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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녹색혜성 C/2022 E3(ZTF)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3. 1. 25. 18:29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마천문대의 광역 천체 관측장비(ZTF)에 포착된 C/2022 E3 혜성
    지난 1월 3일 미국 아마추어 사진가가 찍어 공개한 사진
    트위터 속의 C/2022 E3(ZTF)

     

    C/2022 E3(ZTF)이라는 이름의 장주기 혜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년 전 지구 하늘을 스쳐간 (그러나 한국에서는 관측이 힘들어 실망을 준)  6800년 주기의 니오와이즈 대혜성 후 최대 혜성이다. 이 혜성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려 5만년 만에 지구를 다시 찾았기 때문인데, 5만년 전은 멸종된 네안데르탈인이 아직 지구에 생존하던 시기이다. 그래서 네안데르탈인이 본 혜성을 보게 된다는 가벼운 흥분이 있는 것 같다.

     

    이후 이 혜성은 지구∼태양 거리의 2500배가 넘는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다시 태양계를 찾은 것인데, 다음 방문은 또 5만년 뒤가 되거나 혹은 아예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파리 천문대의 천체물리학자 니콜라스 비버 박사는 이 혜성이 이번을 마지막으로 태양계 밖으로 완전히 벗어나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AFP’에 전했다)

     

     

    네안데르탈인이 바라본 경이
    어제 (1월 24일) 새벽 1시 미국 버지니어 루이자에서 관측된 C/2022 E. 필시 네안데르탈인이 본 혜성도 이러했을 것이다.

     

    이 혜성이 처음 발견된 것은 작년 3월 초 미국 샌디에이고 팔로마 천문대의 광역 천문 조사 장비인 즈비키( ZTF/Zwicky Transient Facility)를 통해서다. 이후 C/2022 E3(ZTF)로 명명되었는데, 앞의 C 문자는 혜성이 주기적이지 않거나 200년 이상의 장주기 혜성임을 뜻하며, 2022 E3은 2022년 세 번째로 발견된 혜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ZTF는 발견이 앞서 말한 즈비키 망원경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말한다. (ZTF는 편의상 생략되기도 한다)

     

    C/2022 E3는 태양에서 4AU(약 6억㎞) 떨어진 독수리자리에서 발견됐으며 당시 등급 17의 보일락 말락 한 점이었으나 현재는 지름 1km의 혜성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혜성 치고는 여전히 작은 크기이나 지금은 5등급에 이를 정도로 밝아졌고 무엇보다 지구 가까이 비행하고 있어 우리의 관측이 가능하게 되었다. (혜성은 등급은 숫자가 적을수록 밝으며 6등급은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최저 등급이다)

     

     

    1월 21일 BBC가 영국 캔달에서 촬영한 C/2022 E3(ZTF)

     

    C/2022 E3는 지구와 점점 가까워져 2월 1일에는 근지점(지구 최근접 지점)에 당도할 것이라 하는데 이때 지구와의 거리는 4200만km로 지구~태양 거리의 3분의 1 정도(0.28AU)다. 밝기도 5등급에 이를 것이다. 2020년 7월에 방문했던 니오와이즈 혜성의 경우 밝기가 약 1~2등급으로 최상이었으나 지구와의 거리가 약 0.69AU로 멀었다. 그래서 전문 관측장비가 없이는 사실상 관측이 불가능했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고 광(光)공해가 심한 서울 하늘에서는 보기가 힘들었는데, 앞서 소개한(☞ '장보고와 핼리혜성') 아래의 사진은 정말로 기적이라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하면 BBC에서 촬영한 위의 사진은 매우 훌륭하다. 이번 관측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이다. 위치도 식별이 쉬우니 북극성 주변을 훑으면 될 듯하고, 북극성을 찾기 어려우면 겨울철 별자리의 대표 별자리인 머리 위 북두칠성의 국자 시작점을 따라가다 가장 밝은 별을 주목하면 된다. 

     

     

    2020년 7월 서울에서 촬영된 니오와이즈 혜성
    븍극성의 위치

     

    그래도 크기가 워낙 작아 육안으로 관측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니 Star Walk 2, Sky Tonight과 같은 별보기 앱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Star Walk 2는 앱을 불러오면 바로 C/2022 E3의 위치가 뜨고,  Sky Tonight화면 하단에 있는 돋보기 아이콘을 탭하고 검색 창에 C/2022 E3(ZTF)를 입력하면 앱에 혜성의 현재 위치가 표시된다. 이후 장치를 하늘로 향하게 하고 흰색 화살표를 따라 찾으면 된다. (무료 보기가 가능하다)

     

    C/2022 E3(ZTF)가 기대되는 것은 무엇보다 빛나는 밝은 녹색을 띠어서 이다. 그것이 다른 혜성과는 다른 신비로움을 주는 것인데 이는 C/2022 E3가 지니고 있는 2원자탄소 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2원자탄소는 말 그대로 탄소 원자 2개가 결합돼 있는 것으로, 녹색 빛을 띠는 기체다. 하지만 C/2022 E3는 아래 사진처럼 대부분 앞쪽만 푸르게 빛나고 꼬리에는 녹색 빛이 보이지 않는데, 혜성에 생긴 2원자탄소 분자의 수명이 44시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News 12 Brookly 보도 속의 C/2022 E3 (ZTF)
    미국의 유명 사진 작가 앤드루 매카시가 지난 3일 애리조나주에서 쵤영해 공개한 C/2022 E3 (ZTF)

     

    그 시간 동안 혜성은 약 12만8800㎞를 이동할 수 있는데 혜성의 꼬리 길이는 그보다 훨씬 긴 수백만㎞에 이른다. 즉 2원자탄소 분자가 혜성의 머리 부분을 거의 벗어나지 못해 앞쪽에서만 녹색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이 신비로운 녹색빛을 모두가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C/2022 E3는 2월 초까지 관측이 가능하다고 하며, 2월 1일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날이다.

     

     

    C/2022 E3 (ZTF) 혜성의 궤도 / 2월 1일은 혜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시점이다.
    모두 이 정도를 기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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