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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되는 박원순표 유령 마을 돈의문박물관마을토박이가 부르는 서울야곡 2025. 6. 10. 20:00
"480억 공중분해 됐다."
서울에 있는 이른바 '박원순표’ 유령 마을'의 철거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나온 후 언론이 보인 반응이다. '박원순표’ 유령 마을'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에 위치한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말하는 것으로서 본 블로그에서 이미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나쁘게 말한 적은 없고, '시민 휴게 공간도 아니고, 박물관도 아닌 그저 애매한 장소라는 게 특이하다'는 정도로서만 소개했는데, 결국 철거될 모양이다.
돈의문이 있던 서대문 고개 사거리 / 뒤로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라고 쓰여진 글씨가 보인다. 증강현실로 복원된 서대문 / 뒤로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라고 쓰여진 글씨가 보인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본 돈의문 방향 / 돈의문은 1905년 일제에 의해 철거되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안 추억의 '새문안극장' 돈의문 박물관 마을 속의 리모델링된 옛집 / 이상은 2023년 1월 찍은 사진이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부감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제공 사진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 중의 하나로서 2017년 개관했다. 이후 나는 근방에 갈 때마다 역사적 장소(경기감영, 새문안, 서대문 터, 김구 선생이 살해된 경교장 등)에 둘러싸인 그곳에 들러 주위를 걸어보곤 했는데, 주말 외에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별로 보지 못했다. 안에는 공연을 할 수 있는 작은 광장 외에,
서대문에 관한 역사 자료를 전시한 '돈의문 전시관',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독립운동가의 집', 근대 조선에 거주했던 서양인들의 사교장인 '돈의문구락부', 시민들이 기증한 근현대 용품(지금은 볼 수 없는 삐삐, 카폰, 시티폰 등)을 전시한 '시민갤러리', 드라마 '응답하라 6080' 속의 60~80연대의 생활공간을 재현한 '생활사 전시관', 60~80년대의 재개봉관을 재현한 '새문안 극장', 추억의 '콤퓨타 게임장'과 만화가게 등이 있던 아기자기한 공간이었음에도.....
당시의 팸플릿
원래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노후 주택과 식당들이 모여 있던 '새문안 마을'이라는 동네로, 조선시대에는 4대문의 하나인 서대문, 즉 돈의문이 있었다. 돈의문은 1422년(세종 4) 2월, 세종대왕이 도성을 수축하며 옛 문 자리에 새로 만든 문이다. 까닭에 그 문은 돈의문, 혹은 서대문이라는 명칭 대신 '새문'이라 불렸으니 '새문'에서 이어지는 그 길은 여태껏 새문안 길, 혹은 신문로(新門路)라는 이름으로서 남아 있다. (새문안은 새문의 안쪽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서대문 고개의 동네의 이름도 '새문안 마을'로서 존속했겠는데, 2017년 서울시가 이 지역을 재개발하며 조합에서 기부채납 받은 9,100㎡(약 2,700평) 부지에 원래의 공원 계획을 바꿔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라는 이름의, 일대의 역사문화를 배울 수 있는 인문 휴게공간을 조성했다.공간 조성에는 총 330억 원이 투입되었고, 과거 모습을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골목과 옛날 주택 일부를 재현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운영 초기부터 관광객의 유입이 저조했고 코로나 사태 이후 음식점과 한지 공예 등의 공방이 잇따라 문을 닫으며 더욱 침체되었다.
이에 서울시는 박물관 마을을 살리기 위한 여러 방안을 실시하다 아웃소싱을 주었고, 그때부터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메이크업 체험,(전통부터 현대까지의 화장법) 한식·한복 체험, 퓨전 음악, 자수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매년 20억 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했으며 아울러 '돈의문 박물관 마을'의 부분적 리모델링도 실시했다. 하지만 이마저 큰 효과가 없었으니 총 480억 원이 투입된 사업임에도 월평균 방문객 수 4만 명 이하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했다.
전에 보지 못했던 풍경 / 이곳에 있던 1950년 대 주택들을 개수해 선보였다. 사진은 2025년 5월 16일 일요일 오후 4시에 찍은 것이다. 문 앞의 안내문
까닭에 결국 철거 쪽으로 결정이 난 것인데, 철거는 올해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며 2035년까지 경희궁과 연계한 대규모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상의 계획들이 용이할 것 같지 않으니, 철거 이후 공간 재구성을 위한 설계 용역 공고가 벌써 두 차례나 유찰되며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저예산으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하는 바, 작년 말부터 진행하려 했던 철거는 아직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는 이상의 행정적 문제 외에도 상인들과의 갈등이 또 다른 주요 문제로 작용 중이다. 현재 박물관 마을 내 상인들은 철거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당장의 생계와 초기 투자비용 회수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반발 요인이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퇴거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 한다. 이상 살펴보았듯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향후 상인들의 무난한 퇴거가 이루어진다 해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또 하나의 행정실패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그러한 가운데 엊그제(6월 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하직원 성희롱 인정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앞서 성희롱이 맞다고 한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소송을 냄으로써 이루어진 이 재판에 대해 법원이 '성희롱을 한 게 맞다'는 최종판단을 내린 것이다.내용을 덧붙이자면, 대법원 특별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5일 박 전 시장의 배우자 강난희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권고 결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를 말한다.
박 전 시장은 2020년 7월 서울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돼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 그가 여성 부하직원인 서울시 공무원으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이 더해졌다. 박 전 시장이 자살한 이유가 그 때문이라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었다.하지만 박원순의 아내 강난희씨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그 책임을 성추행 피해자 A씨에게 돌리고 싶어 했다. 강씨는 김수진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과 합세해 '박 전 시장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은 중상모략' 등의 주장을 내놓았다. 민주당도 이에 가세하여 피해자 A씨에 대해 '피해자'가 아니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을 만들어 불렀다. 생전 처음 듣는 그 말의 의미인즉 '너는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일 뿐 정말로 피해를 봤는지 어쨌는지, 나아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당시 이 '피해호소인'이라는 단어에 매우 분노했는데, 그보다 더욱 분노한 것은 민주당 내에서 소위 여성인권운동가로 불리는 사람이나 여성인권단체로 불리는 단체에서도 그 말을 그대로 옮겨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말로는 늘 여성의 인권, 갑(甲)에 대한 을(乙)의 고통을 대변한다 외쳤지만 모두가 허위이고 위선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이런 데도 젊은 여성들이 민주당을 전폭 지지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 여성들은 눈도 귀도 가슴도 없는 사람들인가?)
너무도 억울했던 피해자 A씨는 이런 책까지 써 냈다.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엄정했다. 박 시장 유족이 제기한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박원순의 위력에 의한 성희롱을 언급하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한 구체적 행위, 각 행위의 성격, 가해자 죽음의 의미에 대해 명확히 판시하였던 바,
"(망인 박원순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 그러나 자해에 의한 사망을 선택하여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스스로 상실하였다"며 "이 사건에서 망인은 자신이 고소되었음을 알고 곧바로 자해에 의한 사망을 선택하였다. 그 의미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톡 내용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적시했다.
유죄의 증거로 작용된 톡 / 많이 순화된 내용임
결국 재판은 엊그제 1심 판결 대로 귀결됐다. 그리고 그 중간에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시건이 있었다. 자살 후 고향인 창녕에 묻혔던 고인이 2023년 4월 1일 새벽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내 '민주열사묘역'으로 몰래 이장된 사실이 알려진 것이었다. 위치는 전태일 열사 묘소 뒤쪽이라고 했다.고인의 유해가 '민주화 성지(聖地)'에 이장된다는 사실이 먼저 보도되자, "박원순이 무슨 민주운동을 했느냐?", "이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던 바, 묘지 직원들이 출근하기도 전인 이른 새벽을 택해 군사작전처럼 전격적으로 묘를 이장한 것이었다. 묘소 이장은 박 전 시장의 배우자 강난희씨의 뜻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화 성지에 대한 모독이자 2차 가해"라고 했고, 여성신문은 "박 전 시장 묘지 옆엔 (여성인권 운동가) 박혜숙 열사가 잠들어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는데, dcinside.com. 마이너 갤러리에는 보다 설득력 있는 한 줄 평이 실렸다.
박원순 묘, 새벽에 모란공원 기습이장... 전태일 열사 뒤쪽에 묻혔다고... 에라이씨발 ㅋㅋㅋㅋㅋㅋㅋ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 내의 박원순 묘 묘역 입구의 민주열사추모비 ▼ 돈의문 박물관 마을 주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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