소, 오른쪽에 종점슈퍼가 보인다. 이 길 끝에 육군○○부대가 있으며 군용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이 더 이상 갈 수 없다.
생창리 입주기념비
입주기념비 뒤의 생창교회
인근 빗물펌프장에서 본 생창리와 오성산 (1,040m) / 뒤로 보이는 산이 북한의 오성산이다. 휴전직전의 철의 삼각지대 저격능선 전투에서 최종적으로 중공군 확보한 고지다.
생창리 밭에서 본 계웅산(604m) / 휴전직전의 철의 삼각지대 저격능선 전투에서 최종적으로 아군이 확보한 고지다.
인근 배수펌프장에서 본 계웅산

 

말한 대로 감화읍은 그렇게 사라졌으며 이후 김화군도 사라졌다. 남북군사분계선 아래의 김화군은 1963년 1월 1일 자로 서쪽에 위치한  철원군에 병합되며 이름마저 사라지는 불행을 안아야 했는데, 그후 54년이 지난 2017년 12월 김화의 옛 추억을 되살리며 장소의 역사적 가치를 인문학적으로 복원하려는 공간이 생겨났다. 생창리 103-10번지에 위치한 124㎡ 규모의 '사라진마을 김화이야기관'이 그것이다. 철원군으로 편입 전의 김화군은 금강산 전철을 이용한 각종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로 번성했던 곳이었다. '사라진 마을 김화이야기관'은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을사무소 옆의 사라진 마을 김화 이야기관 표지판
사라진 마을 김화 이야기관
이야기관 내에 재현된 과거 김화읍 미니어처
1934년 5월 4일 김화세무서 개청 현판식 / 이야기관 전시물
김화경찰서 / 이야기관 전시물
1931년 김화군청이 주관한 납세 독려 거리 행사 광경
1935년 김화읍 장날 풍경 / 이야기관 전시물
김화경찰서와 김화우편국 미니어처
김화우편국의 소인이 찍힌 우표 / 이야기관 전시물
김화역 미니어처
금강산 가는 길목에 위치했던 김화역
마을사무소 앞의 생창리 안내문
생창리의 산하
2020년의 기록적인 폭우 / 철원지역에는 2020년 8월 670mm의 폭우가 닷새째 쏟아지며 큰 피해가 발생하였다. 사진은 물에 잠긴 생창리 마을이다
2020년 8월 5일 오후 생창리 일대 도로가 폭우로 침수되자 한 주민이 트럭에 진입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
마을 입구 / 생창리 표석 뒤로 수해 예방을 위한 빗물펌프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