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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의 새로운 식구 2023 FW13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6. 1. 17:31

     

    엊그제 발견된 새로운 달 '2023 FW13'이 반갑다. 그동안은 달이 하나뿐이라 좀 외로운 감이 있었는데 2021년 11월에 발견된 카모오알레와(Kamoʻoalewa)에 이어 지구의 위성은 이제 3개가 된 셈이다. 물론 수성과 금성처럼 식구가 하나도 없는 행성도 있지만 그래도 하나는 쓸쓸했다. (지구의 달보다 작긴 하지만 화성의 위성은 포보스와 데이모스 두 개다. 목성은 2023년 3월 기준 총 95개, 토성은 궤도가 확인된 것만도 145개, 천왕성은 27개, 해왕성은 14개임) 

     

     

    새롭게 발견된 달 2023 FW13 상상도 (왼쪽)
    지구에 달 2개 있었을 때 / 왼쪽부터 지구-카모오알레와-달

     

    이번에  '2023 FW13'을 발견한 망원경 카모오알레와를 발견한 하와이 할레아칼라산(山) 정상 천문대에 설치된 판-스타스1(Pan-STARRS1) 망원경이며, 이후 캐나다와 프랑스 등 공동 연구진이 여러 천문 망원경을 이용해 2023 FW13의 존재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한다.

     

     

    Pan-STARRS1 망원경
    하와이 할레아칼라산 천문대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2023 FW13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아주 오래전부터 지구 가까이에 있던 '준(準) 위성'(quasi-moon)에 해당하는 천체라고 한다. 과학자들이 추정하는 '아주 오래 전'은 기원전 100년이다. 그렇다면  근자에 우주로부터 진입한 천체는 아니니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했다고 봐야 옳겠다. '준 위성'이란 은 지구 궤도를 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구가 아닌 태양의 중력에 묶여 움직이는 천체를 말한다.  

     

    2023 FW13의 궤도는 현재 달이 돌고 있는 궤도보다 훨씬 멀다. 태양의 중력에 의해 운행되므로 (moon)의 궤도와도 다르다. 따라서 엄격히 보자면 지구의 식구라 할 수 없으나 우리 지구가 2023 FW13의 궤도에 영향을 미쳐 꾸준히 지구 근처에 머물게 하는 까닭에  '준 위성'이는 명칭으로 지구의 식구에 포함시킨 것이다.

     

     

    2023 FW13의 궤도 (노란 타원형)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2023 FW13은 앞으로도 적어도 1500년 간은 더 지구의 주위를 맴돌 것이라 한다. 이렇게 보면 2023 FW13은 올해 2023년에 발견한, 오래전부터 존재했음에도 잊혔던 지구족(族)의 일원으로 간주해도 크게 이상은 없어 보인다. 2023 FW13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1500년은 존재할 것이라고 하니 헤어졌던 가족을 만난 것처럼도 여겨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그렇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지난 2016년 NASA에서 호들갑을 떨었던 '2016 HO3'라는 위성 때문이다. 2016 HO3 2023 FW13과 마찬가지로 태양의 중력에 의해 운행되며 지구의 간섭을 받던 '준 위성'으로 2023 FW13과 거의 궤를 같이 하는 성격의 전체였다. 그리고 NASA도 새로온 달로서 규정했으므로 새로 식구가 생겼다고 좋아했지만, 언제인지도 모르게, 한마디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굳이 나쁘게 표현하자면 실연을 당한 셈이다. 

     

     

    2016 HO3의 궤도 (노란 타원형) / 가운데 붉은 점이 태양, 오른쪽 푸른 점이 지구다. 지구 주위의 타원형은 2016 HO3에 미치는 지구 영향력의 범위를 나타냈다.
    호들갑을 떨었던 달 2016 HO3 / 그림 왼쪽부터 2016 HO3-지구-달이다.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에 따르면, 2023 FW13의 지름은 10~15m 정도이며,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지구와 유사한 365.42일로 확인됐다. 그리고 2023 FW13은 달이 생겨날 때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지질구조 또한 달과 거의 유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추정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서도 말했지만 달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추측만 무성할 뿐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럼에도 그간은 분리설(Fission Hypothesis)이 가장 유력했다. 달은 지구로부터 떨어져 나갔다는 이론으로,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을 만큼 공감대도 컸다. 분리론자의 주장에 따르면 이때 지구에서 떨어져 나간 곳에 훗날 물이 고인 것이 태평양이다. 또 달의 비중이 3.35로 지구의 5.2보다 작은 것도 분리설의 증거가 됐다. 하지만 이 이론은 지난 20세기말 아폴로 우주인이 가지고 온 월석으로 인해 단번에 박살 났다. 그 월석과 지구의 화학조성(化學組成)은 달라도 너무 달랐던 바, 달과 지구는 원래부터 다른 천체였다는 것이 증명되었던 것이다. 

     

     

    분리설 도해 / 분리설에는 과거의 지구는 현재의 지구보다 뜨거웠고 자전이 빨랐다는 전제가 따른다. 즉 뜨거웠던 지구가 식어 수축함에 따라 자전이 빨라졌고, 이에 적도 부근이 부풀어올라 혹 같은 것이 생겨났는데 마침내 이 혹이 떨어져나가 달이 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응집설(aggltination Hypothesis)도 와해됐다. 응집설은 지구와 달이 동시에 생겨났다는 이론으로,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 주변의 떠도는 먼지들이 뭉쳐져 지구와 달이 각각 만들어졌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월석과 지구 암석들의 성분·구조가 너무 달라 없었던 얘기가 되어버렸다. 반면 이번 2023 FW13의 발견으로 포획설(Capture Hypothesis)은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포획설은 1990년 미국의 천문학자가 토마스 시가가 주장한 학설로, 오래전 원시 태양이 생겨날 무렵에 만들어진 성운의 소행성 하나가 태양계를 떠돌다 지구 근방에 이르러 지구의 인력에 붙잡힌 후 빠져나가지 못하고 뱅뱅 돌게 되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언뜻 그렇듯하나 지구와 달의 산소 동위원소 비율이 비슷함을 설명할 수 없는 등의 여러 이론적 결함도 지적되었는데, 2023 FW1의 발견으로 가장 타당성 있는 이론에 접근하게 되었다. 2023 FW13은 누가 봐도 포획된 천체이므로 기존의 달 또한 포획설이 유력해진 것이다. 이 경우 달과 2023 FW13의 화학조성은 같을 수밖에 없다.

     

     

    포획설의 도해 / 포획설은 근처를 지나는 소행성이나 운석 같은 물체가 지구 인력에 끌려 포획되었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충돌하거나 지나치지 않고 포획돼 머무를 확률이 희박하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작용되고 있다.
    언뜻 위협적으로 보이는 2023 FW13 상상도/ 하지만 지구에 위협을 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New Moon 카모오알레 상상도 (맨 위) / 가끔 새로운 달을 찾아내 흥미를 던져주는 애리조나대학 천체팀을 비롯한 공동 연구진은 2017년부터 카모오알레와를 관측해 온 결과, 햇볕에 반사되는 분광 패턴이 월석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아내며 해당 소행성이 달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2023 FW13의 관측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
    2020년 5월 애리조나 대학천체팀이 발견한 달의 상상도 / '둥근 모양이라야 달 같다'는 편견은 버려! 달은 이처럼 짱똘 같이 생겼을 수도 있고 때로는 불규칙 궤도를 돌 수도 있다. 얘는 2~3개월 후 사라질 것 같다더니 정말로 그쯤에서 사라졌다.
    2019년 중국 Chinese National Space Administration이 상상한 2016 HO3의 모습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 E-ring과 F -ring 사이의 위성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 확대 사진 / 토성의 불규칙 위성이 59개 가은데 하나이다. 크기는 136x79x59km.
    목성의 위성 메티스 / 목성의 95개 위성 가운데 하나로 크기는 60x40x34km이다.
    화성의 위성 / 2013년 8월 1일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호가 데이모스의 앞을 지나가는 포보스를 찍어 전송했다.
    2023년 3월 10일 아랍에미리트(UAE)의 호프 탐사선이 위성 데이모스를 찍어 보냈다.
    2022년 9월 ESA가 촬영한 포보스
    2021년 8월 NASA가 공개한 포보스와 데이모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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