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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임스 웹 망원경이 보내온 최초의 이미지와 물이 있는 외계행성 사진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2. 7. 15. 21:33

     

    The first deep-field image taken by the James Webb Space Telescope shows galaxies from the early universe, magnified by a galactic cluster in the foreground. IMAGE BY NASA, ESA, CSA, AND STSCI

     

    작년 12월 25일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드디어 사진을 보내왔다. 그 역사적인 발표에 하루 앞선 7월 1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리 보기로 사진 한 장을 먼저 공개했다. 바로 위의 사진으로 'SMACS 0723'으로 명명된 은하단(galactic cluster)이다. (제임스 웹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다!)

     

    은하단은 은하들의 집합체를 말하는 것으로서, 우리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Our Galaxy)도 은하단에 포함된다. 우리은하에는 태양계를 형성하는 태양들이 적어도 1000~ 4000억 개 가 있다고 하는데, 우주에는 이런 별들의 집단(은하단)이 1000억개 넘게 존재한다고 한다. (그러니 이 우주가 얼마나 넓다는 말인가?) 위의 사진에서 크게 보이는 것들은 물론, 작은 점 하나하나가 모두 은하단이다.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NASA의 한 과학자는 이 은하단은 멀리 떨어진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중력 렌즈'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SMACS 0723 은하단질량으로 인한 거대 중력장을 형성함으로써 더 멀리 떨어진 천체의 빛을 확대해 굴절시켰다는 말이다. 즉 사진 속의 붉게 휘어진 빛(아래 사진 참조)은 더 먼 우주의 별에서부터 도달한 것인데, 이 중에는 130억 년 전의 빛도 있다고 한다. 과학자의 설명처럼 우리는 우주의 나이를 138억 년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이 빛은 거의 우주가 생성될 무렵의 태초의 빛에 가깝다. (그걸 우리가 보고 있는 셈이다)

     

     

    중력렌즈의 도해

    ※ 중력렌즈란 매우 멀리 떨어진 천체에서 나온 빛이 은하단 같은 거대한 천체들의 중력 영향을 받아 빛이 증폭되면서 굴절돼 보이는 형상을 말한다. 은하단의 중력이 돋보기 역할을 하게 되고 돋보기 렌즈는 빛을 한점에 모으지만 중력렌즈는 초점이없어 한 곳에 모이지 않고 여러 개의 상을 만든다.이로 인해 제임스웹의 은하단 사진 역시 그 뒤쪽에 있는 훨씬 더 먼 은하를 확대해서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더 깊은 우주의 별에서부터 온 빛들

     

    그 다음날,(7월 12일) '스테판의 5중주' 소은하군으로 명명된 밀집은하군을 비롯한 여러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이 밀집 은하군은 약 2억9000만 광년 밖 페가수스자리 쪽에 있는 은하군으로, 아래 다섯 개의 은하 중  4개는 근접 거리에서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근접했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는 '은하들의 춤'을 추고 있어 '스테판의 5중주(Stephan's Quintet)'로 명명됐다.

     

    특히 이번에는 NGC7319 은하의 중심부에서 블랙홀이 주변 물질들을 빨아들이며 강력한 가스를 분출시키는 '제트 현상'이 최초로 담겼는데, 더불어 NGC7319 은하 아래쪽으로 NGC7318a 은하와 NGC7318b 은하가 중력에 의해 서로를 끌어당기는 모습도 자세히 드러났다. (이 둘은 결국 합쳐질 것으로 보인다)

     

     

    '스테판의 5중주'
    '스테판의 5중주' 각 은하의 명칭
    NGC7318a 은하와 NGC7318b 은하의 브로맨스 (개인적으로 확대해본 사진)
    허블망원경보다 자세히 포착된 용골자리 / 지구에서 약 76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우주 절벽'으로 불리는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중 하나다.
    용골자리 성운 속에서의 별의 탄생 / 가스와 먼지구름 속에서 아기 별들이 탄생하고 있다. (말이 아기 별이지 태양보다 더 큰 별들도 많다)
    별의 사망을 찍은 남쪽고리 성운 / 지름은 약 0.5 광년에 달하는, 지구로부터 2000년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성운이다.

     

    남쪽고리 성운은 근적외선 카메라와 중적외선 장비로 촬영한 두 종류의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진들은 중앙의 죽어가는 별에 의해 밝게 빛나는 가스구름과 먼지가 팽창하는 광경을 찍은 것인데, 위의 근적외선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에서는 푸른빛의 뜨거운 이온화 가스와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주황색 수소분자 구름의 이중구조 및 쌍성계를 이루고 있는 별의 모습이 파악된다. 기존의 남쪽고리 성운 관측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나를 가장 흥분시켰던 사진은 WASP-96b이다. WASP-96b는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불사조 자리에 속한 외계행성으로, 태양처럼 빛을 내는 항성을 3.4일마다 한 번씩 공전한다. 질량은 지구 질량의 153배, 목성의 절반 정도로서  2014년 처음 관측되었다. 아래 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관찰한 적외선 투과 스펙트럼으로, WASP-96b가 항성 앞을 지날 때 빛의 변화를 포착해 만든 그래프를 WASP-96b의 가상 사진과 합성해 만든 것이다.

     

    그래프는 WASP-96b에 수증기 형태의 물이 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NASA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관찰한 투과 스펙트럼을 통해 행성의 물 분자 파장을 파악하고, 그 그래프를 행성에 붙여 공개한 것이다. WASP-96b는 적어도 대기에는 물이 존재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과거 우리 지구도 수증기로 있던 대기 속이 물이 무거워 비가 생성됐고, 그 내린 비가 지상의 물을 만들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촬영한 외계행성 WASP-96b / 적외선 투과 스펙트럼을 통해 수증기 형태의 물이 있음이 확인됐다.
    WASP-96b 상상도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우주 초기. 즉 빅뱅이 일어나고 2~3억년 후의 별과 은하를 관찰하기 위해. (우주 진화의 역사 찾기)

    둘째, 태양계 밖의 외계행성을 탐색하기 위해. (지구 밖 생명체의 존재 찾기)

     

    제임스웹 망원경은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적외선이라는 무기를 장착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주로 가시 광선으로 관측한 것에 반(反)해  제임스웹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더 긴 적외선을 이용해 관측한다고 하는데, 벌써 그 임무의 반(半)을 완수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벌써 반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임무 기간은 5년, 목표 수명은 10년 정도로 잡고 있다 하는데, 어쩌면 살아생전 지구 밖 생명체를 눈으로 볼 수 있을 것만도 같다. (아. 이것은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다. 그것이 비록 초미세 박테리아와 같은 존재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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