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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사 산령각 탱화미학(美學) 2024. 5. 13. 01:44
앞서 북한산 삼천사를 말하며 눈이 가는 것이 마애여래입상밖에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생각해 보니 산령각 탱화인 아미타삼존도를 간과한 것 같다. 그래서 다시 가보았으나 며칠 사이에 공양미가 놓여 그림 아래에 있는 화기(畵記)를 읽을 수 없었다. 겨우 몇 자 읽기는 했는데, 작가의 이름은 없는 듯했고 불기(佛紀) 2563년의 글자만 확인했다. 그러니까 불과 3년 전인 2020년에 제작된 탱화이다.
비록 오래된 불화는 아니나 그림 솜씨는 매우 뛰어나다. 언뜻 남양주 봉영사 탱화를 그린 응성당(應惺堂) 환익(幻翼)이 문하가 그린 것도 같고, 사불산 화파 한규(翰奎)의 문하가 그린 듯도 한 빼어난 불화다.
지난 주에 찍은 삼천사 산령각 탱화 이번 주에 찍은 탱화 옛 절터에서 수습된, 앞서 말한 대지국사(大智國師) 법경(法鏡)의 비편(碑片)을 보면 삼천사는 고려 법상종 계열의 사찰이었음이 분명하나 지금은 조계종 산하인데, 위치한 곳이 북한산 아래라서 그러한지 산신(山神)을 모신 신령각이 거(巨)하며, 적어도 그곳에서는 부처님이 밀리는 듯 아미타아미타삼존도가 개금(蓋金) 화려한 산신 오른쪽에 치우쳐 있다. 애꿎게도 산령각을 찾는 불자들도 금박의 산신에만 절을 할 뿐 탱화에는 눈도 두지 않는다.
한규의 아미타삼존도 / 국립중앙박물관 환익의 봉영사 무량수전 후불탱 대지국사 비편 / 국립중앙박물관 삼천사 마애여래입상과 산령각 산령각 내부 '미학(美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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