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美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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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불국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이유(I)미학(美學) 2020. 7. 5. 21:06
불국사와 석굴암은 1995년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그것이 1호 유산으로 등재된 건 우리나라의 대표적 유적이라는 소리일 텐데 지금 생각해 보면 세계문화유산 하나를 손해 본 기분이다. 무슨 뜻인가 하면, 불국사와 석굴암을 묶지 않고 각각을 등재 신청했어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았을 유적을 괜히 쫄아(?) 어셈블리로 신청하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 두 곳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유적으로서 세계의 어떤 유물 유적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바이다. 이에 유홍준 교수도 오래전 에서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우리의 모든 문화유산이 다 사라진다 해도 석굴암만 남아준다면 한민족이 쌓아온 문화적 긍지는 손상받지 않을 것"이라고 석굴암을 극찬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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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 나온 간송미술관의 불상 2점미학(美學) 2020. 5. 25. 06:32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에서 열리는 경매에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보물 문화재 두 점이 나온다고 한다. 아래의 불상 두 점으로, 간송미술관이 보유한 문화재를 경매에 내놓은 것은 문을 연 이후 82년 만에 처음이란 점에서 떠들썩하지만 사실 이 불상들은 간송미술관 명의의 보물이 아니라 개인 소장품이다. 얼마 전 타계한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이 가지고 있던 물건이라는 얘기다. 뉘앙스가 언뜻 몰래 소장하고 있던 물건이라는 느낌을 주나 그것은 절대 아니고 엄연히 보물로 지정되어 간송미술관 보화각에 전시돼 있던 불상이다. 그리고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경매에 내놓았다고 하니 재단을 확장하기 위한 무리한 경영 같은 것을 염두에 두는 사람도 있지만 그 직접적인 이유는 막대한 상속세다. 위에서 말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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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파르테논미학(美學) 2020. 4. 21. 19:50
단언하거니와 완벽한 아름다움을 논하는 것은 어렵다. 미(美)에는 일반적 개념이 통용될 수도 있지만 주관적 기준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이나 사물이라 할지라도 흔히 말하는 '내 취향'이 아니면 적어도 나의 아름다움의 기준에서는 배제된다. 이에 18세기의 독일 사상가 바움가르텐(Baumgarten, A. G.)이 '미학'이란 단어를 만들어낸 이래 개인적 미의식(aesthetic consciousness)은 미학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거론되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미학’이라고 번역해서 쓰고 있는 영어의 ‘에스테틱스(aesthetics)’는 바움가르텐이 ‘감성적 인식에 관한 학(scientia cognitionis sensitivae)’을 명명하기 위하여 감성을 뜻하는 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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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이념의 차이는 부부 사이도 가른다 - 루이 다비드미학(美學) 2020. 3. 9. 20:40
명절 날 가족, 친인척이 만날 경우 정치 얘기는 절대 피하라고들 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끼리 공통된 화제가 있을 리 없을 터, 본인의 안부와 주변의 안부가 한바퀴 돌아간 후에는 결국 정치 얘기가 시작된다. 그럴 경우, 좌든 우든 한쪽으로 몰리면 이 또한 더 없이 좋겠지만, 갈릴 경우에는 골치가 아프니 언성이 높아지는 일쯤은 비일비재하고, 화해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앙금이 남는다. 조정래의 소설 에서는 극단적으로 형제까지 갈라서는데, 이는 현실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하지만 부부가 갈라서는 경우는 못 본 것 같고, 내가 아는 예는 프랑스 화가 쟈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 1748-1825)가 유일하다. 다비드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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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는 왜 '풀밭 위의 식사'를 고집했을까?미학(美學) 2020. 3. 7. 20:08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의 그림 '풀밭 위의 식사'(Le Dejeuner sur l'herbe)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꾸준히 실린 까닭인데 그와 같은 친숙함을 노린 배달 앱 운영업체의 패러디 광고 하나가 최근 사람들을 웃겼다. 그에 앞서 크리스천 디오르의 광고도 우리를 스쳐갔는데 그 광고에서 느끼지 못한 전달력이 배달 앱 광고에서는 담뿍하다. '풀밭 위의 식사' 208x265.5cm의 큰 그림으로 그림 속의 사람들은 거의 등신대(等身大)에 가깝다. 1863년, 파리 오르세 미술관 배달의 기수 패러디 물 디오르의 패러디 물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긴 했지만 사실 이 그림이 그렇게 휘둘릴 직품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할 말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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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우에게 드리는 글- 절규하던 화가 뭉크의 인생 2막미학(美學) 2020. 3. 5. 07:50
앞서 수차례에 걸쳐 언급했듯, 코로나 19가 아무리 무섭다 해도 전세계 5,000만 명을 희생시킨 1918년의 스페인 독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을 계기로 지금껏 스페인 독감으로 죽은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해 훑었는데, 언급한대로 그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유·무명의 예술가들이 유명(幽明)을 달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걸리면 다 죽는 것은 아니었으니 회복된 유명인사들도 적지 않다. 열거하자면, 프랭크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 독일 황제 빌헬름 2세, 만화가 월트 디즈니, 미국 작가 캐서린 앤 포터, 일본 작가 구시다 구니오,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 등이 그들이다. 오늘은 그 가운데서 뭉크(Edvard Munch,1863-1944)에 대해 말하려는데, 그는56살 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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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의 '미라보 다리'미학(美學) 2020. 2. 29. 06:06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특히 우리나라를 강타하고 있다. 앞서 '우한 폐렴 찜쪄먹을 역대급 전염병 II- 스페인 독감 (2월 3일 작성)'을 쓸 때만 해도 이와 같은 지경이 올지 몰랐는데 지금은 팬데믹(세계 대유행)이라는 용어가 그리 낯설지 않다. 앞서 윗 글에서도 말했지만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은 전세계 2억 명을 감염시키고 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우리나라에서도 14만 명이 희생됐다. 윗 글의 말미에 한 줄 적은대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사회학자 막스 베버,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도 이 팬데믹에 휩쓸려 사망했다. 기욤은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이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간다"는 싯구로 유명한 '미라보 다리'라는 시의 저자로서, 그 이름은 몰라도 싯구는 누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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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된 나스카 라인미학(美學) 2020. 1. 6. 21:53
가장 거대한 인류의 그림 나스카 라인에 대해서는 '천문학' 카테고리에서 남아메리카의 천문대를 설명하며 부록으로 끼워넣은 적이 있다. 그 거대한 그림들이 최근 또 다시 발견되었다. 이에 관계 기사와 일전의 내용을 '미학' 카테고리를 통해 다시 한번 게재하고자 한다. 잉카인들에 의해 페루 남부 나스카 평원 너른 바닥에 그려진 이 엄청난 스케일의 그림들은 20세기에 들어서야 발견되었다. 지상에서는 그림이 확인되지 않는 까닭이다. 새의 날개 길이 하나는 100m가 넘는데, 원숭이나 거미, 개, 외계인 문양 등, 그와 같은 그림이 현재까지 발견된 것만 370점이다. 이 유적지는 1939년 처음 발견됐고 유네스코는 1994년 이 그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면적은 총 500 평방킬로미터다. 아직까지도 나스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