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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갯담을 아시나요?
    탐라의 재발견 2022. 5. 8. 22:07

     

    갯담은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고기잡이 방식으로서 육지의 독살과 비슷하다. 즉 해안가에 돌로 긴 담을 쌓아 밀물 때 들어온 고기가 썰물 때 갇히게 만들어 그것들을 수확하는 전통 어로 방식으로, 육지에서는 돌 외에 목책이나 어망 등의 어구도 사용되나 제주도에서는 오직 구멍 숭숭 난 현무암만 이용된다. 말하자면 제주의 그 흔한 현무암이 어망을 대신하는 셈이다. 

     

    갯담 어로 방식이 육지와 다른 또 하나의 특징은 어획물이 마을 공동소유라는 점이다. 그것은 예부터 제주의 너른 바다에 대해 소유 의식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니, (그럴 필요가 없었으므로) 주민 공동으로 갯담을 쌓아 어획물을 분배하는 형식을 갖추었다. 갯담은 지역마다 이름이 조금씩 달라 원담으로 부르기도 하고 멀튼개라고도 부르기도 하고 그냥 개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공동분배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은 어디든 같다. 

     

    구좌읍 하도리 멀튼개 / 비짓제주사진

     

    갯담은 제주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그래서 관심만 있다면 여러 모양새를 찾을 수도 있는데, (물론 밀물 때는 안 보인다) 돌이 흔해서 인지 겹담의 갯담도 눈에 띈다. 이중 삼중으로 갯담을 만드는 것으로서 이호테우 해수욕장 변의 쌍원담은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아마도 해수욕장 자체가 유명해 이곳에 온 사람들의 입소문을 탄 듯하나 개인적으로는 섬 속의 섬, 우도 비양도에 있는 겹담의 갯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비양도 마을 갯담
    한라산이 보이는 비양도 갯담
    우도 상고수동 갯담에서 본 석산봉 낙조
    성산 일출봉과 우도 영일동 갯담
    우도 후해석벽
    후해석벽의 한반도여
    배에서 본 우도 천진항

     

    말없이 흐르는 파도를 타고 

    떠나가는 뱃머리에 앉아 

    멀리 우도를 바라본다

     

    만남은 이별을 부르고 

    아픔만 남긴다

     

    우도 시인 김철수의 「그 섬」 중에서

     

     

    ▼ '건축학개론'의 그 집은 어떻게 되었을까? 

     

    앞서 '[시인의 고향] - 누하동의 노천명과 건축학개론'에서 소개했던 영화 '건축학개론'의 첫 장면은 대학시절의 첫사랑 서연(한가인)이 좀 나이가 먹은 후 제주도 집의 건축을 의뢰하기 위해 승민(엄태웅)을 찾아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승민이 지은 남원읍 위미리의 이 집은 현재 제작사인 명필름에서 카페 '서연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예전 사진

    그동안 제주도에 멋진 집이 많아져서 승민의 첫 작품은 이제 좀 밀리는 느낌이지만 서연이 원했던 창 넓은 방의 풍광은 여전히 아름답다. 누군가 한 겨울 눈 쌓인 최고의 해안 뷰를 트윗했기에 올려 본다. 모르긴 해도 이 이상의 뷰를 얻는 것은 불가능할 듯하다. 

     

    아름다운 위미리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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