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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성궤의 행방(IV)성서와 UFO 2018. 2. 27. 08:38
앞서 말한 예루살렘 성전은 헤롯대왕 때에 완공을 보지 못하고 그의 손자인 헤롯 아그립파 치세 때에 완성되었다는 것이 일반적 통설이다.(63년경) 하지만 신약성서에 의거하자면 예수가 탄생했을 때(BC 6년경) 그의 부모가 모세의 법대로 아기를 데리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정결의식을 치렀다고 하는 바, 이때 어느 정도는 성전이 지어진 것으로 보이며(누가복음2:22-39) 예수가 12살 때 부모와 함께 유월절 축제에 참가했을 때는 성전이 완공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누가복음2:41-49)
예루살렘 성전의 미니어쳐와 평면도
그러나 이 성전은 그 역할을 얼마 하지도 못한 채 로마제국 티투스 황제(재위 71-81) 말년에 발발한 유대 독립전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지상에서 영영 그 자취를 감추게 된다. 저 유명한 마사다 요새는 당시의 최후의 항전지로서, 이후 유대인은 나라 없는 민족으로 2천 년 간을 떠돌게 됨은 앞서도 언급한 바 있다. 반란의 진압 후 로마군인들은 유대인들의 신앙의 본산인 예루살렘 성전을 완전히 파괴시켰다. 이때 그 성전의 나팔과 정금등대(메노라) 등을 노획해 간 일은 '잃어버린 성궤의 진실을 찾아서'에서도 설명을 했는데, 이 부조를 자세히 보면 성궤를 메고 가는 로마 병사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하지만 이 성궤가 모세 때 만들어진 그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사해 남부 마사다 요새
티투스 개선문 아치에 묘사된 성전 약탈물
부조의 상세
81년에 세워진 로마 티투스의 개선문과 부조의 위치
이상이 본인이 추적한 성궤의 행방으로, 결론을 말하자면 성궤는 헬레니즘 시대 셀레우쿠스 왕조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에 의해 파괴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은 남는다. 그것이 성궤의 행방이 대한 것은 아니고 성서상의 성궤의 위력에 관한 것인데, 출애급기와 여호수와기, 사무엘기 등에서 보여준 가공한 그 위력이 어찌해서 네부캇네자르의 침공 때나 에피파네스의 전횡 때는 발휘되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나는 이러한 모순점에 대해서 학교나 교회에서 만족할만한 답을 얻지 못했던 바, 스스로 답을 구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앞서의 주장과도 하등 다름이 없다. 과거 외계인들이 지구 식민지에 여전히 미련을 가지던 시절, 자신들의 체세포 복제로 이룬 혈통인 유대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도구가 곧 성궤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성궤에 자력으로 힘을 낼 수 있는 장치 같은 게 숨어 있는 것은 아니니, 구약성서 사무엘기의 성궤를 만지면 죽었다는 내용을 들어 그 안에 전기장치가 장착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식의 해석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신들의 문명'의 저자 데이빗 해처 차일드리스의 해석)
그것은 이 세상에 무한의 동력을 가진 배터리가 존재하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그와 같은 해석은 그저 단편적으로밖에 활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히브리인들은 그 성궤가 무적인줄 알고 블레셋인과의 전투에 들러메고 가지만 성궤는 아무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성물을 빼앗긴 적도 있었다. 이렇듯 성궤는 어느 때는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다가도 또 어느 때는 여느 꿰짝과도 다름이 없는데, 이것이 저들 외계인이 지구상의 전쟁 등에 간섭을 할 때만이 성궤에 위력을 실어주는 까닭이다. 또 한번 거론되게 되는 아래 성궤의 위력인즉 그 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실상은 UFO에서 발사된 레이저 광선이리라.
예전에 이와 같은 생각을 어떤 목회자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 젊은 목사는 농장에서 일꾼들과 같이 일하며 제 돈으로 국수나 라면을 끓여 일꾼들에게 참을 대접하고, 막걸리 잔을 들고 '자, 기도합시다'를 외치는 내가 본 몇 안 되는 멋쟁이 목회자였다. 그 일꾼들은 본인이 고용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도 피고용인인 한 사람의 일꾼이었다. 내가 농장에 갔던 것도 사실은 그 사람 때문이었다.(지금은 현실과 타협해 월급장이 목사가 되었지만, 워낙에 호탕했던 사람이라 그래도 그 멋은 남아 있으리라 여겨진다) 아무튼 뭔가 얘기가 통하던 사람이었는데, 내가 말을 꺼낸 것도 그런 까닭에서였다.
"음. 새로운 이론이군요. 아무튼 재밌어요."
정말로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얘기를 들은 그 목회자의 첫 마디였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차라리 영화를 하시지 그랬어요? 제가 보기엔 인디아나 존스보다 스토리가 더 충실하네요. 그 레이더스란 영화는 고증은 엉터리였어요."
재미는 있었지만 고증은 틀렸다는 말이었는데, 그는 내가 목회자 지망생이라고 생각했는지 곧 심각한 표정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영화로 나갈 생각이 아니시라면 어디 가서 이런 말씀하지 마세요. 정말 이런 말씀하시면 큰일납니다."
당시는 웃음으로 얼버무렸으나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그 양반이 말한 레이더스란 영화의 잘못된 고증에 대한 지식은 그때는 없어 다른 말은 하지 못했다. 이후 비디오를 빌려 다시 한번 찬찬히 보니 과연 고증은 옳지 않았던 바, 마지막으로 이에 관한 이야기를 덧붙이려 한다.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이집트가 배경으로, 히틀러의 명을 받은 독일의 고고학자들이 손을 뻗은 이집트의 타니스로 미국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급파되는 것으로서 시작된다. 독일에서 이집트의 타니스를 발굴하는 이유, 그리고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그곳으로 급파된 이유는 사라진 성궤를 손에 넣기 위함인데, 그것은 성서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엄청난 전쟁 무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인디아나 존스의 임무는 당연히 독일 고고학자들보다 먼저 성궤를 찾는 것이었다.
성궤가 그곳 타니스에 있는 이유는 기원전 900년경 이스라엘 왕국을 침공한 이집트의 파라오 시삭이 예루살렘의 성궤를 이집트 21왕조의 수도 타니스로 옮겨 왔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을 '영혼의 우물'에 감췄다는 것을 알 뿐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인디아나 존스는 그 장소에 대한 열쇠인 펜던트와 명석한 두뇌를 바탕으로 마침내 '영혼의 우물'을 찾아내고 성궤를 손에 넣지만 나치 일당에게 다시 빼앗기는데, 그 나쁜 놈들이 성궤를 여는 순간 예의 그 무시무시한 위력이 발휘되어 나치 일당은 몰살하게 된다는 대충 그와 같은 스토리다.
인디아나 존스가 성궤의 행방을 알아내는 순간
이 스토리는 구약성서의 열왕기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이집트 왕 시삭, 즉 세숑크 1세가 르호보암 왕 시절에 올라와서 예루살렘을 공격해 성전의 보물과 왕궁의 보물을 모두 빼앗고, 또 솔로몬이 만든 금 방패를 빼앗아갔다는 것으로,(열왕기상 14:26-27) 이 중에는 성궤도 포함돼 있으리라는 가정이다. 만일 세숑크가 성궤를 가져갔다면 성서에는 당연히 그 사실이 기록돼야 했겠고, 혹 고의로 누락을 시켰다 하더라도 이집트 어딘가에는 그 일이 기록돼 있어야 옳을 것이다. 아주 자랑스런 전리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쪽의 어느 곳에서도 성궤에 관한 기록은 없다. 세숑크의 팔레스타인에서의 승리를 찬양하고 있는 아래의 카르낙 신전의 부조에서도 그와 같은 기록은 발견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숑크가 침입한 곳은 예루살렘이 아니라 사마리아 지방이며, 예루살렘은 포위는 했지만 함락시키지 못했으며 보물은 조공의 형식으로 가져간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성궤가 타니스에 있다고 하는 설정은 세숑크 1세의 통치 시기에 꿰맞춘 영화 시나리오에 불과할 뿐이다.
이집트 카르낙 신전의 팔레스타인 침공 내용(왼쪽 아래로부터의 10행). 성궤의 기록은 발견되지 않는다.
카르낙 신전의 관련 부조
카르낙 신전 입구
기타 성궤의 이집트 존재설은 다양해서 저 유명한 기자의 스핑크스 아래 뭍혀 있다는 말도 있고, 기원전 587년 신바빌로니아의 네부캇네자르가 쳐들어왔을 때 예루살렘 성전의 수도사들이 나일 강 상류 수단 접경 지역에 있는 엘레판니네 섬의 유대교 신전으로 옮겨왔다는 말도 떠돈다.(1908년, 이 섬의 신전 유적이 유대교 신전임이 밝혀지며 이와 같은 소문이 생겨난 듯하다. 나일 강 유역에 유대교 신전이 지어졌다는 자체가 신비로웠던 까닭이다)
단장된 기자의 스핑크스
나일강 상류의 엘레판티네 섬과 유대교 신전.
1908년 독일 언어학자 자코가 이 섬에서 발견된 아람어 파피루스를 해독해 냄으로써 판명된 기원전 5세기 경의 유대교 신전인데, 당시 예루살렘 이외의 장소에 여호와의 신전 건립이 가능한가 하는 원초적 의문으로 인해 여지껏 진위 공방을 벌이고 있는 장소이다.
그밖에 자주 거론되는 장소로는, 선지자 예레미아가 옮겨 와 모세가 죽은 요르단 네보 산 어딘가에 묻었다는 불특정 장소(1920년대와 1980년대 발굴이 있었다) 및 십자군 템플 기사단이 발견해 뭍었다는 예루살렘 성묘교회의 언덕은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다.(1867년 영국 고고학자 찰스 워런의 발굴이 있었다) 아울러 예수가 죽은 골고다 언덕과 연결 지으려는 노력도 여전한데, 요즘은 아래 사진처럼 돼버려 찾으려야 찾지도 못하게 생겼다.
알다시피 지금의 이스라엘은 오직 유대교만 믿는다. 사람들은 혹시 이스라엘에서도 예수를 믿는 자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으니 이스라엘에서 기독교를 신봉하는 자는 없다. 유대교에서의 예수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며 그에 대한 평가는 유일신 여호와에 배교(背敎)한 배신자이자, 거짓 메시아로서 신성모독을 범한 범죄자일 뿐이다. 까닭에 그가 죽은 골고다 언덕도 초기에 이미 황폐화됐다. 관광수입을 염두에 두고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네보 산과 표지석
비아돌로로사의 성묘 교회
1800년 대의 골고다 언덕
오늘날의 골고다 언덕
이곳은 오래 전 예루살렘의 주요 버스터미널이 되어 옛 자취를 상실했는데, 터미널이 외곽으로 이전한 지금도 몇 개 노선은 그대로 남아 있다.
* 그림 및 사진의 출처: google jp.
- 성서의 불편한 진실들
- 국내도서
- 저자 : 김기백
- 출판 : 해드림출판사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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