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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유럽을 호령했던 덴마크 왕국과 그린란드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0. 4. 29. 06:19

     

    덴마크는 영국(United Kingdom)과 같은 입헌군주국으로 국가 명칭도 덴마크 왕국(Kingdom of Denmark)이다. 나라의 위치는 북유럽의 유틀란트 반도와 그 주변 도서(島嶼)로서, 국토면적은 43,000㎢로 대한민국(남한)의 반(半)보다 조금 더 작고 인구는 약 580만 명으로 서울시 인구의 반보다 조금 더  많다. 이와 같은 조건으로 볼 때 덴마크는 통상적인 강국의 조건과는 거리가 머니 우리에게 연상되는 것은 홈쇼핑에서 자주 선전하는 덴마크 유산균과 코펜하겐 항의 인어공주 상 정도.....(동화작가 안데르센이 덴마크 출신이다)

     

     

    덴마크의 위치와 영토

     

    코펜하겐 항의 인어공주 상

     

     

    하지만 조금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가 상상 못했던 대제국 덴마크 킹덤과 조우하게 되는 바, 킬 조약에 의해 노르웨이를 스웨덴에 할양한 때가 1814년이요, 속방이었던 아이슬란드가 독립한 때가 1944년인데, 지금도 한반도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와 북해어장의 요충지 페로 제도가 덴마크령이다. 아래 지도는 덴마크 그레이트 킹덤 시절의 영토로 영국 남부와 스웨덴 남부 및 러시아의 일부도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고, 그밖에도 카리브 해의 서인도 제도, 아프리카 서안, 동인도에도 덴마크의 영토가 존재했다.

     

     

    덴마크의 리즈 시절

     

     

    덴마크 왕국의 전성기는 잉글랜드를 정복한 스벤 왕에 이어(1014년) 그 아들인 크누트 1세(카누트 대왕)가 '북해제국'(앵글로 스칸디나비아 킹덤)을 건설했을 때로,(1028년) 당시 그는 잉글랜드 왕과 덴마크 왕과 노르웨이의 왕을 겸하였는데, 이 대제국의 잔영이 투영된 작품이 바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작 '덴마크 왕자 햄릿의 비극'(The Tragedy of Hamlet, Prince of Denmark)이다. 우리에게는 '햄릿'으로 알려진 이 작품의 큰 틀은 셰익스피어가 삭소 그람마티쿠스*의 <덴마크인의 업적(Gesta Danorum)>에서 옮겨 왔다고 한다.

     

    * 12세기 덴마크 역사가로 그가 쓴 역사서 <덴마크인의 업적>은 '햄릿'과 '빌헬름 텔'의 원전으로 알려져 있다. 

     

     

    멜 깁슨이 주연한 1990년 영화 '햄릿'

     

     1901년 런던에서 상영된 '햄릿'

     

     

    그 화려한 역사를 조금 더 살펴보자면, 초기 국가 형성기인 9세기 초 유틀란트 반도에 살던 데인족은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와 맞짱뜨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10세기에는 바이킹의 이름으로 스웨덴과 영국, 심지어는 지중해 연안까지 진출하며 힘을 과시했다. 이후로도 덴마크는 북유럽의 패자(覇者)로 군림하며 활발한 정복활동을 펼쳤는데, 아메리카 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자가 1492년의 콜롬부스가 아닌 덴마크 출신의 바이킹, 레이프라는 설은 꽤 일리가 있다. 레이프 에릭슨은 1001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섬에 상륙했다고 하는 바, 그가 바로 982년 그린란드를 발견한 '붉은 수염 에릭'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레이프의 항해도

    AD 1001년 35명의 선원과 함께 그린란드 브라탈리드 항을 떠난 레이프 에릭슨은 헬란드('평평한 바위 땅')와 마르클란드('숲의 땅'/지금의 래브라도 반도)를 거쳐 빈란드('포도나무의 땅'/지금의 뉴펀들랜드)에 상륙한다. 

     

    '붉은 수염 에릭'과 레이프 에릭슨의 항해도

     

     

    모험 왕으로 알려진 '붉은 수염 에릭'이 그린란드를 발견하여 덴마크에 귀속시킨 것이 986년이니 그 땅이 덴마크령이 된 지는 천 년이 넘는다. 현재 이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주로 되어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오랜 기간 동토(凍土)였던 땅이 녹자 원주민 이누이트족(5만 명 정도)에 의한 독립의 목소리도 살살 새어나오고 있다. 이런 마당에 지난 23일 미국이 그린란드에 1210만 달러(약 150억원) 규모의 경제 원조를 제공한다고 발표하자 덴마크가 시끌시끌해졌다. 그것이 '저개발국에나 하는 모욕적인 원조'이며 그 의도 또한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덴마크가 이렇듯 발끈하는 이유는 작년 8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땅의 구매의사를 표했던 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트럼프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로부터 "터무니 없다. 진지한 의미를 둔 것이 아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는 면박을 당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계획됐던 덴마크 방문을 취소해버렸는데, 이 일이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일자 예의 자신의 트위터에 그린란드와 트럼프 호텔을 합성한 아래와 같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그린란드에 이 같은 일이 없을 것임을 약속함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 것은 사실 이번 뿐이 아니니, 지난 1946년에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덴마크에 1억 달러를 줄 테니 그린란드를 넘기라고 제안한 적이 있다. 아울러 2차세계대전 당시 덴마크가 독일 나치 치하로 넘어가자 그린란드에 영사관을 설치한 적이 있는데,(1940~1953년) 미국은 이번에도 영사관의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아마도 올해 안에 그렇게 될 것 같다.

     
    미국이 이렇게 공을 들이는 것은 당연히 그린란드가 지닌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그린란드 땅은 미국을 목표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첩경 코스인 까닭에 만일 이곳을 선점한다면 요소에 레이더 기지를 설치해 SSAS와 같은 요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나아가 공군 캠프 및 공격 미사일 기지와 우주 감시망을 설치해 운영할 수도 있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빙양의 해빙은 각국의 북극해 루트 개척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마당이고, 그린란드 땅 자체가 갖는 지하자원(천연가스, 석유, 우라늄, 희토류, 철광석, 아연 등)의 매력도 어마어마해 미국으로서는 이 땅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아무튼 이 동토가 이름 그대로의 '푸른 땅'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의 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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