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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와 노아에 관한 진실 (I)성서와 UFO 2017. 9. 29. 15:28
앞서 '에덴에 관한 이야기는 이제 좀 식상하므로 피하기로 하자'는 언급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나의 '에덴동산 찾기'는 아주 오래되었고 또 그만큼 공력을 들였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새로운 장소를 찾아내 세상에 발표도 했지만 솔직히 반응은 그리 신통치 못했다.
그래도 그나마의 위안이었던 것은 나의 에덴동산 찾기가 끝난 후 뒤늦게 읽게 된 '에덴 추적자들'이라는 책의 재미였다. 그 책에는 첫 번째 추적자인 윌리엄 페어필드 웨렌에서부터 총 13명의 에덴 추적자들이 소개돼 있었는데, 그 추적자들의 공통점 역시 나름대로의 에덴을 찾아냈다는 것과, 지대한 노력에 비해 이렇다 할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가 말하고자 함은, 그래서 위안을 삼았다는 것이 아니라 책의 재미 그 자체이다. 뉴욕타임즈의 찬사대로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매혹적인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고, 번역도 군더더기없이 간결하고 깔끔했던 책..... 그럼에도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팔리지 못한 것 같은데, 나는 그 이유 또한 우리나라의 '제 3지대론의 부재'에서 찾고 싶다.
신앙이 있는 사람은 그저 '우리 목사님' 말씀이 최고이고, 신앙이 없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무관심일 성서와 창세기 속의 여러 이야기들..... 그 이야기에 인문학적 관심을 기울이는 제 3지대 사람들을 찾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힘든 일이다.(그럼에도 나는 그와 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바, '최선의 노력으로 소중한 인생의 시간 낭비처를 찾는 바보'이거나 '작은 성과에 매달리는 철저한 자기만족주의자' 둘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어떤 경로로써 들어왔든 상관없이 블로그의 방문자들이 참으로 고맙고 소중하다)
총 13명의 에덴 추적자들이 등장하는 흥미만점의 책
새로운 장소의 에덴을 소개한 필자의 책
그와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노아와 대홍수에 관한 이야기도 그런한데, 위 '에덴 추적자들'에서는 열세 번째 추적자인 '페르시아만 바다 밑에서 에덴을 발견한 고고학 교수' 유리스 차린스 박사를 소개하면서 그 서두를 이렇게 적었다.
'태초에'는 이제 유행에 뒤떨어졌다. 1950년대가 되자 성서고고학회 사람들은 누구나 창세기 첫 11장(창조, 에덴, 카인과 아벨, 노아의 방주, 욥기에 나오는 내용 모두들 포함해)은 연구 범위에 포함되지 않겠다는데 합의했다.....
성서고고학은 소설과 영화에서 맹활약을 하는 인디애나 존스 박사 같은 사람이 찾아내고, 뉴스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가짜 성서 유물과 분명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었다. 성서고고학과 소설의 선긋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에릭 클라인은 '가짜 방주에 들어온 침입자들'이라는 유감스러운 제목을 단 2007년 9월자 '보스턴 그로브' 사설에서 이렇게 적었다.
'누군가 (또) 노아의 방주를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고고학자나 성서학자들은 대부분 한 번 쯤 힐끔 쳐다본 뒤, 다시 자기 일을 한다.'
클라인은 진짜 성서고고학자들에게는 정해진 규칙이 있다고 했다. 먼저 상세하게 작성한 연구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해당 분야 학자의 심사를 받아야 하고, 권위 있는 학계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에덴 동산을 찾았다는 사실을 승인해줄 동종 학계 권위자는 아무도 없다.
노아의 방주도 그렇다. 신의 노여움으로 인한 대홍수 속의 구명선이었다는 방주(方舟; 네모난 형태의 배), 그 선사시대의 목선(木船)을 찾는 일은 사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뿐더러, 혹시 찾는다고 해도 그것을 인정받을 길이 없다.
게다가 지금은 창세기 1장부터 11장까지는 기원전 550년경, 그러니까 유대인의 바빌론 포수 시절에 메소포타미아의 신화를 차용해 쓰여진 것이며, 그 중에서도 대홍수 이야기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민족 문학 '길가메쉬 서시시'의 완벽한 표절이라는 양심선언적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마당인 바, 방주를 찾을 경우 힘이 실리는 쪽은 오히려 기독교가 아닐 수도 있다.
대홍수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길가메시 서사시 11 점토판(브리시티 박물관)
그럼에도 위 인용문에서처럼 그동안 노아의 방주를 발견했다는 기사가 심심찮았다. 아울러 그 증거라는 것도 차고 넘쳐 어떨 때는 '정말 그런가'하고 관심있게 보기도 한다. 이상한 것은, 또 그럼에도 방주를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중에는 한국의 어느 교단도 눈에 띈다.(내 생각으론 중동지역에 선교사를 보내는 것 만큼이나 위험한 일 같은데, 다행히도 말리는 사람이 있었던 듯 아직까지 갔다는 소식은 못들었다)
아라랏 산의 위치와 전경
노아의 방주가 안착했다는 터키 동부의 아라랏 산은 보다시피 두 개의 봉우리로 이어져 있는데, 각각 5,165m와 3,925m이다. 이에 이 산이냐 전 산이냐를 두고 다투기도 하고 아예 다른 산이 지목되기도 한다.
성서에 노아와 대홍수에 관한 이야기는 꽤 상당량이 기록돼 있고(창세기 6,7,8,9장) 상세하기도 한 바, 기록에 의거한 당시의 상황과 방주의 규모는 다음과 같다.
그때에 온 땅이 하나님 앞에 부패하여 포악함이 땅에 가득한지라. 하나님이 보신즉 땅이 부패하였으니 이는 땅에서 모든 혈육 있는 자의 행위가 부패함이었더라.
하나님이 노아에게 이르시되, 모든 혈육 있는 자의 강포가 땅에 가득하므로 그 끝 날이 내 앞에 이르렀으니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
너는 고페르 나무*로 너를 위하여 방주를 만들되 그 안에 칸들을 막고 역청을 그 안팎을 칠하라.
* 참나무와 비슷한 침엽수
네가 만들 방주는 이러하니 길이가 삼백 규빗, 너비가 오십 규빗, 높이는 삼십 규빗이라. 거기에 창을 내되 위에서부터 한 큐빗에 내고 그 문은 옆으로 내고 상 중 하 삼 층으로 할지니라.
내가 홍수를 땅에 일으켜 무릇 생명의 기운이 있는 모든 육체를 천하에서 멸절하리니 땅에 있는 것들이 다 죽으리라.(창세기 6:11-17)
하나님이 주문한 규모는 대략 길이 137m, 너비 23m, 높이 14m의 거대한 배로 게다가 상중하 3층의 구조였다. 말하자면 웬만한 구축함 정도의 배의 제작을 주문한 것이었는데, 따져보니 우리가 영화에서 본 저 유명한 타이타닉 호의 절반 크기이다. 다만 제작기간은 성서에 나와있지 않아 모르겠으나, 좌우지간 노아는 아래와 같이 거대한 배를↘
미국 켄터키 윌리엄스타운에 재현된 노아의 배
↖이처럼 혼자 만들거나
혹은 몇 안되는 가족들과 만들어냈다는 것인데,
아무리 시간이 많아도 노아가 제 식구들만으로서 그 거대한 규모의 배를 완성시킬 수는 없었을 터, 빨리 배를 만들어 암수 한 쌍씩의 동물, 혹은 그 이상의 커플들을 실어야 할 노아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웠을 것이다.(더욱이 하나님은 '이 땅의 모든 혈육있는 자'를 멸하려는 마음이 조급해 보이므로 그리 긴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았을 것 같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면 성서는 여기서도 그 숫자에 있어 혼란을 보인다. 성서에는 배 안에 들어갈 동물의 수를 각각 달리 적고 있으니 우선 창세기 6장에서 여호와가 노아에게 명령한 내용을 보면,
너는 각기 암수 한 쌍씩 방주로 이끌어들여 너와 함께 생명을 보존하게 하되
새가 그 종류대로, 가축이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이 그 종류대로 각기 둘씩 네게로 나아오리니 그 생명을 보존하게 하라.(창세기 6:19-20)
고 되어 있으나, 이어지는 7장에서는 앞과 다른 명령을 내리는데,
너는 모든 정결한 짐승은 암수 일곱씩, 부정한 것은 암수 둘씩을 네게로 데려오며
공중의 새도 암수 일곱씩을 데려와 그 씨를 온 지면에 유전하게 하라.(창세기 7:2-3)
하지만 정작 배에 탄 것은 암수 한 커플들씩이었다.
정결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과 새와 땅에 기는 모든 것은 하나님이 노아에게 씩 명하신 대로 암수 둘씩 노아에게 나아와 방주로 들어갔으며 칠일 후에 홍수가 땅에 덮히더라.(창세기 7:8-9)
길게 성명할 것도 없이 이 이야기는 어디서 베껴왔다는 증거이며 훗날의 교정까지 엉성했던 사례라 하겠다. 게다가 이후 40일 동안 내린 비는 15규빗이나 올라 땅 위에 움직이는 생물이 다 죽었다 하는데,(창세기 7:20-21) 15규빗, 즉 7m의 정도의 물에서는 산들은커녕 땅 위의 생물조차 다 죽을 것 같지도 않으니, 그저 아래 그림 정도나 되었을 게다.
미켈란젤로의 '대홍수'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장화로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과 같은 반열의 대작인데, 미켈란젤로 역시 15규빗이라는 숫자에 고민했던 것은 아닐까?
홍수의 규모는 뒤에 재론하기로 하고, 아무튼 배는 현실적으로 적어도 이와 같은 중장비 한 대는 필요했을 성싶다. 한 마디로 외계인의 조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이 땅의 '생명의 기운이 있는 모든 육체'를 다 멸절시키려 했을까?
성서대로라면 '온 땅이 하나님 앞에 부패하여 포악함이 땅에 가득했기 때문'이다.(창세기 6:11)
그리고 그 앞에는 '사람이 땅에서 번성하기 시작할 때에 그들로부터 난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모든 자를 아내로 삼은 하나님의 아들들'이 있었으며,(창세기 6:1-2) 그들로부터 탄생한 '네피림'이라는 '용사로써 고대에 명성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창세기 6:1-4)
앞선 챕터인 'UFO를 타고 날아온 하나님의 아들들'에서 자세히 설명한 대로 나는 그들을 이 땅의 혼란의 원인을 제공한(성서의 표현대로라면 '부패시킨') 장본인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지구상의 여성에게 반한 외계인들이 지구인을 자신들의 아내로 삼음으로써 네피림이 탄생했고, 그 우등한 종족이 지금까지의 지구상의 질서를 파괴했다고 본 것이다.
옛 수메르 땅에서 발견된 길가메시 상(부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이 조각상은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우르크의 왕 길가메시의 조각상인데 성서의 네피림처럼 거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성서의 차례대로 설명을 하자면,
하나님은 외계인들에게 그와 같은 행위의 중단을 강력히 경고했으나,(창세기 6:3)
그후에도 하나님의 아들들은 사람의 딸들에게로 와 계속해서 자식을 낳았고,(창세기 6:4)
이에 세상은 크게 혼란스러워졌으며,(창세기 6:5)
결국 하나님의 (지상 모든 생명에의 멸절의) 결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었는데,(창세기 6:7)
다만 노아만은 여호와의 은혜를 입어 비껴간다.(창세기 6:8)
* 'UFO를 타고 날아온 하나님의 아들들'/'UFO를 타고 왔던 하나님의 아들들은 그후 어떻게 되었나? 참조
그리하여 노아와 그의 가족, 그리고 위의 동물들이 완성된 배에 태워진 7일 후, 여호와는 드디어 인공강우로써 이 땅에 대홍수를 일으키게 된다. 그렇게 비가 쏟아진 날이 40일이며, 물이 땅에 넘친 날이 150일, 지상의 모든 것들을 쓸어버림에 부족함이 없는 기간이었다. 그리고 150일 후, 물이 땅에서 물러감에 노아의 방주는 아라랏산에 내려앉게 된다. 마침내 홍수가 끝난 것이다.
그런데 대홍수 후 이 땅은 과연 하나님의 의지대로 원상 회복되었을까? 정답은 불행히도 'NO'이다, 하나님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노아 그 당대에서부터 악이 발생한다. 그것도 성서에서 '의인이요, 당대의 완전한 자'(창세기 6:9)라 해서 구원을 받았던 바로 그 노아로부터.....
* '대홍수와 노아에 관한 진실 (II)'로 이어짐
- 성서의 불편한 진실들
- 국내도서
- 저자 : 김기백
- 출판 : 해드림출판사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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