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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셜록 홈즈와 천문학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18. 4. 22. 05:32


    탐정의 대명사 쯤 되는 셜록 홈즈는 영국의 작가 아더 코난도일(1859-1930)이 만들어낸 작중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마치 역사적 인물인 양 착각을 주기도 하며, 심지어는 지금도 생존해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것은 아마도 코난도일이 독자들에게 각인시킨 강렬한 이미지의 홈즈 때문일 터, 자신의 뛰어난 지식과 직관력, 눈앞에 벌어진 일을 넘어 그 전후 좌우를 일거에 분석하는 통찰력으로써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솜씨는 지금껏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중이다



    영화와 드라마에 나왔던 역대 셜록 홈즈



    기타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 일개 탐정이면서도 런던 경시청 형사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괜스런 통쾌함, 대중 이상의 예술적 심미안 등은 우리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에 지금도 홈즈의 광팬들이 존재하는 바, 그가 살던 '런던 베이커 거리 221번지 B호'에는 지금도 팬레터가 답지한다고 한다.(그 주소는 당연히 실재하지 않은 소설 속 가상의 주소였는데, 그후 실제 주소인 239번지에 '셜록 홈즈 박물관'이 세워졌다)




    셜록 홈즈 박물관의 내·외관.(실내에는 홈즈가 왓슨과 함께 생활했던 거실이 꾸며져 있다)


    박물관을 구경하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 


    런던 시가의 홈즈 동상.



    그 셜록 홈즈가 주인공인 추리소설에는 그 집을 셰어하고 있는 룸메이트이자 조수 역할을 하고 있는 의사 왓슨이 등장하는데, 당연히 홈즈보다는 추리력이 떨어지는 사내다. 이에 그는 상대적 우둔함으로 홈즈를 보다 돋보이게 하는 조연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때로는 객관적 내레이션으로 독자들에게 홈즈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준다.(그가 룸메이트로서 홈즈를 처음 만났을 때, 홈즈는 왓슨이 최근 아프카니스탄에 다녀온 일을 정확히 추리해내 그를 놀라게 만든다. 서로는 그때까지 생면부지인 관계였음에도)



    최근 드라마 '셜록 홈즈'에서의 왓슨과 홈즈.(예전엔 허연 콧수염의 늙은 왓슨도 있었는데, 소설 상의 나이나 이미지적으로 가장 적합해 보인다. 그는 분명 결혼을 안 한 생각 많은 노총각 쯤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소설 '주홍색 연구'에 나오는 바를 보면 왓슨은 이 명석한 탐정의 지식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음을 내래이션한다. 즉  홈즈는 법학은 물론 과학분야인 생물학, 지리학, 식물학까지 범죄 수사에 필요한 분야에서는 전문가 이상의 식견을 가지고 있으며 바이올린 연주도 수준급이지만, 기타 자신에게 필요가 닿지 않는 문사철(문학 사학 철학)에 대해서는 거의 지식이 없다. 특히 왓슨은 그가 천문학에 전혀 깜깜인 점에 크게 놀라는데, 이에 대한 홈즈의 반응은 매우 천역덕스럽다. 


    "지구가 태양을 돌든, 달이 지구를 돌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사실 그렇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달의 자전과 공전을 몰라도 우리가 사는 데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 아마도 지금도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그가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여타의 불편을 겪으리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내 주위에는 생일이 2월 29일인 친구가 있는데, 그는 자신의 생일이 4년에 한 번씩 돌아옴에도 그것을 별로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는 2월 28일을 생일로 찾아 먹는다고 그저 그렇게 말할 뿐이다. 


    조금 답답한 마음에 그걸 설명해 준 적이 있다. 우리의 1년은, 말하자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5일이 아니라 365일 5시간 48분 46초이다. 따라서 4년 마다 한 번씩 366일 해를  윤년(閏年)이란 넣어준 것이다.(윤년이나 윤달의 '윤'은 적통이 아닌 임금의 자리를 뜻한다) 그렇게 되면 윤년에는 365일을 초과한 5시간 48분 46초가 모인 24.25의 시간이 탄생하게 되어 얼추 시간의 오차가 메워지게 된다.(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오차가 생겨나므로 매 400년 마다 세 번, 윤년을 생략한 달력을 쓰게 된다)


    이런 걸 설명해주면 상대방은 대개 고마워하지 않는다. 내 친구도 '뭘 그런 쓸데없는 걸 가지고 잘난 체를 하느냐'는 식의 반응이었다. 그런 거 몰라도 달력이 다 알아서 해주고 핸드폰 시계가 알아서 다 맞춰주니 사는 데 아무 지장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런 항변은 무색함이 있는 바, 놀랍게도 윤년은 지난 500년 전에 만들어진 보정의 방법이다. 1582년, 1년이 365일 이상임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이를 보정한 달력을 만든 것이니, 여기에 당시의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의 이름이 붙여진 것이 그레고리력이다.(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과 거의 유사한) 


    아니 이것은 무려  2000년 전인 기원전 46년에 로마의 집정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만들었고, 그레고리우스 13세 시절에는 이를 약간 보정했을 뿐이다.(예수회 교단 소속의 신부이자 천재 수학자였던 독일의 크리스토퍼 클라비우스가 4년마다 윤년을 도입하되 400의 배수를 제외한 100의 배수인 해는 윤년을 적용하지 않는 탄력적인 방법으로써 오차를 줄였다) 제뉴어리나 페브러리 같은 달(月)의 이름도 모두 카이사르 시절에 만들어진 것인데, 모르긴 해도 칼렌다라는 말도 로마어로 달력이란 뜻일게다.


     "내 이름을 붙인 달력을 만들란 말야!"


    "왔노라! 보았노라. 내가 만들었노라!"

    카이사르는 이런 식으로 달력을 만들었는데, 이는 교황 그레고리우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로마시대의 율리우스력 

    어찌 만들어졌건 큰일을 한 셈이다. 이것이 지구의 태양 공전 주기를 기준으로 삼은 이른바 태양력으로 시원은 고대 이집트로 알려져 있다. 나일강의 범람 시기와 시리우스의 고도를 기준으로 1년을 365일로 하는 태양력을 만든 것인데, 동양에서는 달의 지구 공전 주기를 기준으로 한 태음력을 사용하였다.  

     

    예전엔 한 장 한 장 떼어 쓰는 이같은 일력이나


     이런 식의 달력이 인기였다. 


     

    까닭에 "지구가 태양을 돌든, 달이 지구를 돌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고 한 셜록 홈즈의 말은 사실 옳지 않다. 달력과 그로부터 시작된 시간의 기준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 생활은 아예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렇듯 천문학은 우리의 생활과는 뗄려야 뗄 수 없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니, 우선은 절기에 부합된 농사가 불가능해 우리 생활의 가장 근간이 되는 식량의 생산에 지대한 타격을 입었을 터였다. 모름지기 달력의 필요성은 먹거리의 생산과 직결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이 갖춰져 불편이 없어진 현대인에게 있어 천문학은 불필요한 것일까? 이것은 정말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요즘에 있어 천문학자가 아니면 문자 그대로 별 볼 일이 없다. 하지만 거창하게 천문학 연구까지는 아닐지라도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는 일은 필요해 보인다. 그리하면 지상의 불빛과 혼탁한 대기를 극복한 적잖은 별들과 마주 할 수 있는데, 그것들을 보노라면 사는 게 언뜻 하찮게 여겨지기도 한다.  


    삶을 가벼이 보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아둥바둥 싸우며 살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정말이지 저 하늘을 보노라면 우리 인간은 우주먼지, 즉 내가 자주 거론하는 스타다스트만도 못한 존재라는 점을 절로 깨닫는다. 앞서 말한대로 저 광활한 우주의 창백한 푸른 점에 지나지 않은 이 한 점 안에서 땅을 좀 더 가져보겠다고, 아파트 평수를 좀 더 넓혀보겠다고 아둥바둥대는 삶 자체가 우스워 보이게 된다. 모든 것이 천문학적인 단위로 측정되는 저 우주 속에서 도토리 키재기 식의 삶도 우습고, 또 신장 몇 센티를 가지고 크네 작네 입에 담는 것은 그야말로 개그다


    나아가 이쁘다 못 생겼다 떠드는 미추의 개념마저 무의미하게 여져진다. 예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가운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느닷없이 참가한 각 행성의 미녀 대표들로 한바탕 소란을 겪게 되는 단편영화를 본 적이 있다. 미스 월드가 아닌 우주 미인을 뽑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니 만큼 자신들도 미녀 컨테스트에 참가할 자격이 있다는 주장이었는데, 그 생김새인즉 우리가 볼 때는 모두 괴물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자기네 별에서는 자신들이 최고 미인이며, 그래서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할 대표로 뽑혔다는 것이었다. 



    미스 월드 대회는 상관없지만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집안 잔치를 하면 안 되다는 야그.



    따지고 보면 이게 그저 웃기는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의 미추의 기준이 되는 늘씬한 키, 잘록한 허리 라인 및 육감적인 가슴과 힙, 커다란 눈, 높다란 코, 이런 것은 모두 서양인의 지표다. 만일 우리가 외계식민지가 된다면 위와 같은 저들의 생김새가 미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논리가 좀 비약됐지만 아무튼 밤하늘을 별을 보면 답답했던 가슴의 적어도 한쪽은 뚫리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인간의 신체 중 가장 빨리 늙는다는 눈의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거북목이나 목디스크 예방에도 좋음^^) 


    눈 건강을 위해서는 핸드폰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보더라도 가끔은 눈을 들어 멀리 있는 것을 보라는 데, 세상에 별처럼 멀리 있는 것은 없다. 아무리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도 적어도 북극성은 볼 수 있는데, 그 별빛은 무려 800광년이나 떨어진 곳에서 반짝이는 빛이다. 봄철은 저 유명한 북두칠성이 천정 가까이 머물고, 북두칠성의 국자 손잡이의 휘어진 세 개의 별을 이으면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밝은 별 두개가 기다린다.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와 처녀자리의 스피카다. 북두칠성과 그 두 별을 이으면 밤하늘에 커다란 곡선(봄의 대곡선)이 그려진다. 이 가상의 곡선은 봄 별자리를 찾는 길잡이다.('다음백과' 참조)



     봄철의 별자리.('출처: ZUM 학습백과')


    봄철의 별자리.(출처: 네이버 블로그 '진건공부방')


    '봄철 대삼각형' 오른쪽 끝에서 시작하는 사자자리는 행운의 별자리라고 하니 꼭 찾아보시길. 


    더 찾아보시고자 하는 분은 다시 오른쪽으로 가면 되는데, 도시에서는 좀 힘듭니다.

    (출처: '조선일보')


     


    성서의 불편한 진실들
    국내도서
    저자 : 김기백
    출판 : 해드림출판사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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