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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마츠시 해안 대형 금속 구체의 정체 / 잘못하면 우주쓰레기에 맞아 죽을 수도....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3. 8. 00:57

     

    지난 2월 26일, 영국 BBC방송이 보도한 일본 하마마츠 해안의 대형 금속 구체에 대한 후속 보도 접하고 글을 쓰게 됐다. 먼저 NHK에서 발표한 1차 보도와 해안에서 발견된 금속 구체의 사진을 보고 가자.

     

    21일(현지 시간) 일본 NHK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께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 니시구 쓰보이초의 엔슈하마 해안에서 직경 1.5m 정도 크기의 철구와 같은 물체가 발견됐다. 이 물체는 2월 18일 해변을 산책을 하던 남성이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했으며, 철구를 본 주민들은 폭발하지 않을까 매우 두려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발견된 철구는 직경 약 1.5m 크기의 갈색 금속 구체로 모래사장에 묻혀 있었으며, 따개비 등이 붙어있어 표류해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경찰은 현장 인근 반경 100m 범위의 출입을 규제한 뒤 기동대의 폭발물 처리반을 출동시켜 조사했다. 그 결과 다행히 폭발의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해 오후 4시에 출입 규제를 해제했다. 경찰은 X선을 사용해 철구를 확인했을 때 안이 비어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철구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물체인지 조사하고 있다.

     

    하마마츠시 해안에서 발견된 금속 구체
    The Japan Times의 사진

     

    나는 이 구체를 보고 단박에 중국의 우주로켓을 떠올렸다. 중국은 아직 기술이 부족한지 로켓 부품을 흘리기도 하는데,(지난 2014년 중국 흑룡강성에 떨어진 3개의 금속성 구체를 앞서 소개한 바 있다) 2018년 4월 실험용 스페이스 셔틀을 통째로 떨어뜨린 적도 있다. 당시 실험용 우주정거장 텐궁(天宮) 1호의 추락이 예고되었을 때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긴장했는데 다행히 남태평양으로 추락했다.

     

    물론 추락하는 것이 MADE IN CHINA 만은 아니니 올해 1월 9일에는 무게가 2450㎏이나 나가는 미국의 지구관측위성 ERBS(Earth Radiation Budget Satellite)가 지구로 추락했다. 기타 지구에 떨어진 것들을 대충 훑어보자면,  

     

     

    2019년 나미비아공화국에서 발견된 스페이스 볼
    2016년 베트남에서 발견된 스페이스 볼
    2003년 미국 텍사스에서 발견된 스페이스 볼
    200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스페이스 볼

    델타 형식을 채택한 로켓에 장착되는 추진 시스템은 박락이 심한 편으로, 오른쪽 타원형 형태의 탱크가 통째로 떨어져 추락하기도 한다. 

     

    브라질 고물상 마당의 스페이스 볼 / 2006년 브라질 벨렌에서 발견돼 수거된 것으로 직경 80cm, 높이 약 1m의 스페이스 볼이다. 텔스타(TelStar) 402라는 로켓의 부속으로 알려졌다. 추락된 스페이스 볼은 사실 이처럼 흔하다.

     

    이와 같은데, 그런데 이번에는 반전이 있었다.  BBC에서 보도한 반전 내용은 아래와 같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일본 현지 언론이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의 한 해변에 떠밀려와 각종 추측과 의문을 자아냈던 금속 구체가 해변에서 수거됐다고 밝혔다. 하마마츠 당국은 "일정 기간 보관 후 폐기"할 것이라고 했으나 여전히 해당 구체에 대해 당국이 왜 분명히 설명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특이한 구체는 현지인이 이번 주 초 경찰에 신고하며 '고질라 알', '계선 부표', '외계 물질' 등의 별명을 얻는 등 관심을 모았다.

     

    일본 당국은 폭발물 처리반까지 투입해 주변 지역의 출입을 통제하며 이 의문의 물체를 살폈다. 엑스레이 검사도 시행했으나, 이 물체가 안전하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SNS상에선 일본 당국이 왜 이 물체의 정체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건의 전개가 당혹스럽다는 이도 있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의 관계자들이 구체 부표를 인식하지 못한다니 믿을 수 없다"고 적었다. 다른 사용자는 "맙소사! 이 건 강철로 된 계선 부표다. 일본인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마마츠의 지역 토목 사무소 측 또한 "외국에서 온 부표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스코틀랜드 해양 과학 협회’ 소속 해양학자인 마크 인올 교수는 이 구체가 무엇인지 "즉시" 알았다고 말했다.

     

    인올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알아보기 쉬운 물체"라면서 "과학자들이 (연구) 장비를 바다에 띄우기 위해 사용하는 물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코틀랜드 해안에도 종종 비슷한 구체가 밀려온다고 덧붙였다. 인올 교수는 정체 파악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 놀랐다면서도 일반 대중이라면 알기 힘들다고 인정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기뢰로 오해할 수도 있다"는 인올 교수는 "하지만 그러한 기뢰 표면엔 스파이크가 박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올 교수는 이러한 부표는 수십 년간 바다에 떠 있을 수 있으며, 해변으로 밀려올 때 종종 표기된 정보가 사라지거나 녹슨 상태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거센 폭풍이나 큰 어선에 의해 정해진 장소에서 벗어나 휩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끝>

     

     

    Mystery metal sphere found on beach perplexes Japan.

     

    하마마츠시 해안에서 발견된  대형 금속 구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정리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상이 전부라면 글을 올리지 않았을 것 같다. 지난 1월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미국 지구관측위성(ERBS)이 한반도 인근에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계경보를 발령하며, "외출시 유의해야 한다"는 안전 안내문자를 발송했을 때의 아뜩한 놀라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날 우리나라에서는 해당 시간대 항공기 이륙이 금지되었는데, 실제로 인공위성 파편 일부가 떨어지는 모습이 관측되었고, 그 목격담과 추락하는 물체가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와 같은 위험이 생겨난 이유는 우주발사체 숫자가 늘어나며 지구궤도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니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내비게이션도 인공위성에서 알려주는 신호를 받아서 쓰는 것으로서, 그만큼 위성은 우리와 가깝고 또한 많다. 최근에는 어중이떠중이 국가들도 죄 위성을 발사하는 데다 스페이스X 등의 민간 우주기업들이 우주 인터넷망 구축을 위한 수천 개의 초소형 위성을 쏘아 올려 지구의 주변 하늘은 그야말로 인공위성 천지가 되었다.

     

    그래서 최근 새벽에 나가 하늘을 본 적이 있는데, 한꺼번에 인공위성을 2개나 발견하기도 했다. 그만큼 위성은 흔한 물체가 된 것이다.

     

     

    2월 1일 새벽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인공위성이 고장 나거나 수명을 다하면 우주쓰레기로 전락한다. 현재 지구궤도에는 인공위성을 비롯한 2만7000여개의 우주 물체들이 맴돌고 있는데, 그중 2만 개가 우주쓰레기로 추락 대기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새로운 걱정거리를 하나 말하자면, 나는 최근 NASA가 포착한 지구의 새로운 달과, 지구 주위를 최대 초속 7㎞의 빠른 속도로 돌고 있는 인공위성이 충돌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물론 충돌하더라도 지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분명 피해는 있을 것이다. 

     

     

    2020년 2월 NASA가 포착한 새로운 달
    새로 생긴 달의 이미지 사진

     

    예전에는 이것을 기우(杞憂)라고 불렀다. 중국 춘추시대 기(杞)나라의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하며 살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기우는 바보의 대명사처럼 쓰였지만 요즘은 잘못하면 우주 쓰레기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세상이 됐다. 물론 그 잘못은 자신이 한 것이 아님에도..... 하지만 관계 당국의 인공위성 추락 경보를 무시하거나 외출시 하늘을 살피지 않은 잘못이 있을는지 모른다.

     

    거짓말처럼 들릴는지 모르겠지만, 옛 그리스의 극작가 아이스킬로스는 날아가는 독수리가 먹이감으로 물고 가다 떨어뜨린 거북이에 머리를 맞아 죽었다. 그는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시인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비극을 주로 썼지만 죽음은 희극적이었는데, 어쩌면 마냥 웃을 수 있는 일이 못될지도 모른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다음부터는 짧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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