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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조차 할 수 없는 속 뒤집히는 고구려 땅 관광지켜야할 우리역사 고구려 2020. 5. 29. 06:44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의 정식 수교가 이루어지기 전 중국정부의 비자 발급은 종로 관철동 현대빌딩에 설치된 무역대표부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무역업을 하던 나는 자주 그곳을 들락거렸는데 그때 창구의 중국인 직원들은 불필요하게 고압적이어서 갈 때마다 매번 자존심의 스크래치를 감내해야만 했다.(당시는 우리가 그들보다 뛰어나게 잘살아서 중국에 가서는 칙사 대접을 받던 시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에 걸렸을 때 무역대표부 직원들이 밖에서 문을 잠그고 나가 잠시 유리동물원의 원숭이가 돼야 하는 것 외에 내가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수모를 겪은 적은 없다. 하지만 그들 무역대표부 관계자들이 단체비자 발급 등의 용무로 방문한 여행사 직원을 하대(下待)하는 꼴을 보노라면 제3자임에도 부아가 치밀어 그 속을 삭히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정말이지 그 꼴을 보노라면 중국인들이 우리 한국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단적으로 증명되었는데, 언젠가 창구 밖으로 내던져진 듯 흩어진 한 여행사 직원의 서류를 같이 주우며 그에게 한마디 건넸다.
"이게 대체 뭐예요? 나 참, 구한말 원세개가 따로 없네요."
그때 창구의 짜장면이 내 뒤통수에 대고 뭐라고 소리쳤다.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한국말로 떠들지 말라는 소리 같았다. 아마도 자신을 욕하거나 흉본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위안스카이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원세개 정도는 알아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쩌면 전부 알아들었을 지도..... 하지만 개의치 않고, 다만 용기 부족으로 직접 대놓고는 못하고 대기하고 있던 많은 한국 사람을 향해 말했다. 내 목소리를 들려주고픈 사람은 사실 그들이었으니까.....
"한국 사람이 한국말로 대화도 못한단 말야? 여기가 뭐, 자기네들 조차지(租借地)야?"
그런데 최근 우연찮게 검색하게 된 2018년 8월 20일 자 <한중 동포신문>의 기사는 마치 타임머쉰을 타고 과거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데자뷔를 느끼게 해 주었다. 기사의 제목은 "中, 고구려 유적지 등서 ‘역사 갑질’"이었다.
지난달 26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에 있는 광개토대왕릉비 기념관. 40여 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중국인 관광객과 섞여 투명한 유리통으로 된 기념관 내에서 광개토대왕릉비를 구경하고 있었다. 구경을 마친 일행은 기념관 내에 모여 광개토대왕릉비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때 유리통 밖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중국인 경비원이 소리를 질렀다. “사진을 찍지 말고, 한국어로 말하지 말라.” 경비원은 한국인 관광객 옆에서 광개토대왕릉비에 대해 중국어로 얘기하는 중국인 관광객에겐 어떤 제지도 하지 않았다.
한국인 관광객은 “우리끼리 이야기도 하지 못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지만, 경비원의 강경한 태도에 기념관 밖으로 나가 대화를 이어갔다. 이들이 기념관 밖에 모이자 경비원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관광지 내 어디서도 한국어로 말하지 말라”고 또 소리쳤다.
경비원은 심지어 기념관 밖에서 촬영을 하던 한국인 관광객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 관광객 김모 씨(27)는 “사학과에 다니는 친구가 광개토대왕릉비가 궁금하다고 해 한 장 찍은 건데 삭제당했다”며 “우리나라 역사 유적을 사진도 찍지 못하니 억울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 이후 중국 내 고구려 유적지와 항일운동 지역 등에서 중국 정부의 ‘역사 갑질’이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측은 한국인 관광객이 고구려 유적지에서 사진을 못 찍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인들끼리 한국어로 대화도 못하게 했다. 일부 중국인 경비원은 한국인 관광객의 휴대전화를 무작위로 검열해 사진을 삭제하기도 한다. 이 같은 일은 광개토대왕릉비에서 약 1km 떨어진 장수왕릉, 환도산성 등에서도 일어났다.한국인 관광객들이 항의를 할 때마다 중국인 경비원은 “고구려 유적지에서 사진을 찍지 말고, 한국어로 말하지 말라”는 말만 반복했다. 심지어 일부 경비원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감시하려고 환도산성 등반길을 함께 오르기도 했다. 경비원이 착용한 하늘색 셔츠가 땀에 젖어 파랗게 변했지만 경비원은 끝까지 한국인 관광객들을 따라다니며 감시했다. 중국동포인 지안지역 가이드 A 씨는 “사드 논란이 심해진 지난해 7월부터 한국어로 설명하지 못하게 됐다”며 “경비원이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한국어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예 출입을 금지한 곳도 있다. 지린시의 위원(毓文)중학교, 왕칭(汪淸)현의 봉오동(鳳梧洞)전투 터 등은 시설 보호와 내부공사를 이유로 한국인 관광객이 출입할 수 없다. 여행사 대표 정모 씨(50)는 “봉오동전투 터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공교롭게도 지난해 7월경부터 여러 유적지가 시설 보호나 공사 등의 이유로 출입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중국 정부는 한국인 관광객이 우리 역사지역에 접근하지 못하게 방해를 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6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역 승강장에 안중근 의사가 권총을 쏜 자리와 이토 히로부미가 총에 맞을 당시 서 있던 자리 등을 바닥에 표시해 놨다. 이를 잘 볼 수 있게 하얼빈 역사 내에 통유리로 된 기념관도 설치했다.
하지만 하얼빈역을 전면 개축하면서 안중근 기념관을 임시 철거했고, 그에 따라 표시석을 보기 위해선 다른 지역에서 열차를 타고 하얼빈역에 내리는 방법밖에 없어졌다. 현지 가이드와 여행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마저도 지난해 7월 이후부터 쉽지 않게 됐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하얼빈역행 열차를 탑승했다는 것을 중국 측이 알면 하얼빈역 대신 바로 옆에 있는 하얼빈동역에 내려주기 때문이다.이정빈 충북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사드 논란이 심화된 이후부터 한국인 관광에 대해 경계가 한층 심해졌다”며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중국 내 한국 유적지 관광을 제대로 못하게 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분통 터지는 기사가 아닐 수 없지만 그저 팩트만 전할 뿐 다른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그저 아래의 사진만 몇 장 싣는다. 정나미 떨어져 구경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을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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