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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핑크스의 진실(II)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18. 3. 9. 11:09


    이른바 ‘세계 고대 7대 불가사의’라 불리는 것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건축물은 이집트 기자의 파라미드가 유일하다. 그 중 쿠푸 왕의 대(大)피라미드는 지난 20세기 초 마천루라 불리는 고층 건물들이 건립되기 전까지 무려 4400년 간 세계 최대 · 최고(最高)의 건축물이었는데, 그 피라미드 군(群) 앞에 서 있는 스핑크스는 아직도 세계 최대의 조형물로 군림하고 있다. 



    쿠푸왕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사진은 스핑크스를 누가 만들었는가 묻고 있는데, 나는 이 장에서 그걸 답하려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간 스핑크스의 건립은 기원전 2500년경으로 고착화되어왔다.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 축조 연대에 맞춘 까닭인데,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 앞에 수호신처럼 서 있는 스핑크스는 그 건립 시기를 의심받아야 할 아무런 건더기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20세기 말에 이르러 그 건축 시기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포문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스핑크스의 얼굴을 문제 삼았던 아마추어 이집트학 학자 앤서니 웨스트였다. 그는 애초부터 카프레 왕과 스핑크스와의 무관성을 확신하고 있었던 바, 그 건립 시기가 상향될 소지 또한 다분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먼저 그의 시선을 이끌었던 것은 스핑크스의 몸체와 두상의 불균형이었다. 스핑크스의 길이와 높이는 73m와 20m로 서로의 비율은 누가 보아도 전혀 조화가 되지 않는 것이었는데, 그 다리 부분까지 생각하면 부조화는 더욱 두드러진다.(아래 그림) 이에 쟈칼 형상의 이집트 신인 아비누스나 사자의 형상을 대입하면 그 조화가 살아나게 되는 바, 원래는 다른 형상이었던 것을 후대 사람들이 개작했으리라는 짐작이 어렵지 않다. 스핑크스의 몸체와 머리는 같은 석회암 재질로 되어 있으되 서로 개별적이라는 사실은 그 짐작을 더욱 부추킨다. 







    ~ 이 사자 형상은 스핑크스의 건축 시기가 1만500년 전이라고 주장하는 보발과 핸콕의 주장과 공교롭게 일치하는 바, 그들의 컴퓨터 계산에 의하면 1만 5백년 무렵 춘분 새벽에 사자 형상의 사자자리가 동쪽을 향한 스핑크스의 정면에 떠올랐을 뿐 아니라 지평선과 평행하게 자리잡고 있다.


       

       

    스핑크스와 천체현상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설명할 예정임.

      


    위와 연관성은 없지만 앤서니 웨스트에게 스핑크스의 건립 시기를 고민하게 해준 것도 이 같은 신비주의적 해석이었다. 그는 1970년대 말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신비주의자인 슈발레르 드 뤼베크의 저서를 읽게 되었는데, 고대 이집트인의 선진문명이 보다 선진화된 다른 문명으로부터의 전수되었을 것이라는 암시가 풀풀 풍기는 그러한 책이었다. 그리고 그 책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써 있었다. 


      "거대한 홍수가 이집트를 휩쓸기 전 하나의 위대한 문명이 그곳에 존재했었음은 분명하다. 그 문명이 있었던 기자(Giza)의 서쪽 암벽에 남아 있는 스핑크스는 사자 형상의 머리 부분을 제외한 몸통에 홍수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바, 그것은 두 말할 것도 없는 물에 의한 침식의 흔적이다."


    기존의 학설과 상식은 스핑크스의 몸체에 남아 있는 침식의 흔적이 바람과 모래에 의한 것이지만, 웨스트는 그 책으로 인해 발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었는데, 또 한 가지 그를 사로잡았던 건 근동의 넘쳐나는 대홍수 설화와 달리 이집트에서는 홍수의 설화나 기록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이집트에서 대홍수가 일어날 수 있는 시기는 기원전 9000~1만 년, 이 지구 마지막 빙하기의 빙하가 용해되던 때 뿐이었다. 기원전 9000년 이전의 문명, 그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스핑크스가 물의 침식을 받았다는 그 하나의 사실만의 확인으로도 기존 문명의 연대기는 뒤엎어 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류 문명의 점진적 진보'라는 가설에 획기적 재평가의 시각을 제공할 터, 이보다 더 중요한 단일 문제를 다른 어디에서 찾겠는가?"


    이렇게 생각한 웨스트는 미국 보스톤 대학의 지질학자 로버트 쇼크 교수를 설득하여 이집트로 불러들였다. 마침내 스핑크스의 침식 상태에 관한 전문가의 견해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웨스트의 집요한 설득으로 두 차례나 이집트를 방문한 로버트 쇼크는 1991년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정열의 연구가였던 앤터니 웨스트 



      "스핑크스는 비의 침식을 받은 암석의 전형적인 특징인 물결무늬 모양의 침식 현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스핑크스 뿐 아니라 스핑크스 둘레의 수로에서도 나타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은 기자 고원 일대의 다른 이집트 유물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스핑크스는 고고학자들이 나바티아 우기(雨期)라고 말하는 기원전 1만년부터 기원전 3000년까지의 영향을 부인할 수 없겠으되, 그 시기는 기원전 7000~5000년 사이로 국한된다."


    쇼크의 결론은 스핑크스의 건립 연대를 기존의 학설보다 2500~4500년 끌어올린 것이었다. 침식의 개연성을 기원전 1만년부터 찾을 수 있었음에도 쇼크가 그 상한을 기원전 7000년으로 제한한 것은 역사적으로 밝혀진 초기 농업발달 시기의 한계선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기원전 7000년은 그 당시의 정착된 농업 인구가 벌일 수 있는 건축과 토목 사업의 상한점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결론은 당연히 충격적인 것이었지만, 기원전 1만년 쯤을 기대하고 있던 웨스트에게는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결과였다. 


    하지만 웨스트는 쇼크의 결론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자신이 초기에 주장했던 홍수 모델을 폭우의 모델로 기꺼이 바꾸었다. 하지만 웨스트는 스핑크스의 건립 시기에 있어서는 자신의 견해를 견지하였던 바, 그는 플라톤이 말한 기원전 9600년에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를 믿는 사람이었고(* 아틀란티스에 대해서는 '지브로올터 해협에 관한 이야기' 참조) 나아가 그 옛날 지구인에게 문명을 전해주었던 미지의 존재를 기대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로버트 쇼크와 앤서니 웨스트


    로버트 쇼크가 제시한 스핑크스의 비 침식 흔적


    로버트 쇼크가 제시한 스핑크스 주변 수로의 비 침식 흔적 



    로버트 쇼크가 말하는 비 침식과 바람 침식의 차이



    로버트 쇼크가 설명하는 스핑크스 주변 수로의 비 침식 현상



    로버트 쇼크는 세계가 인정하는 존경받는 과학자였음에도, 아울러 앤서니 웨스트가 그 연대를 크게 낮췄음에도 이 두 사람의 결론은 학계의 지대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하여 유수의 이집트학 학자인 K 랄 가우리 교수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들고 일어섰는데, 개중에는 쇼크와 같은 지질학자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톨레도 대학교의 제임스 헤럴 박사는 1992년 쇼크가 이집트학 전문지 'KMT'에 발표한 논문의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였던 바, 결론은 쇼크가 주장하는 침식현상은 다른 메카니즘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그의 메카니즘에 대한 쇼크의 반론 역시 만만치 않았지만) 


    구석기와 신석기 및 청동기의 역사체계가 일순간에 무너지게 된 고고학계나 역사학계는 더 말할 것도 없었던 바, 한동안 잠잠하던 이집트학은 투탕카멘 묘소 발굴 이상의 열띤 분위기로 치달았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서도 정작 당사자인 앤서니 웨스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니, 그 자신이 정통 이집트학 학자가 아닌 아마추어 학자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절감한 때문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그 이후로도 이집트학에 대한 비주류적 이론을, 그러나 획기적인 이론들을 만들어내며 대중작가로서의 인기를 누리다 지금으로부터 한달 전인 2018년 2월 6일, 85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웨스트는 비록 정통학자로서의 영예는 가지지 못했지만 그의 생각은 아래와 같은 많은 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외계를 지향하는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비젼을 제시해 주었다. 그는 스핑크스에 대한 의문의 세 가지, 즉 건축 동기, 시기, 건축자에 대해서 그 시기만을 제시했을 뿐 나머지 두 가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침묵했지만, 그의 생각이 아래와 같았을 것임은 굳이 들어보지 않아도 알 일이었다.  



    왼쪽 웨스트로 부터 시작하여 그레이엄 핸콕, 닐, 크라머, 론 마일러 듀테, 로버트 보발, 레이드 소렌톤, 맥스 이건.


    웨스트가 이집트의 사원에서 발견한 무엇.


    2013년 피라미드 상공에서 발견된 무엇.


    2005년 7월 1일에 발견된 무엇.



    웨스트의 도전으로 역사는 1만 2천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지만, 그 뒤에 가려진 무엇을 선결하지 않으면 안 될 터.....(사진의 T자형 거석과 주변 유적은 1만 2천년 전의 터키 괴베클리테베 선사유적지이며, 아래 사진 왼쪽 위의 박스는 스핑크스 주변 수로의 비 침식 흔적이다)


    NBC 스페셜 다큐멘터리를 촬영 중인 앤서니 웨스트.


    "이 세상에서 고루한 사고와 틀에 박힌 생각에서 나오는 반응보다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 바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 '스핑크스의 진실(III)'로 이어짐. 


    * 사진 및 그림의 출처: Google. jp.

     
    성서의 불편한 진실들
    국내도서
    저자 : 김기백
    출판 : 해드림출판사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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