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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엘이 주장하는 외계인 교(敎)의 황당함
    성서와 UFO 2019. 3. 1. 23:40


    앞서 말한 리처드 도킨스가 생각하는 외계인의 개념은 나의 생각과 매우 밀접한 듯하니 '외계인과 신'에 실린 내용들은 거의 부정할 것이 없어 보인다. 그중 SETI를 비겨 쉽게 표현한 문장 하나를 빌려보자.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기 위한 일련의 행동을 이르는 말로, 달리 표현하면 우리은하 내의 다른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NASA의 과학자 집단을 통칭하는 이름이 되겠다. 이들은 전파망원경을 사용하여 우주로부터의 신호를 모으고 그것을 분석하는데, 이들이 찾고자 하는 것은 당연히 외계로부터의 반복적인 신호이다. 위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골드스톤 추적센터에 건립된 SETI 탐사 전파망원경이다. 

     

    "충분히 발전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우리 기술이 빚어낸 기적들은 고대인들에게 모세가 바다를 갈랐다거나 예수가 물 위를 걸었다는 이야기 못지않게 기이하게 보일 것이다. SETI 외계인들은 우리에게 신처럼 보일 것이다. 선교사들이 총, 망원경, 성냥, 일식을 초단위까지 예측하는 달력을 지닌 채 석기사회에 출현했을 때 신으로 대접받았듯이 (그리고 온당치 못한 영예를 철저히 이용했듯이) 말이다.


    이것은 과거 잉카제국이 피사로의 스페인 원정군에 의해 패망한 것과도 같은 이치다. 당시 그들 원정군의 숫자는 겨우 172명에 불과했는데, 반면 남미 잉카제국의 인구 수는 2000만 명을 상회했고 정규군만 8만이었다. 쉽게 말해 짱돌 하나씩만 던져도 원정군을 몰살시킬 수 있는 숫자였다. 그럼에도 잉카제국은 어이없게 무너졌던 바, 이는 잉카 원주민들이 그들 원정군을 신의 아들이라고 착각한 데서 비롯됐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특이한 복장에 불을 뿜는 막대(총)를 들고 생전 처음 본 이상한 동물(말)을 탄 무리..... 피사로가 야욕을 드러내기 전까지 그들은 분명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었다.


    멀리 그 시절까지 갈 것도 없이 20세기 초만 해도 남미 원시림의 위를 나는 비행기를 그곳 원주민들은 신이라 여겼다. 인도의 원주민들도 비행기를 신으로 숭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창세기 1장 2절의, 공허하고 어두운 수면 위를 운행하는 비행체가 하나님이라고 기록된 성서의 기록과 하등 다름없는 발상이었던 것이다.(* '외계인의 생김새는 우리와 닮았을까' 참조)


    그래서 도킨스는 이렇게 묻는다.


    그렇다면 가장 진보한 SETI 외계인은 어떤 의미에서 신이 아닐까?

     

    앞서 언급한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통칭하는 말로, 우리은하 내의 다른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과학자 집단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이들은 전파 망원경을 사용하여 우주로부터의 신호를 모으고 외계생명으로부터의 신호 여부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 예를 들자면, 지구에는 알려지지 않은 어떠한 반복적인 신호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일을 한다.('다음백과' 참조)

    출처: https://kibaek.tistory.com/125 [나는 왜 UFO를 믿는가]

    하지만 도킨스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약 1쪽 정도를 할애해 설명했다. 그곳에 뭔가 함축적인 메시지가 담긴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원서에서 그 이유를 설명한 문장은 무척 어려워 해석이 힘든데, 그에 대한 번역본의 해석 역시 어려워서 솔직히 무슨 소린지 잘 이해가 안 간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리라는 생각에 옮기지는 않았는데, 아무튼 그의 설명이 '외계인과 신은 무관하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 것만은 분명하다. 섹션이 그것으로 끝나버리고 이후로는 전혀 외계인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관련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만들어진 신' 118~9쪽을 참조하시길)


    반면 그에 대한 명료한 메시지를 라엘리언 무브먼트라는 단체가 전달하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다. 그들의 주장 또한 나와 유사하니(어쩌면 표면적으로는 거의 같을지도 모르겠다) 성서의 여호와는 곧 엘로힘이란 이름의 외계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파면 그들의 주장은 바로 밑천을 드러내며 나아가 황당하기조차 하다. 그것은 우선 라엘리언 무브먼트의 주창자인 라엘이란 자부터 그러하다.


    오래 전 그 창시자 라엘이라는 사람이 본명인 클로드 보리롱이란 이름으로 출간한 책을 본 적이 있었다. 책의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가 자신의 본명을 사용한 것을 보면 자기 주장을 펴기 시작하던 초창기 책이었던 것 같고, 당시 서점에 들렸던 나는 아마도 외계인 메시지 운운하는 표지의 파격적인 로고에 이끌려 책을 집었던 것 같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듯 대충 책을 훑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구입하려는 마음이 있었다. 무엇에 특별히 끌렸던 것은 아니고, 웬만하면 일단 사고보던 시절이라..... 아마도 당시의 책 수집벽(癖) 같은 것도 작용했으리라 본다.


    하지만 저자에 관해 소개한 짧은 글을 읽은 후 지름신이 곧바로 달아나버렸다. 내용 전체는 다 기억이 안 나지만 저자가 프랑스 스포츠 기자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외계인을 만난 후 그들의 UFO를 타고 목성에 가서 예수, 석가모니, 무함마드를 만났다고 하는 내용만큼은 본 기억이 확실하다. 거기서 나는 한마디로 맛이 갔다. 그가 시공을 초월해 만났다는 성인 때문이 아니라 UFO를 타고 갔다는 '목성'이란 장소 때문이었다.


     '허! 이 사람은 목성이 기체 행성이라고 하는 기본적인 천체 상식도 없는 사람이구나. 이런 사람이 쓴 책을 어찌 믿겠는가.'


    이것이 내가 라엘이란 사람을 평가절하하게 된 더도 덜도 아닌 이유로서, 그 다음부터는 그가 어떤 주장을 해도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훨씬 유명해져 우리나라에도 라엘리언 무브먼트의 추종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할 무렵에도 내게는 그저 '주기율표도 모르는 무식쟁이가 외치는 허무맹랑한 주장'일 뿐이었다.


    * 유치하지만 언급해보자면, 목성은 수소 가스로 이루어진 행성이므로 어떤 비행선이든 착륙이 불가능하다. 만화적으로 얘기하며 밑으로 쑥 가라앉아 그 핵까지 갈지도 모를 일이다. 목성에 착륙을 하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 목성의 구성 물질인 수소보다 더 가벼운 원소를 재료로 우주선을 만들면 된다.(그 자체도 불가능하겠지만 설명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상에 수소보다 가벼운 원소는 없다. 이것은 고등학교 정도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이니,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받은 주입식 교육의 대표주자, 화학 주기율표의 첫 대가리 원소가 바로 수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공부에 관심이 없는 놈도 수(소), 헬(륨), 리(튬), 베(릴륨), 붕(소), 탄(소), 질(소), 산(소).....까지는 외웠으며, 아예 돌대가리라도 수 헬 리 베는 외웠다. 학문적 풀이로는 '주기율표의 나열순서는 각 원소의 원자번호에 의한 것이며, 이 원자번호는 원자핵의 양전하를 전자단위로 나타낸 정수값'이라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는 사실 과학자들도 설명하기 힘들다.


    그 순서에 대한 가장 쉬운 이해는 '지구 상의 물질을 가장 가벼운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주기율표의 나열순서를 위처럼 어렵게 설명하는 선생은 없을지니 보통은 나처럼 풀이할 것이다. 때문에 아무리 돌대가리라도 수소는 헬륨보다 가벼운 물질이고, 따라서 수소보다 가벼운 물질이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며, 더불어 수소 가스에 물건을 올린다는 것은 상상조차 포기할 것이다. 그것을 상상하는 자는 수소가 가장 가벼운 물질이라는 것을 모르거나 목성이 그 같은 수소 가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다. 물론 일반 사람은 그것을 몰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무식쟁이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모르면서 우주를 논하는 자는 경멸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다.


     


    자신이 목성에 가서 예수와 부처 등을 만났다고 주장하는 라엘. 다행히도(?) 요즘에는 그들을 만난 곳이 외계 행성이라고 바뀌었다. 이에 아주 무식쟁이는 면했지만 그의 도덕성은 여전히 문제거리다. 

     


    그가 우주의 논리를 말하려 했다면 무엇보다 강력한 논리구조가 선행돼야 했었음은 당연한 일이었을진대 그의 생각은 단순한 아이디어에 불과했을 뿐, 더 이상의 연구도 플랜도 없다. 솔직히 나는 라엘이 표절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프랑스 작가 쟝 센디(영어명 진 샌디)의 '하늘과 땅을 만든 사람들'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다. 그래서 라엘이 그 책을 표절해 제 생각을 펼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다. 그들 주장의 요지인 '그 옛날 우주인이 이 지구에 와 지구 상의 똑똑한 인간의 DNA를 개량해서 새로운 인간을 만들었다' 하는 것은 성서의 모순을 주의 깊게 관찰한 사람은 누구나 떠올려 볼 수 있는 사항이다.


    그래서 그들처럼 DNA 개량으로 인한 새로운 인간종의 탄생을 생각해낼 수도 있고, 나처럼 외계인의 체세포 복제로 인한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말할 수도 있다. 나는 그저 그들보다 성서의 내용에 더 충실했을 뿐이다. 성서 속 UFO의 존재는 그들이나 나에 앞서 스위스의 몽상가 에리히 폰 테니켄이 '신들의 전차'에서 주장했고, 그 외에도 아이작 아시모프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주장을 했다.(폰 테니켄은 발 빠르게 이를 책으로 펴내 이름을 얻었고 부자가 된 케이스이다/아시모프에 대해서는 '여호와라 불린 외계인의 대규모 학살극' 참조)



    폰 데니켄은 '신들의 전차'가 대박을 터뜨리자 연이어 '신의 귀환' 등의 후속작을 냈다.




    그는 '신들의 전차' 발간 후 거기서 얻은 엄청난 인세 수입으로 더 많은 탐사에 나섰다. 그리고 그 결과를 후속작에 실었지만 전작과 같은 반향은 없었다. 


    하지만 '신들의 전차'에서 보여준 그의 발 빠른 행보는 분명 놀라운 '신의 한 수'였다. 



    다만 라엘의 모랄리티(Morality)에서는 문제성이 드러나 보인다. 그간 라엘리언 무브먼트가 세계 각국에서 행한 센세이셔널한 퍼포먼스에서 보여준 낯 뜨거운 장면들이 그가 주장하는 '낙원주의'의 표현일는지는 모르겠으나(낙원에서 아담과 하와는 벌거벗고 살았다는) 사회적 통념의 도덕기준에서는 한참 벗어난다. 라엘이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종교화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만 그것이 도덕의 통념까지 넘어서는 안 될 일이다.


    가끔 외신을 통해 라엘의 기쁨조인 엔젤단이나 그 집단의 섹스 파티 같은 짤막 뉴스를 접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저 미친 사교(邪敎) 집단이라 생각했을 뿐 별 다른 감정은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주장하는 낙원주의의 퍼포먼스를 한국에서 접했을 때는 제법 충격이 있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라엘의 입국을 불허한 한국 정부에 대한 시위를 벌일 때였는데, 그 희안한 사진 중 몇 장을 골라봤다.(2003년 8월, 라엘은 우리나라의 방문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이 불허되며 쫓겨났다)








    라엘이 꿈꾸는 낙원은 아마도 이런 것인 듯.

     

    그들이 지지하고, 나아가 스스로 주체가 된 듯 보이는 '인간복제' 또한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사실 이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이 써지지 않았다. 말만 그리 떠들 뿐, 실제적으로는 인간복제를 할 용기도 기술도 없어보였음이니, 2000년 초 그들이 시연했다는 인간복제 역시 사기로 드러났다. 자칭 '엘로힘의 마지막 예언자'라고 하는 라엘이 향후 어떤 예언을 할는지는 모르겠으되 그 예언 중 적중되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임은 확신한다.(귀에 걸면 귀거리,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예언은 빼고)


    내가 그의 언행을 불신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성서의 오독(誤讀)에 있다. 앞서 몇 차례에 걸쳐 말했듯 성서의 신은 전혀 전지전능하지 못하며 게다가 악하기까지 하다. 그런 하나님을 선(善)의 엘로힘으로 둔갑시켜 신앙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자, 이것은 성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자이거나 따로 사욕(私慾)을 지닌 자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내가 그를 불신하고 경멸하는 이유이다.


    이와 유사한 종교 철학을 지닌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라고 하는 미국의 종교단체가 있다. SF 소설가 로날드 허바드가 창시한 그 종교집단 역시 그들 나름대로의 과학적 추론을 근거로 인간이 외계생명체와 연관이 있다고 믿는다. 나아가 그로 비롯된 영생까지 이야기한다.


    이 신흥종교가 우리 귀에 익숙한 것은 톰 크루즈나 윌 스미스,  존 트라볼타와 낸시 카트라이트 같은 유명 배우들이 사이언톨로지의 신도들이기 때문인데, 우리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들에 대한 과도한 헌금 요구, 그래서 비롯된 가정불화 같은 것이 가끔 외신을 탄 까닭이다. 로날드 허바드가 사이언톨로지를 만든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만들어진 신' 하나님이 기존의 교계에 이용당했듯(그것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지만) 외계인 신 엘로힘 역시 신흥 교계에 이용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까닭에 내 생각에는 재림의 그날이 오면 그들 외계인은 이런 자부터 가만 두지 않을 성싶다.



    사이언톨로지 본부 앞의 톰 크루즈. 본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골드베이스에 위치한다.


    사이언톨로지는 지난 2013년 헐리웃 배우 레아 레미니(가운데)가 탈퇴하며 심한 비난을 한 까닭에 오히려 더 유명해졌다. 톰 크루즈도 2016년 사이언톨로지를 탈퇴했다 하는데,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10만 명 정도(자체 주장 800만)가 이 종교를 믿고 있다.


    창시자 로날드 허바드

    인상은 영 아니지만 이 자 또한 난 놈임에는 분명하다. 외국 사이트엔 $cientology founder로 소개된 곳도 있다.^^



    * UFO교를 희화한 만화 한 컷^^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


      * 그림 및 사진의 출처: google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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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스페르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