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아직도 프리메이슨과 베리칩 타령이라니....?
    신 신통기(新 神統記) 2022. 6. 5. 19:52

     

    프리메이슨(freemason)은 주로 기독교에서 사탄숭배 집단으로 지칭하며 이단의 대명사로 삼는 집단이다. 이 프리메이슨이란 단어는 예전 기독교 전성기에는 꽤 회자되었던 것 같으나 요즘 들어서는 들은 기억이 없는데, 최근 다시 주목을 받는지 본 블로그 검색어에도 빈번히 출현한다. 한물 간 유행으로 치부하고 있던 터라 그 질긴 생명력에 새삼 놀래기도 하고 헛웃음도 나온다. 하긴 그간 이상한 손가락 모양새를 하는 정치인들은 죄다 프리메이슨이라 하던 때도 있었다.  

     

     

    이 양반도 빠지지 않는다.

     

    앞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오벨리스크''템플기사단의 비참한 최후'에서도 말했지만 프리메이슨이라는 비밀 결사(結社)는 실체가 없는 집단이다. 특히 기독교에 대항하는 악의 집단으로서의 성격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드니 이 모든 것은 후대의 호사가들이 지어낸 픽션일 가능성이 짙다. 그리고 댄 브라운(소설 <다빈치 코드>의 저자)과 같은 작가들은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와 같은 정체 모호한 집단을 세계 지배를 기도하는 악의 축으로 멋지게 승화(?)시켜 자신의 명성을 쌓는 데 이용했다. 

     

     

    일루미나티의 전시안(全視眼, All seeing eyes)과 프리메이슨의 심벌을 합성시킨 이미지도 생겨났다.
    음모설을 증폭시키는 데 일익을 한 미국 1달러 지폐 속의 '루시퍼의 눈'

     

    아울러 비밀 결사는 기독교의 밥벌이에도 이용되었으니, 사탄 루시퍼를 숭배하는 '악마적인 반그리스도교 비밀결사'가 EU(유럽연합)의 수도인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각 대륙의 그랜드 로지(총 지부)와 로지(지부) 형태로서 악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탄에 당하지 않으려면 교회를 열심히 다녀야 한다는 결론)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그들 프리메이슨은 이른바 RFID 칩(일명 베리칩*)을 이용해 인간을 악마의 도구로 삼는다는 것이었다.

     

    * 사람의 몸에 투여하는 손톱보다 작은 마이크로 칩을 말한다. Verification + Chip의 합성어로 신원이나 정보를 확인하는 칩이라는 의미. 교통카드와  비슷한 원리인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라디오 주파수 인식)으로 작동한다. <나무위키>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기독교에서는 RFID 칩을 '짐승의 표 666'이러고 부르며 절대 이 표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즉 베리칩이 주입되는 주사를 맞아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들의 주장을 풀어 설명하지면 '짐승의 표 666'은 세계단일정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간을 지배하려는 프리메이슨이 대표적 수단으로써, 그 칩이 생체에 주입됨과 동시에 악마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논리이다.

     

    이 같은 베리칩에 의한 신체지배는 과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니, 말하자면 생체 바코드와 같은 역할이다. 단순한 상식적 생각으로도 최소한 위치 추적은 가능할 터, 방사된 반달곰 새끼나 여우 등에 삽입된 인식칩 같은 것이 쉽게 떠오른다. 하지만 단순히 위치 확인을 하자고 RFID 칩을 삽입하지는 않을 터, 그와 같은 주장에는 보다 깊은 목적성이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기독교에서는 오래전부터 그 목적성의 근거를 신약성서 요한계시록에서 찾았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큰 이적을 행하되 심지어 사람들 앞에서 불이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오게 하고, 짐승 앞에서 받은바 이적을 행함으로 땅에 거하는 자들을 미혹하며 땅에 거하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칼에 상하였다가 살아난 짐승을 위하여 우상을 만들라 하더라. 그가 권세를 받아 그 짐승의 우상에게 생기를 주어 그 짐승의 우상으로 말하게 하고 또 짐승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 하는 자는 몇이든지 다 죽이게 하더라.

     

    그가 모든 자 곧 작은 자나 큰 자나 부자나 빈궁한 자나 자유한 자나 종들로 그 오른손에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고, 누구든지 이 표를 가진 자 외에는 매매를 못하게 하니 이 표는 곧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의 수라. 지혜가 여기 있으니 총명 있는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 보라. 그 수는 사람의 수니 육백육십륙이니라. (요한계시록 13:13-18)

     

     

    최근 길거리에서 받은 전단지

     

    나아가 심지어는 베리칩에 관한 괴소문이 코로나19 사태를 타고 증폭되었으니 백신 안에 RFID라는 인식용이 들어 있어 접종을 하면 감시당한다는 소문이 SNS를 통해 번지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모두가 개소리인데, 이와 같은 소문이 번지게 된 데는 각 인터넷 백과에서 프리메이슨이 마치 악의 단체인 양 모호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과, 이에 대한 기독교 단체의 무책임한 도용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양자는 모두 프리메이슨이 최고의 악마 루시퍼를 숭배하는,(<위키백과>) 혹은 루시퍼의 지배를 받는 집단으로 설명한다.  

     

    앞서 '예수가 말한 '하늘에서 번개같이 떨어진 사탄' -그 거대 집단의 반격'에서 적시한 바 있거니와 루시퍼는 특정인의 이름이 아니라 헬라어 성서가 라틴어 성서와 영어 성서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오역에 의해 생겨난 단어이다. 즉  4세기 말의 신학자 히에로니무스에 의해 이사야서 14장 12절의 빛의 아들 헬레가 '빛을 가져오는 자' 루치페르(Luciferre)로 번역되었고,(‘빛’이란 라틴어 단어인 lucis와 ‘가져오다’라는 뜻의 ferre가 합성됨으로써)  이것이 오늘날 영어성경의 저본(底本)이 된  킹 제임스 성서(King James Bible)에서 루시퍼(Lucifer)가 되었다.

     

    * 즉 루시퍼는 단지 라틴어 루치페르의 영어식 발음일  따름인데 그것이 악마가 된 이유에 대해서는 윗글을 참조하기 바람./ 국역성서에서는 '아침의 아들 계명성'으로 번역됨. 

     

    다시 말하지만 프리메이슨은 중세 석공(Mason) 길드에서 파생된 친목단체이자 이익단체라는 것이 중론이다. 까닭에 그들의 도구인 컴퍼스와 각자가 심벌이 되었다. 문자적 해석으로도 프리메이슨은 '자유로운 석공'이라는 뜻이다. 그와 같은 단체가 어떻게 악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연유는 모르겠으나 문헌적으로 찾을 수 있는 역사의 프리메이슨은 이후 영국에서 봉사단체로 성장하였으며, 그것이 미국으로 건너가  더욱 확장되었다는 사실뿐이다. 

     

     

    석공의 도구였던 컴퍼스와 각자로 도안된 프리메이슨 심볼
    아브라함 링컨과 프리메이슨 심볼이 들어 있는 1센트 동전

     

    만일 프리메이슨이 악마 숭배집단이라는 기독교의 주장을 믿는다면 조선의 여명기에 이 땅에 건너와 죽은 프리메이슨 선교사들의 일생이 너무 억울하다. 1884년 호러스 알렌(Herace N. Allen)이 이 땅에 상륙한 이래 (한국기독교에서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에 앞서 알렌이 이 땅에 상륙한 1884년을 개신교 선교의 기원으로 삼는다)  수많은 선교사들이 선교를 하다 이 땅에서 죽었고,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 묻혔다.

     

    물론 그들이 이 땅에서 선한 일만을 한 것은 아니었으니, 호러스 알렌은 선교사 이전에 사업가로서 조선의 많은 중요 이권이 그를 통해 미국과 일본으로 넘어 깄다. 이후로도 선교사 사업가들은 활약은 외국인 중에 발군(?)이었으니 KBS '역사저널 그날'에서는 '조선에 온 선교사들, 그들은 양의 탈을 쓴 늑대였나?' 라는 주제의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도 있다. 하지만 많은 선의의 선교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이 땅에서 힘겨운 사역을 하다 죽음을 맞았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울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는 그들의 무덤을 볼 수 있는데, 그중에는 알렌에 이어 제중원 2대 원장으로 봉직한 헤론(John W. Heron)과 프리메이슨 심벌의 묘비가 세워진 선교사 무덤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도 악의 무리인가? 일부 음모론자의 말처럼 이 땅에 사탄을 심기 위해  온 자들이란 말인가? 사실 나는 그들이 이 땅에 개신교를 전파했든지 악을 퍼뜨렸던지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 묘역에 있는 많은 외국 어린이들의 무덤을 보면 괜히 마음이 짠하다. 그들은 원죄 이외 또 무슨 죄가 있기에 의료시설도 변변찮던 이역만리 이 땅에서 죽어야 했을까? 

     

     

    헤론의 무덤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의 프리메이슨 표식이 있는 선교사 무덤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의 어린이 무덤

    댓글

아하스페르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