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스페르츠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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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사 이원진과 하멜 일행의 대화가 담긴 재미있는 장계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31. 00:16
1653년 8월 16일 가파도에서 체포된 36명 하멜 일행은 대정현에서 일차 조사를 받고 8월 21일 제주목으로 이송되었다. 그렇다고 묶여 끌려간 것은 아니고 조랑말이 제공되었으며 부상자들은 들것에 실려 이송됐다. 하멜은 이튿날 오후 Mocxo가 있는 Moggan에 도착했다고 썼는데, 여기서 Mocxo가 제주 목사(牧師)를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Moggan에 대해서는 제주목아를 가리키는 '목관'(牧館)이라는 해석과 제주 목의 안[內]을 가리키는 '목안'이라는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 여기서 흔히 Moggan은 목관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아닐 것이다. 목사의 관사 혹은 목아가 목관으로 불린 용례가 없기 때문이다. 하멜이 한자를 알고 있다면 그렇게 단어를 만들어 쓸 수는 있겠지만 그럴 리는 만무하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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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이전에 부활한 예수 시대의 사람들신 신통기(新 神統記) 2024. 3. 30. 06:55
작년 부활절은 4월 9일 일요일이었다. 그것을 특별히 기억하는 이유는 그날 인천에 갔다가 연안부두 8부두 부근의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탑'을 사진에 담아와 블로그에 올렸기 때문이다. 일부러 부활절 날에 맞춰 그랬던 것은 아니니, 그 동기를 적은 당시의 글을 다시 올리자면 이렇다. 우리나라 프로테스탄트의 시작은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 장로교 선교사 언더우드와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가 제물포항에 내리면서부터라는 것이 정설이다. 언드우드와 아펜젤러는 원래 1884년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었으니 그해 발생한 갑신정변으로 인해 일본 요코하마에서 발이 묶였다. 그러다 국내 정세가 조금 안정된 이듬해 1885년 4월 5일 부활절 날 아침, 제물포항에 역사적인 첫발을 디디었다. 호러스 언더우드는 26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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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와 새롭게 밝혀진 월지 출토 유물의 연대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9. 23:42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사전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① (문어) 무엇이든 우연히 잘 찾아내는 능력 ② 운 좋은 발견 ③ (-ties) 재수 좋게 우연히 찾아낸 같은 제목의 멜로 영화도 있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이것을 보면 세렌디피티는 인관관계에서도 적용되는 단어인 것 같다. 영화는, 우연히 만나 좋은 감정을 느낀 남녀가 그 짧은 만남을 끝으로 기약 없이 헤어지지만 7년 후 우연찮게 다시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은 모두 결혼을 앞둔 상태였던 바.... (주인공은 존 쿠삭과 케이트 베킨세일이며 2001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스토리를 보면 세렌디피티는 인간관계보다는 아마도 장소를 지칭한 듯하니, 남자 주인공이 옛 일이 그리워 찾아온 스케이트장이 세렌디피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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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과 한(漢)의 쟁투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8. 23:51
앞서 '고조선과 연(燕)의 쟁투'에서 말했듯 기원전 4세기 고조선은 연나라 장수 진개(秦開)의 침공으로 국토의 서쪽 지방을 잃는다. 반면 연나라는 국경을 만번하(滿番汗)까지 전진시키니, 조양(造陽)에서 양평(襄平)에 이르는 장성을 쌓고 상곡(上谷), 어양(漁陽), 우북평(右北平), 요서(遼西), 요동(遼東)의 여러 군을 두어 오랑캐를 방어했다고 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사서의 기록이니만큼 별 이론(異論)이 없다. 이후 진(秦)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자 시황제 정(晸)은 몽염(蒙恬)으로 하여금 북으로 흉노를 치게 해 하남 땅을 손에 넣고, 진 · 조 · 연의 장성을 연결시키게 하니 언필칭 만리의 장성이 요동에 이르게 된다. 를 보면, 이때 조선은 진나라가 공격할까 두려워 진나라에 복속했지만 친조하지는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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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 하멜의 불운한 항해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6. 03:06
개인적으로 제주도 제1경으로 꼽는 서귀포시 안덕면의 용머리 해안은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1630~1692) 일행이 난파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1653년 6월 14일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선원 64명이 상선 스페르베르호를 타고 인도네시아 바타비아(자카르타)를 출발해 나가사키를 향했으나 목적지에 이를 무렵 태풍을 만나 표류했다. 배는 8월 16일 제주도 남쪽 해안으로 쓸려왔는데, 선원 64명 가운데 26명이 익사해 생존자는 36명이었다. 우리에게 친숙한 하멜은 그 생존자 가운데 1명이었다. 그곳 용머리 해안에는 이들의 도착을 기념해 건립한 '하멜 기념비'가 산방산을 배경으로 서 있고, 해안에는 하멜 일행이 타고 온 배를 재현한 전장 36.6m, 갑판 높이 11m의 하멜상선전시관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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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지의 비변십책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6. 00:03
앞서 1892년 일본공사로 부임했던 오이시 마사미의 지적을 언급한 바 있다. 다시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조선은 이미 망한 나라이다. 그저 다른 나라가 아직 이 땅을 집어삼키지 않고 있을 뿐이다. 조선은 이른바 국가를 조직하는 뼈대가 모두 무너져내려 국가라고도 할 수 없는 절망의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은 강대국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도 국경에 방위할 군사를 단 1명도 배치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안에 군함이나 군항이 전혀 없을 정도로 국방력이 허약하니 아프리카 토인보다 못한 세계 최악의 지경이다. 아울러 관리들의 부패와 뇌물 수수로 정부의 재정은 매우 궁핍하고 경제전반은 침체되었으며 근대식 교육마저 미비해 앞으로의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 또 이러한 국가 위기를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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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망한 조선을 예견한 이사벨 비숍과 일본공사 오이시 마사미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5. 00:36
창덕궁 흥복헌이 속한 대조전 일대는 여전히 공사 중이었다. 그 작은 전각을 보고 싶었던 것은 1910년(융희 4) 8월 22일, 대한제국의 마지막 어전회의가 열렸던 곳이기 때문이다. 흥복헌의 마지막 조회를 끝으로 순종 황제는 일제에 의해서 미리 작성된 조칙에 어보(御寶)를 찍었다. 국가의 주권을 일본제국의 황제에게 넘길 것이니 이에 대한 제반 문제를 총리대신 이완용과 통감 데라우치가 알아서 처리하라는 한일 합병조약에 대한 전권 위임장으로서,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짐은 동양의 평화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한일 양국의 친밀한 관계로서 서로 합하여 일가가 됨은 서로 만세의 행복을 도모하는 소위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제국의 통치를 통틀어 짐이 매우 신뢰하는 대일본제국의 황제 폐하에게 양도할 것을 결정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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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에서 태어난 이순신 장군 & 같은 동네 살던 류성룡 대감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4. 3. 23. 22:45
흔히들 이순신 장군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충청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아산 현충사 및 그곳에서 멀리 않은 곳에 위치한 무덤 때문이리라. 보통 타지에서 생활하다 죽더라도 고향 선영에 장사지내는 것이 통례이기에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 이후를 잠시 좇아가면, 1598년 유해는 노량 바다에서 남해군 관음포로 옮겨져 잠시 안치되었다가 강진 묘당도 월송대로 이장돼 80일 간 모셨졌다. 이후 1599년 2월11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금성산에 장사 지내졌다가 전사 16년 뒤인 1614년(광해군 6) 왕으로부터 선무공신의 칭호를 받고 좌의정으로 추증된 후 현재의 아산 삼거리 어라산 자락으로 옮겨져 안장되었다. 아산 현충사와 9km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 유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