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제갈공명과 동방박사가 본 UFO
    성서와 UFO 2023. 8. 8. 19:42

     

    UFO가 출현하는 중국 최초의 문헌은 정사《삼국지》다. 《삼국지》는 서진의 진수(陳壽, 233~297)가 삼국시대를 기록한 역사서로 <위지(魏志)> <촉지(蜀志)> <오지(吳志)> 로 나뉘어 있다. 그런데 진수는 시야를 확장해 한반도의 일까지 적었으니 그것이 <위지>에 속해 있는 '동이전(東夷傳)'이다. 고래(古來)의 역사서가 없는 우리나라는 그래서 상고시대의 역사를 <위지> 동이전과 《한서》에서 언급된 부분을 빌려 유추했으니 우리가 배운 국사교과서의 내용은 모두 거기서 발췌된 내용이다.

     

    《삼국지》 <위지>에는 또 UFO도 출현한다. 때는 건흥(建興) 12년(234년) 10월 8일 밤, 장소는 오장원(五丈原)으로 때와 장소가 명확하다. 우리에게 오장원은 제갈량이 죽은 장소로도 유명한데 UFO는 바로 그의 죽음과 맞물려 출현한다. 그래서 그 시기와 장소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제갈량이 촉나라 사람임에도 <위지>에서 그의 사망이 언급됨은 그가 죽은 오장원이 위나라의 영토였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그는 말년에 출사표를 올리고 위나라에 수없이 출정하지만 결국은 성공하지 못하고 명이 다하여 산서성 바오지시 오장원에서 죽는다. 오장원은 바오지시 남쪽의 황토 구릉지대로 때로는 협곡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가장 폭이 좁은 지역은 5장(5丈, 약 15미터) 정도라 하여  오장원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그리고 일대에는 낙성보(落星堡), 낙성만(落星灣), 양성대(禳星臺)라는 별과 관련된 지명을 가진 장소가 있는데, 모두 UFO와 연관된 곳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오장원 표석과 제갈량 사당
    오장원
    중국 국가습지공원 오장원 낙성만
    오장원 낙성석
    정군산 제갈무후 묘

     

    《삼국지》 <위지> 오장원 편에서는 제갈량이 죽은 건흥(建興) 12년 10월 8일 밤, UFO가 그의 병영으로 세 번이나 날아들었다가 나왔다고 쓰여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진(晉)나라의 손성(孫盛, 302~373)이 쓴 진나라 역사서 《진양추(晉陽秋)》에도 등장하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뾰족뾰족한 빛을 내는 붉은 별이 동·북·서남에서 제갈량의 병영으로 날아들었다. 세 번 날아들어왔다 되돌아갔는데, 큰 것은 지나가도 작은 것은 되돌아왔다. (有星赤而芒角 自東北西南投入亮營. 三投 再還 往大 還小)

     

    그리고 이와 유사한 내용은 남조(南朝)의 심약(沈約, 441~513)이 저술한 《송서(宋書)》, 남송(南宋)의 정초(鄭樵, 1104~1162)가 저술한 《통지략(通志略)》에도 등장하고, 원나라 마단림(馬端臨)의 통서 《문헌통고(文獻通考)》에도 나온다. 이 책들은 삼국지의 시대에 비해 훨씬 나중에 저술되었으니 필시 《삼국지》나 《진양추》의 내용을 참고했으리라 여겨진다.

     

    그리고 《삼국지》가 《진양》에 시대적으로 앞서는 역사서임에도 흔히 《진양》를  UFO가 등장하는 최초의 문헌이라 말하는 이유는 진나라  진수가 지은 《삼국지》 본(本)이 전해지는 것이 없고, 가장 빠른 것이 남조 송나라의 배송지 (裴松之, 372~ 451)주석을 단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정사《삼국지》는 UFO에 관한 1차사료가 아닌 것이다.  

     

     

    돈황석굴에서 발견된 진수의 정사《삼국지》 부분

     

    234년 위나라에 대한 6차 정벌에 나섰던 제갈량은 자신의 나이와 체력으로 볼 때 이것이 마지막 북벌임을 체감한다. 까닭에 총력을 다했고, 그리하여 기산(祁山)을 너머 위나라 수도에 버금가는 도시 장안에 인접한 위수(渭水) 남쪽까지 진격하지만, 위나라 사마의 역시 결사적으로 방어하여 전선은 오장원 근방에서 교착된다. 이에 제갈량은 지구전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바, 활락성(豁落城)을 쌓고 둔전(屯田)을 개간하며 장기전에 대비한다. 

     

     

    활락성의 흔적
    활락성은 남북 길이가 250m, 동서 폭이 100m 정도의 토성이었다 하는데 지금은 이 정도만 남아 있다.
    제갈전(諸葛田) / 제갈량이 둔전(屯田)을 했다하여 제갈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뒤에 보이는 언덕이 오장원이다.
    근방의 낙성촌 푯말
    오장원의 대치

     

    그러다 결국은 운명하는데, 그 무렵 유성우가 쏟아지는 등의 여러 가지 이상(異狀) 천문현상이 발생하는 이른바 '변고(變故)'가 일어난다. 위에서 말한 UFO 현상도 그중의 하나인데, 심약이 저술한 《송서》 <천문지>에서는 좀 더 자세한 현황을 살필 수 있다. 

     

    촉 후주 건흥 12년, 제갈량이 대군을 거느리고 위나라를 쳐 위수의 남쪽에 주둔했는데, 뾰족한 뿔, 혹은 가시랭이와 같은 빛을 내는 붉은 별이 동북으로 갔다. 이때 서남으로 흘러간 별이 제갈량의 진영에 머무르니 세 번 머무르다 돌아왔는데 큰 쪽은 가고 작은 쪽은 돌아왔다. 누군가 점을 쳐 가로되, "양 군이 서로 비슷한데, 큰 유성이 오면 군대가 겁을 먹고 쫓기고 이에 군대가 절벽에서 떨어지도 하는 바, 모두 패배의 징조다"라고 하였다. 9월(음력), 제갈량이 군중에서 죽었고, 촉의 군대가 진영을 불태우고 돌아왔다. 여러 장수가 서로 싫어하여 서로 죽고 죽인 게 많았다.

     

    蜀後主建興十二年 諸葛亮帥大衆伐魏 屯于渭南 有長星赤而芒角 自東北 西南流投亮營 三投再還 往大還小. 占曰 "兩軍相當 有大流星來走軍上及墜軍中者 皆破敗之徵也." 九月 亮卒于軍 焚營而退. 羣帥交惡 多相誅殘.

     

    여기서 '여러 장수가 서로 싫어하여 서로 죽고 죽인 게 많았다'(羣帥交惡 多相誅殘)고 말한 대목은 제갈량 사후 분열된 촉진(蜀陣)에서 비위, 양의, 마대가 위연을 제거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별, 즉 UFO의 출현과는 상관 없는 일이다. 그리고 《삼국지》《진양추《송서》에 언급된 별을 UFO라고 보는 이유는 그것이 뾰족뾰족한 섬광을 발사한 일과, 자유롭게 세 번 왔다 갔다 한 일 때문이다. 만일 천체의 별이라면 하면 "세 번 날아들어오고,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큰 것은 가고 작은 것은 되돌아온 일"도 있을 수 없다.

     

    "큰 것은 가고 작은 것은 되돌아온 일"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해석이 어렵지 않으니 UFO 모선(母船)과 자선(子船)이 같이 나타나 모선은 목적지로 가고 자선은 제갈량의 진영을 드나들며 볼 일을 보았을 법한데, 외계인과 제갈량이 직접 만났는지 어쨌는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만났다 해도 수명을 연장해 주는 일은 외계인도 불가능했을 터, 결국은 양자(兩者) 모두 무익한 결과 속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움직이는 별'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신약성서 마태복음을 다루며 충분히 언급한 바 있다. 상기하자면 아래와 같다.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

    * 기원전 1세기 로마제국에 의해 임명돼 팔레스타인 지역을 통치한 왕. 흔히 헤롯대왕(Herod the Great)으로 불린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 하니, 헤롯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한지라. 

     

    왕이 모든 대제사장과 백성의 서기관들을 모아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냐 물으니 

    이르되, 유대 베들레헴이오니 이는 선지자들이 그렇게 기록하였으므로.....*

      * 구약성서 미가서(5:2)에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그곳으로부터 나올 것이라는 예언이 실려 있다.  

     

    이에 헤롯이 가만히 박사들을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묻고 베들레헴으로 보내며 이르되, 가서 아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게 하라.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새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에 머물러 서 있는지라.

     

    그들이 별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도다.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 합을 열어 황금과 유약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 

     

    그들은 꿈에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라 지시하심을 받아 다른 길로 고국에 돌아가니라. 

     (마태복음 2:1-12)

     

    이상은 마태복음에 등장하는 아기 예수의 탄생에 관한 전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이야기는 언뜻 픽션으로도 여겨지니, 무엇보다 움직이는 별에 대한 이해가 힘들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빛나는 조연, 즉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이야기의 신빙성을 제공한다. 그들이 멀리 동방에서 유대 땅까지 찾아온 까닭은 오로지 그 움직이는 별을 주목해온 학자적 사명감의 산물로 보아야 옳을 것 같기 때문이다. 

     

    동방, 즉 로마의 동쪽 땅에 위치한 파르티아 제국은 옛 페르시아의 점성학과 헬레니즘 자연과학의 전통을 계승한 나라로서, 이들 박사들도 그저 잡스런 점성술사보다는 천문학자로 보아야 옳을 것이다. 헬라어 원문에서의 마고이(magoi) 역시 천문학자나 사제에 가깝다. 굳이 이 같은 주지를 하지 않아도 그 어원을 살펴보면 고대에 있어 천문학자(astronomer)와 점성술사(astrologer)는 같은 계열의 직업군이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아마도 수도인 크데시폰(현 바그다드 부근)에서 왔을 가능성이 큰데, 또 그렇다면 그들은 그곳에서 유대의 하늘에 뜬 이상한 별을 관찰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박사들은 갑자기 나타난 그 이상한 별을 보고 그것을 보다 정확히 관찰하고자 유대 땅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동쪽에 뜬 새로운 별을 찾아 이동한 파르티아의 천문학자들

     

    그들은 유대 땅까지 오는 데 있어 내내 그 별을 내비게이션 삼아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유대 땅에 들어와서는 진로를 상실하였던 바, 이번에는 갑자기 그 별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이에 그들은 수도 예루살렘에 와서 묻는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

     

    이렇게 물은 이유인즉, 그들 학자들은 이 상서로운 별을 위대한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상서로운 징조라 해석한 까닭이고, 그 별이 사라진 이유인즉 이미 유대인의 왕이 될 아기가 탄생했다 여겼던 까닭이리라.  

     

    공교롭게도 당시의 유대 땅의 백성들은 자신들의 신앙에 근거, 오래전부터 메시아의 탄생을 고대하고 있었다. 이에 이곳을 다스리던 헤롯 왕과 온 예루살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소동하였고, 이중 가장 놀랬을 헤롯 왕은 대제사장과 대신들을 모아 그 메시아가 태어난 곳을 알아보도록 한다. 그리고 대제사장과 대신들은 옛 선지자의 글에 근거, 유대의 소도시 베들레헴을 지목한다. 

     

    이에 동방박사들은 예루살렘의 남쪽 마을 베들레헴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놀랍게도 그간 사라졌던 별이 다시 나타나 그들을 인도하듯 앞서 가다가 아기 있는 곳에 머물러 선다. 한마디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고, 동방 땅에서도 보일 정도로 높이 떴다 베들레헴 상공에는 매우 낮게 뜨기도 하는 아주 이상한 별이었던 것이다. 동방박사들이 그 별을 보고 크게 기뻐하고 기뻐했을 것을 당연한 일이었을진대, 더욱 놀랍게도 별이 멈춰 선 그곳에는 정말로 막 태어난 아기가 있었다. 

     

    그 아기는 물어보나 마나 예수이겠는데, 처녀의 몸에서 태어난, 생물학적으로는 전혀 탄생에의 이해가 불가능한 아기였다. 따라서 그 정체 또한 궁금해지지만, 여기서는 그 제멋대로 움직이는 이상한 별의 정체만 파악해 보자. 

     

    무엇보다 의문스러운 것은 이처럼 높이 혹은 낮게, 그리고 움직이기도 하고 멈춰 서기도 하는 별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 답은 매우 간단하니 '아니다'이다. 저 천체에 이와 같은 별의 존재는 태고 이래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별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한 궁금증이 나 혼자일 리 없을 터,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 별에 관한 의문을 품어왔다. 그리하여 이에 대한 답으로써 천체의 기현상들, 즉 목성과 토성의 직렬 현상이라든가, 초신성의 폭발이라든가, 혜성의 출현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제껏 모두들 만족시키는 이렇다 할만한 답은 없었다. 그 근거가 미약하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움직이는 별의 조건을 불만족시키는 데, 구체적으로는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다'고 하는  구절을 충족시키는 데 부족함이 있었던 까닭이다.   

     

    동양의 사서와 서양의 성서를 모두 충족시키는, 즉 '세 번 날아들어왔다 되돌아갔는데, 큰 것은 지나가고 작은 것은 되돌아왔다''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다'의 내용을 만족시킬 수 있는 별은 UFO밖에 없다.

    댓글

아하스페르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