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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테미스 계획과 달의 희토류, 그리고 헬륨-3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2. 9. 14. 20:23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metal)는 주기율표 17개 화학 원소의 통칭으로 광물 형태로는 희귀한 원소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 희토류는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반도체 등의 첨단 산업이 발달하며 그 수요가 늘었다. 이 광물들은 화학구조 상 매우 안정되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공통점이 있어 레이저 소자 등을 만드는 데 유용한 물질로서 쓰이게 되었기 때문인데, 일단 그 종류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희토류는 하나의 광물이 아니고, 란타넘(lanthanum)계열 15개 원소(란타넘(La), 세륨(Ce), 프라세오디뮴(Pr), 네오디뮴(Nd), 프로메튬(Pm), 사마륨(Sm), 유로퓸(Eu), 가돌리늄(Gd), 터븀(Tb), 디스프로슘(Dy), 홀뮴(Ho), 에르븀(Er), 툴륨(Tm), 이터븀(Yb), 루테튬(Lu))와 스칸듐(Sc), 이트륨(Y)를 합친 17개 원소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들 원소는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적어서 매우 희귀하고, 이들을 일일이 나누는 것이 번거로우므로 이들 원소를 합쳐서 희토류라고 한다. <다음백과>

     

    현재 중국이 목에 힘을 주는 이유도 바로 희토류 때문이니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7%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매장량이 많기도 하지만 주목받는 것은 생산량이다. 값싼 노동력으로 쉽게 채굴할 수 있기에 생산량이 높은 것인데 , 만일 중국 이를 바탕으로 자원무기화에 나선다면 사정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세계각국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직접 채굴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일의 희토류 광산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 / 캘리포니아 MP 머티어리얼즈

     

    중국의 희토류 생산은 현재 국제적 관심이 되고 있는 신장·위구르 문제와도 직결된다. 신장·위구르 지역에 묻혀 있는 희토류와 우라늄은 중국 전체의 4분의 3 이상으로, 현재 생산되고 있는 중국의 희토류는 90% 이상이 그곳에서 채굴된다. 아울러 신장의 석탄 매장량은 중국 전체의 약 40%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지역에 10.3조 m³의 천연가스와 210억 톤으로 추정되는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중국이 신장·위구르를 단속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면적은 중국 국토의 6분의 1, 인구는 2,360만 명(2015년 기준)으로 독립을 할 경우 엄청난 자원을 바탕으로써 당장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한다. 신장·위구르 지역에는 40여 개의 많은 소수민족이 분포하고 있는데 그중 위구르족이 1,130만 명으로 전체의 48% 자치한다. 현재는 중국 당국의 정략적 이주·혼인 정책으로 한족 인구가 41%로 급증했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 이후 시들해진 달 탐사가 최근 다시 각광을 받는 이유도 바로 달의 자원 때문이니, 이후 최근까지 밝혀진 헬륨-3, 희토류 등의 수십 종에 이르는 희귀자원이 다시 눈을 쏠리게 만든 것이다. 알려진 그대로 1972년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미국의 달탐사는 폐기되었다. 엄청난 돈을 잡아먹는 반면 얻을 것은 별로 없다는 실질적인 이유에서였다. 그것이 50년 만에 번복된 것이니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에 따라 2024년 다시 달에 인류를 보낼 예정이다.

     

    과거의 아폴로 계획이 달 정복이라는 원초적 본능에 기인했다면 아르테미스 계획은 인간이 달에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자원을 채굴하는 등의 실질적 활동이 목표인데, 그 첫 번째로 주목받는 자원이 바로 헬륨-3(Helium-3)이다. 헬륨-3는 1g을 핵융합하면 석탄 40톤어치의 에너지를 내면서도 방사성물질을 내뿜지 않는 꿈의 연료다. 100만톤의 헬륨-3는 인류 전체의 1년치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져 있으며 게다가 헬륨-3는 폐기물도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 

     

     

    헬륨-3의 에너지 발생 이론 / 헬륨-3은 보통 헬륨(양자2개+중성자2개)보다 중성자 수가 하나 적다. 즉 양자 2개와 중성자 1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헬륨-3에 중수소(양자1개+중성자1개)를 핵융합시키면 헬륨으로 바뀌면서 양자 1개가 남게 되는데, 이것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이다.

     

    두꺼운 대기와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태양풍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지구와 달리 태양풍을 그대로 받는 달에는 최소 110만톤에 이르는 헬륨-3가 침전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헬륨-3는 태양풍에 의해 지속적으로 달에 퇴적되고 있어 고갈 우려가 거의 없다. 나아가 헬륨-3를 활용한 핵융합 발전은 우라늄이나 토륨을 기반으로 한 원자력보다 효율이 5배 높아 채취에 성공할 경우 우리 인류는 지금과 같은 에너지 전쟁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까닭에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민간 기업들을 중심으로 헬륨-3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달 표면의 헬륨-3 분포도

     

    하지만 헬륨-3의 채굴 가능성 및 채굴 비용과 운반에 관한 경제성이 담보되는가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헬륨-3 채굴의 비경제성을 들어 부정적인 의견의 제시하는 논문들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한 사이에 벌써 불이 댕겨진 모양이니 헬륨-3 핵융합 원자로가 이미 제작 중이다. 1954년 인류가 새로운 에너지원(原)인 원자력의 가능성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사이, 미국 핵추진 잠수함 노틸러스호가 이미 진수되어 운항되고 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헬륨-3 채굴 상상도
    프랑스에서 제작 중인 헬륨-3 핵융합 원자로
    미국 MIT에서 제작한 헬륨-3 핵융합 원자로의 내부
    중국에서 제작 중인 헬륨-3 핵융합 원자로
    헉! 중국은 거의 완성에 이른 듯.

     

    핵융합을 기반으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원자로는 산소가 필요 없기 때문에 원자력을 동력으로 한 핵추진 잠수함은 장기간의 고속 잠수가 가능했다. 그리고 기존의 배터리 운행 방식과는 달리 동력의 공급이 충분하고 수면과 수중 항행에서 모두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 이에 적함(敵艦)에 대한 빠른 히트 앤드 런이 가능해졌던 바, 전쟁의 양산은 핵추진 잠수함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었을 정도이다.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인가 그 이전인가, 보았던 잠수함 노틸러스호에 관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1870년 쥘 베른은 잠수함 노틸러스호 지휘관 네모 선장의 항해를 그린 고전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 리(Twenty Thousand Leagues Under the Sea)〉를 발표했는데, 그 항해는 1954년 미국 핵추진 잠수함 노틸러스호에 의해 현실이 되었다. 길이 97m, 배수량 3,180t의 거대 잠수함 노틸러스호는 1958년 8월 알래스카를 출발하여 북극의 만년빙 밑을 지나 그린란드까지 가는 역사적인 잠수 항해에 성공했다. 노틸러스호의 이름은 쥘 베른의 소설에서 가져왔다. 

     

     

    영화 〈해저 2만 리>의 포스터
    영화 〈해저 2만 리> 속의 노틸러스호
    실제 노틸러스호

     

    영화 속의 노틸러스는 심해의 거대한 오징어 다리가 스크루를 감으며 최후를 맞는다. 내가 그 영화에서 기억하는 것은 커크 더글러스의 지루한 항해와, 도끼를 들고 스크루에 감긴 대왕오징어의 다리를 끊으려 애쓰는 승조원들의 모습뿐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아무튼 소설가 쥘 베른은 여러 가지로 대단한 상상력의 소유자가 아닐 수 없다.

     

    이는 1865년에 쓴 <달나라 여행(From the Earth to the Moon)>도 마찬가지이다. 소설 속에서의 달 탐사선은 270m의 초대형 대포를 이용해 달에 도착한다. 로켓이 제대로 실용화되기도 전에 쓰인 것인데도, 작중의 유인 우주비행은 아폴로 계획상의 것과 비교해 봐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엄밀한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발사시 지구 자전 속도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미국 영토에서 최대한 위도가 낮은 지점에 대포를 설치하는데, 소설 상의 위치가 실제 케네디 우주센터와 거의 같고, 소설에서 포탄의 궤도가 아폴로 계획의 궤도와 거의 일치하는 등)

     

     

    <달나라 여행> 속의 유인 우주선
    쥘 베른과 달로 가는 우주선
    <달나라 여행> 초간본
    <달나라 여행> 영역본
    꺅! 기념우표까지 (이래서 선진국?)

     

    핵융합 원자로의 상용화는 205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현실화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그에 앞서 헬륨-3보다는 채취가 쉬운 실리콘, 철, 알루미늄, 티타늄, 칼슘, 마그네슘 등을 우선적으로 채굴해 사용하는 방법을 계획 중인인데, 이 계획에는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도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는 지난 20세기, 시대의 조류에 밀려 제국주의의 식민지로서 역경의 길을 걸어야 했지만 지금은 다행히도 우주 식민지 개척의 막차를 탔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미국이 280억달러(약 32조원)를 투입해 추진하는 달 탐사를 비롯한 전방위 우주 개발 계획이다. 이 계획에 일본, 호주 등 미국 핵심 동맹 7국이 파트너로 참여했는데,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초대받았다.(2020년 10월) 그때까지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한 나라는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호주,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 등 8개국이었고 한국은 초대받지 못했다. 당시의 문재인 정부가 친중노선을 걸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국제 협력을 기대할 수 있는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배제된 것은 미국이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로 규정했다는 뜻이다. 여기서 '믿을 수 없다'는 것이 기술력이 아님은 두 말할 나위 없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에 들어서도 아르테미스 계획 등에서 NASA와의 조율을 빌미로 한국을 제외시켜 오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에 한국이 협조하며 비로소 막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지난 8월 5일(한국시간) 우리나라 첫 달궤도선 다누리호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 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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