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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를 번역한 사람은 누구일까?성서와 UFO 2020. 1. 24. 09:24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외친 이 말씀은 기독교 메시지의 핵심이자 성서 전체의 중심이라고 설파한 바 있다. 십자가에서의 예수의 죽음이 우리 인류에 대한 거룩한 대속(代贖)이라는 기독교의 신앙적 주장을 믿자면 본회퍼의 말은 매우 정확한 지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그 말씀을 누가 번역했는가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이 없다. 아니, 해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성서에 그 해석이 바로 뒤따라 나오는 바, 굳이 그런 고민이 필요했을 리 없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예수가 형장에서 마지막으로 한 이 말의 뜻은 지금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당대의 상용어인 아람어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복음서에도 그렇게 설명돼 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이 당대의 상용어를 형장에 있던 유대인은 왜 전혀 알아듣지 못한 채 예수가 고통에 엘리야를 부르는 소리라고 헛소리를 해댔을까?
예수의 죽음에 대해서는 '십자가와 예수'를 필두로 이미 여러 번 다루었다. 그래도 아직 할 말이 남아 있음은 예수의 죽음 자체가 온통 미스터리인 까닭인데, 여기서 미스터리라 함은 신비하다거나 수수께끼라는 의미가 아니라 '엉터리'라는 것이다. 여기서 엉터리라 함은 성서의 기록이 엉터리라는 것이 되겠으니, 그 가장 큰 이유로는 각 복음서에 써 있는 내용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성서는 그외에도 동일 장면에 있어서의 상이성을 여러 곳에서 나타내고 있지만 죽음에 있어서의 기록의 상이성은 당연히 문제가 된다. 우선은 장소와 목격자가 정해져 있으며 그 상황에서 소음이나 다른 간섭이 없어 상이한 기록이 나올 별다른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은 까닭인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예수의 마지막 말(유언이라 하기에는 좀 이상하기에)을 집중적으로 고찰해보기로 하겠다.
첫번 째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앞서 말한대로 예수의 마지막 말이 왜 각 복음서마다 달리 기록돼 있을까 하는 점이다. 우선 그 복음서 기록들을 살펴보자.
1. 마태복음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거기 섰던 자 중 어떤 이들이 듣고 이르되,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른다 하고, 그 중의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에 가져다가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에 꿰어 마시게 하거늘, 그 남은 사람들이 이르되, 가만 두라.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원하나 보자 하더라. 예수께서 다시 크게 소리 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시니라.(마태복음 27:46-50)
2. 마가복음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곁에 섰던 자 중 어떤 이들이 듣고 이르되, 보라. 엘리야를 부른다 하고, 한 사람이 달려가서 해면에 신 포도주를 적시어 갈대에 꿰어 마시게 하고 이르되, 가만 두라.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보자 하더라. 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지시니라.(마가복음 15:34-37)
3. 누가복음
때가 제육시쯤 되어 해가 빛을 잃고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하며 성소의 휘장이 한가운데가 찢어지더라.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불러 이르시되,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숨지시니라.(누가복음 23:44-46)
4. 요한복음
그 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루어진 줄 아시고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사 이르시되,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거기 신 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그릇이 있는지라.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의 입에 대니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요한복음 19:28-30)
보다시피 각 복음서에 쓰여 있는 예수의 마지막 말은 다 제각각이고 상황도 다 다르다. 이렇게 되면 축자영감설이나 성서무오설은 가당찮기 한량없는데, 그와 같은 설(說)들이야 종교의 미화감에서 비롯된 썰이라 좋게 여기고 넘어가자. 그런데, 썰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예수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대체 무엇일까?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일까, 아무도 못 알아들은 큰 소리일까,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일까, '다 이루었다'일까?
그렇잖아도 예전에 교수나 목사들에게 이와 같은 것을 물어본 적이 있다. 물론 그들이 그 자리, 즉 골고다 사형장에 있었을 리 만무하니 사실 물어볼 필요도 없는 일이었지만, 소위 교수나 목회자라는 사람, 말하자면 많이 공부한 사람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가 궁금했다. 그런데 그들은 대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비슷한 대답을 했던 바, 과연 배운 사람임에 분명했다. 예수님이 하신 말은 자신의 말이 아니라 시편(21:1, 31:5 등)에 있는 말을 옮긴 것인즉 위의 말이 다 맞다는 것이었다.
즉, 그들은 그 전대(前代)의 선생들에게 그렇게 배웠기에 그렇게 답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마치 다니엘서(書)에 나오는 네부카드네자르(느부갓네살) 왕의 꿈에 대한 다니엘의 해석이 신바빌로니아 제국 이후의 여러 제국들을 의미한다는 천편일률적인 해석처럼.
그렇다면 복음서의 해석도 이해 안 가는 다니엘서의 해석처럼 그렇게 기계적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무거라도 답은 있어야 될 터, 그렇다 치고 일단 넘어가보자. 그리고 위와 같은 예수의 최후가 전혀 신답지 않은, 말하자면 인간과 같은 유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이해가 힘들지만 일단 넘어가보자.(우리는 이제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 이론이 예수의 죽음 이후로도 한참이 지나서야 만들어진 이론임을 알고 있으므로/☞ '삼위일체의 진실 II - 황제가 만든 신 예수' etc)
하지만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예수가 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즉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를 못 알아듣고, 엘리야를 부르는 소리라고 이해했을까? 그들이 로마어(라틴어)를 쓰는 로마 군인이었다면 혹 모를까, 그들과 예수는 같은 아람어를 쓰는 동족이었음에도 어째서 그 말을 못 알아듣고 '엘리야가 와서 구하는가 보자'며 희희덕 거렸을까? 그리고 그들은 또 어째서 예수가 죽기 직전 지른 마지막 외침은 아예 알아듣지도 못했을까? 하는 것 등에 대한 궁금증이 희석되지 않은 까닭이다.
그곳에 있던 유대인들은 그외 다른 말은 다 알아들었던 거 같다. 이를테면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와 '다 이루었다' 같은 말은..... 그런데 그들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와 하늘을 향해 지른 마지막 외침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정황상 그들이 알아듣지 못한 말은 매우 큰 소리로, 그들은 알아들은 '다 이루었다'와 같은 말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을 것 같은데도..... 그리고 모두가 알아듣지 못했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이라는데, 이 번역은 대체 누가 해 붙인 것이었을까?
의문은 이처럼 길지만 답은 사실 간단하다. 예수가 하늘에 대고 소리지른 두 패러그래프는 자신들의 언어로,(쉽게 말해 외계어로) 그리고 나머지는 아람어로 했기 때문이다. 이중에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는 외계인 천사들에 의해 해석되었지만, 나머지 외침은 끝내 해석되지 않았다. 이 역시 정황을 더듬자면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는 다른 유대인과 마찬가지로 선지자 '엘리야'로 인해 쉽게 기억되었던 바, 예수의 부활이나 승천시 함께 했던 천사가 예수와 함께 했던 유대인들이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그 번역이 이루어졌지만, 나머지 외침은 전혀 못 알아들은 까닭에 기억에 담길 수 없었고 당연히 물어볼 수도 없었던 것이다.
천사와 유대인들과의 대화가 정말로 가능한가 궁금하신 분은 사도행전 1장에서의 예수의 승천 광경과,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사건을 상기해보라. 천사들은 그들 유대인과 생각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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