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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의 신라 천문대 (남 아메리카 II)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18. 5. 8. 21:43

     

    2. 칠레의 신라 천문대

     

    1953년 윌터 비아드를 비롯한 유럽의 천문학자들은 유럽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남반구의 별들을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답사 끝에 칠레 아타카마 사막 남쪽 끝에 위치한 해발 2,400m의 라 실라(La Silla) 산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 실라는 말안장의 뜻이라는데, 이 산의 이름은 1154년 아랍의 지리학자 알 이드리시가 만든 세계지도 속에 등장하는 신라와 글자가 똑같다. (* '고선지 장군과 종교개혁 II참조) '호텔신라가 회사명으로 'The Shilla'를 쓰듯.....(La는 영어 The와 같다)

     

    ~ 말안장이라는 뜻도 뭔가 와닿는다. 남미에는 원래 말이 없었으므로, 기마 민족의 후예인 신라인들이 거기까지 나아갔나 비약도 하게 되고..... 말이 없다는 건 1차세계대전 전까지는 치명적이어서 앞서 '잉카제국의 천문대'에서 말한 잉카인들이 피사로의 172명 군사에 무력하게 무너진 이유와도 상관있을 듯싶다. 잠깐 횡설수설.... --;;) 

     

    1964년 유럽 남부 천문대(ESO) 팀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칠레 정부와 라 실라 산을 포함하는 627㎡의 매매 계약서에 사인을 주고받았다. (칠레 정부도 이 계획에 호의적이어서 헐값에 매입했다는 후문이다) 라 실라 천문대의 주망원경은 3.6m 천체망원경과 NTT(New Technology telescope) 망원경인데, 이를 이용한 더 귀중한 발견도 있었겠지만 내가 아는 최대의 발견은 지금 인류가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슈퍼지구 프록시마 b이다.(2016년)

     

     

    라 실라 천문대
    라 실라 천문대 전경
    실라 천문대의 위치
    ESO가 포착한 '우주의 눈' 헬릭스 성운
    ESO가 포착한 프록시마 b (빨간 동그라미 중앙의 작은 점) / 그 위 밝은 행성이 알파 센타우리 A/B, 오른쪽 밝은 행성이 베타 센타우리다.

    프록시마 b는 지구와 불과(?) 4.42광년 떨어진 유력한 슈퍼지구 후보로서 우리 인류가 이주를 꿈꾸고 있다.  

     

    실라 천문대에서 포착한 천체. 아래 두개의 밝은 행성은 알파 센타우리 A/B, 오른쪽이 항성 프록시마 센타우리다.
    3.6m 망원경
    NTT 망원경
    2.5m망원경

     

    3. 파라날 천문대

     

    파라날 천문대는 칠레 안토파가스타 남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2,635m 높이의 파라날(Paranal) 산에 위치한 천문대이다. 1996년 공사가 시작됐고, 라 실라 산 천문대와 함께 ESO 팀이 운영한다. 칠레에 유명 천문대가 많은 이유는 1년 내 비가 오지 않는 아타카마 사막 등 건조한 지역이 많은 관계로 먼지가 날리지 않는 맑은 시야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NASA가 아타카마 사막에서 생명체를 찾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그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의 것으로써 우주 생명체의 가능성을 짐작해보기 위함이다. 

     

    파라날 천문대의 주 망원경은 8.2m의 지름을 가진 네 대의 거대 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이다. 이 네 대의 VLT를 하나로 연결해 거대망원경 간섭계(VLTI/Very Large Telescope Interferometer)로써 배율과 광각을 넓힐 수 있으며 지름 1.8m의 보조 망원경(AT/Auxiliary telescopes)과도 연결해 쓸 수 있다. 2008년 영화 007 제임스 본드의 '퀸텀 오브 솔라스'가 이 천문대에서 촬영됐다. 

     

     

    파라날 천문대
    파라날 천문대
    파라날 천문대 전경
    파라날 천문대의 위치
    파라날 천문대의 VLT
    VLT가 포착한 액티브 은하 NGC 1097 / 지구와 5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이다.

    VLT가 포착한 새우 성운 IC 4628 / 지구와 60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성운이다. 

    VLT가 포착한 '신의 손' CG4 / 지구와 1300 광년 떨어져 있는 성운이다.

     

    4. 알마 천문대

     

    육안이 아닌 전파망원경 관측 시스템의 천문대이다. 2002년 일본 국립천문대 및 미국 국립 전파천문대(NRAO)와 유럽 남방 천문대(ESO)가 컨소시엄을 형성해 칠레의 북쪽 고지대 표고 5000m 차 아닌 토르 고원에 자리를 마련했고, 2013년 첫 공식 관측이 이루어졌다. 66대의 파라볼라 안테나 중 일본이 16대, 나머지 50대를 미국과 유럽이 공유해 사용한다. 최대의 전파망원경에는 이곳에서 사망한 일본인 모리타 교수의 이름과 전파망원경 라디오 파장의 명칭이 합성돼 붙여졌다. 

     

     

    알마 천문대 전경 / 알마라는 명칭은 '아타카마에서 수신된 라디오 파장'에서 기인됐다.

     

    '모리타 아레이'는 NRAO와 ESO가 1조 6000억을 투자해 제작한 전파망원경으로 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보다도 10배 이상의 높은 해상도를 낼 수 있다. 전파망원경은 우주 공간에서 온 전파를 집적(集積)해 광학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멀리 떨어진 별들의 관찰도 가능한데, 한국도 올해부터 일본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알마 천문대에 참여한다.

     

     

    알마 천문대의 전파망원경
    2013년 2월 26일 마지막 한 대가 설치되는 광경
    알마 천문대가 최초 공개한 앤터니 은하 NGc 4038, 4039 / 7000만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왜곡되게 충돌하는 은하의 한 쌍으로 2013년 시험 운행한 위의 66번째 전파망원경에 포착된 이미지이다.
    알마 천문대가 포착한 괴물, 거대 블랙홀  NGC 1097 중심부 / 알마 천문대 팀은 분자가스 분포와 움직임으로 이 블랙홀의 질량을 계산해냈는데 태양의 1억 4000만 배로 확인됐다.

     

    4. 라스 캄파니스 천문대 

     

    칠레 아타카마 사막 남쪽 해발 2550m의 산 위에 있으며, 인근 도시 라 세레나 북동쪽 약 100km 지점에 위치한다. 천문대로서 최적의 장소로 꼽히고 있으며, 칠레 대학과 미국 카네기 재단의 컨소시엄으로 1969년 완공되었다. 라스 캄파니스는 '종'이라는 뜻으로, 근방의 돌을 두드리면 종소리가 나는 데서 유래되었다. 이는 부근 암석에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지반 튼튼한 천문대가 건설될 수 있었다.  

     

    지름 6.5m의 쌍둥이 마젤란 망원경이 카네기 재단,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하버드 대학, 미시간 대학, 애리조나 대학이 체결한 컨소시엄을 통해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지름 2.5m의 듀퐁 망원경, 지름 1.3m의 바르샤바 망원경이 있다. 1971년 설치된 지름 1m의 스워프 망원경이 시작이었으나 지금은 마젤란 망원경을 넘어선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이 설치되고 있다. (그밖에 구경 4m 전파망원경인 일본의 난텐 망원경이 설치됐었으나 알마 프로젝트와의 연동을 위해 아타카마 사막 기지 ACA로 옮겨졌다)

     

    GMT는 직경 8.4m의 주경 7개와 1.06m의 부경 7개로 구성되며, 완성된 망원경의 유효직경은 25.4m, 높이 35m, 무게 11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팔로마 산 천체망원경의 10배 이상, 현존 최대인 하와이 마우나케아 켁(Keck) 망원경의 2배 이상 배율을 자랑할 듯 보인다. 해발 4200m의 마우나케아 산에 설치된 2개 켁 망원경은 지름 10m로서 현재까지는 지구에서 가장 큰 망원경이다. 

     

    지름 25.4m의 망원경 렌즈 제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맨 아래 사진처럼 지름 10m 렌즈가 7개 벌집처럼 붙여지게 되는데 현재 5개가 완성된 상태이다. 한국도 2009년부터 GMT 제작에 10%의 지분을 가지고 참여하였던 바, 주경에 부경과 분광기를 연결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 분광기는 우주에서 오는 빛을 파장별로 나누는 기계를 말한다. 

     

    이상의 작업에는 한국천문연구원 외 하바드 대학 및 미국 카네기 천문재단, 오스트레일리아 천문재단, 브라질 상파울루 연구재단 등 4개국 1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빅뱅 초기의 우주 관찰과 태양계 바깥의 외계행성 탐색 등의 연구에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GMT는 2025년 완공될 예정으로, 한국에는 연중 한달 가령의 관측 권리가 약속되어 있다.

     

     

    쌍둥이 마젤란 망원경이 설치된 관측동

    기타 망원경의 배치
    벌집 모양의 GMT 주경
    미리 보는 G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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