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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전쟁 중국 동북공정(I) - 이젠 백제사도 중국사라고?
    지켜야할 우리역사 고구려 2020. 6. 22. 06:06

     

    동북공정은 중국 동북3성의 역사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가 프로젝트로, 쉽게 말하자면 우리 한민족의 나라인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및 그 땅에서 이어진 금, 요, 후금의 역사를 중국의 것으로 편입시키기 위한 역사 왜곡 작업으로 보면 된다. 동북공정의 정식명칭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 동북 변경 지역의 역사와 현황에 대한 연속 연구 공정)이며, 고구려와 발해가 주요 타깃이지만 가끔 백제와 신라가 공격 목표가 되기도 한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동북공정은 2002년 2월 연구팀이 조직되며 시작됐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공정은 1983년 중국사회과학원 산하에 '변강역사지리연구중심'(邊疆史地硏究中心)이 설립되면서부터인데, 중국의 대표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살고 있는 신강 위구르 자치구의 역사를 중국 역사에 포함시키기 위한 서북공정, 마찬가지로 중국의 대표 소수민족인 티베트를 중국 역사화하려는 서남공정을 먼저 시작했다. 또 '변강역사지리연구중심'의 연구에는 몽골을 타깃으로 하는 북방공정과 운남·베트남을 타깃으로 하는 남방공정도 진행됐다. 

     

    중국이 이상의 지역에 대해 촉각을 세우는 이유를 길게 설명할 없이 아래의 지도를 보면 간단하다. 각 공정에 해당하는 아래 지역이 분리 독립을 한다면 중국은 한마디로 X된다. 따라서 중국의 공정이란 이름의 역사 왜곡 작업은 어쩌면 지금의 중국 영토를 지키기 위한 발버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그들의 각 공정에 해당하는 땅에는 당해 민족의 자치구가 형성돼 있지만 동북공정에 해당하는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에는 한민족의 자치구가 있지 않다.(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길림성 내에 있기는 하나 자치구는 아니며 조선족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에도 미치지 못한다)

     

     

     

     

    내가 수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다른 지역이야 그 자치구 안에 당해 민족들이 거주하며 인구 또한 많은 까닭에 그들이 분리 독립을 외치고 나오면 크게 곤란해지지만 동북3성에서 조선족이 분리 독립을 외칠 확률은 0%이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동북3성에 사는 조선족을 다 합쳐봐야 300만 명이 채 안 될 것이다. 반면 동북3성에 살고 있는 한족은 1억5천(만주족 제외) 명 정도이다. 한족의 50분의 1도 안 되는 조선족이 뭘 어떻게 할 수도 없겠거니와 그럴 생각도 전혀 없다.

     

    ~ 중국의 이민족 정책이 적어도 조선족에게는 통했는지 내가 만나본 조선족 중에서는 민족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을 중국인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나아가 중국인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아가 어떤 놈은 오히려 옛 중화의식으로써 한국인을 깔보려 들었다.

     

    중국 정부가 그러한 현실을 모를 리 없을 터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수억 원의 돈을 투자해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남북한의 미움을 받고 있는 걸까? 한 치 건너 두 치라고 우리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무감한 편이지만 북한은 오히려 민감하다. 북한은 자신들이 고구려의 후예라고 생각하며 큰 자긍심을 지니는 까닭에 고구려가 중화제국의 지방정권이며 역대 고구려 왕의 능묘도 전부 중국 땅에 존재한다는 중국측 주장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대한민국에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이 있다면 북한에는 당나라를 물리친 연개소문이 있다. 북한에서의 연개소문의 입지는 우리의 이순신 저리 가라다)

     

    그럼에도 중국은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고 애오라지 외치고 있는데 북한의 눈치를 보았음인지 2007년에는 고구려사가 제외된 중국사가 발행되었다.(중국사회과학원 간) 이에 북한에서는 자신들의 역사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기뻐했고 우리도 덩달아 자축하는 분위기에 젖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중국은 다시 고구려사가 중국사의 일부라는 주장을 폈고,(오히려 내용이 더 보완됐다) 심지어는 백제사도 중국사에 속한다고 피력했다.

     

    ~ 저들이 백제사가 중국사라는 주장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이다. 그 첫째는백제가 538년 수도를 웅진으로 천도하기 이전 556년간 백제는 한성을 수도로 하는 이른바 한성백제였고 웅진· 사비시대를 합쳐봐야 122년밖에 되지 않는데, 한성백제 시절의 영토는 본래 중국의 영토였으므로(BC 2세기부터 4세기 중엽까지) 백제도 중국의 역사에 속한다는 것! 둘째는 백제는 본래 그 뿌리가 부여에서 나왔으므로 중국 영토에 있었던 부여에서 파생된 백제도 중국의 역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동명성왕의 성은 무엇일까?')

     

    ~ 이러한 주장을 선도하는 사람은  중국 창춘사범대 장웨이궁(姜維公·55) 교수로 중국사회과학원 기금으로 발행된 <백제역사편년>에 실린 '백제기원문제탐토(百濟起源問題探討)'라는 논문이 시초였다. 중국은 이에 앞서 발행된 <부여역사편년>에서 부여를 이미 '아국(我國) 동북소수민족정권'으로 규정했으므로 백제라고 새삼 문제될 것은 없었다. 사실 중국은 이보다 훨씬 앞서 당제국의 영토에 고구려와 백제를 포함한지 오래였던 바, 학자적 인식이나 양심을 요구하기가 오히려 뜨악할 정도다.(살다 적반하장의 일을 당하면 오히려 당황되는 경우랄까)

     

     

    <백제역사편년>

    동북고대민족역사편년총서(東北古代民族歷史編年叢書)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어이없는지 길게 떠들 필요없이 아래 지도를 보면 간단할 것 같다. 이것이 중국이 주장하는 고구려와 백제 땅이 자기들 것이라는 근거이다.(이하는 모두 중국측 자료임) 

     

     

    서한(西漢, 전한)시대 설치한 한사군

    (※ 중국이 일방적인 주장으로 한국 역사학자의 주장과는 다르다)

     

    삼국시대 위(魏)의 동쪽 영역

    (※ 중국이 일방적인 주장으로 한국 역사학자의 주장과는 다르다)

     

    당(唐)의 최대 판도

     

    당(唐)의 동쪽 영역

    (※ 중국이 일방적인 주장으로 한국 역사학자의 주장과는 다르다) 

     

     

    요즘 북한이 남한에 왜 그렇게 큰 소리를 치는지, 그 이유를 오늘 알았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북한에 식량 80만 톤(쌀 60만톤, 옥수수 20만톤)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듣고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 북한은 점점 멀어지는 반면 중국과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현실 때문이었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인지 북한은 우리의 5만 톤 쌀 지원을 거절했다. 그러는 사이 북한주민들은 더욱 굶주렸던 바,(유엔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1년 전에 비해 12% 줄어 1천만 명 이상이 기아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국의 식량지원이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았을 것이다.

     

    반면 남한에 대한 반목과 원망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김정은이 거절했다는 사실을 알든 모르든 간에) 그들은 우리에게 "같은 동포랍시고 우리에게 해준 게 뭐 있느냐", "우리가 배 고플 때 쌀 한 톨 보태 준 적 있느냐"고 물을 수 있을 것이고, 북한 정권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북한 최후의 날, 북한 주민들이 서슴없이 '은혜의 나라' 중국으로의 편입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탱크와 인민해방군이 압록강을 건너지 않고도 조선인민공화국을 자국의 24번 째 성(省)으로 만드는 이상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

     

    ~ 북한주민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결정된 만큼 이럴 경우 우리는 남북한 통일문제를 국제사회에 호소할 수도 없으며, 그저 한반도의 반쪽만이라도 지키기 바쁜 깝깝한 신세가 되고 만다.

     

    후진국의 역사는 정치 논리가 지배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위에서 말한 다른 지역의 공정과는 다르다. 동북공정은 정통성 빈약한 저들의 만주 역사를 한민족의 공격으로부터 지키겠다는 방어적 측면보다는 북한 지역을 빼앗겠다는 공격적 논리가 훨씬 더 강하다. 중국인들은 분명 과거에 자신들이 북한 땅을 지배했었다 믿고 있고 그래서 앞으로도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 혹은 그래야만 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이에 대한 정당성과 논리적 타당성을 제공해준 것이 동북공정이며, 그것이 동북공정의 목표였던 것이다.

     

    한동안 소란스럽던 '동북공정'이라는 말이 쑥 들어간 건 그들이 연구를 포기해서가 아니라 이미 완수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안심하는 사이, 저들은 동북공정을 끝내고 그 보고서를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바, 2008년 북경올림픽 때의 '칭바이(백두산)여, 영원하라'는 퍼포먼스가 그것이다. 지난 2017년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4월 6-7일)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것도 저들의 동북공정이 완수됐음을 말해준다.

     

    ~ 아래의 망언은 트럼프가 그해 4월 2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후일담을 떠벌리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알려지게 됐다.

     

     

    놀라는 트럼프

     

     

    “시진핑 주석이 중국과 한국의 역사 이야기를 시작했다. 북한이 아니라 한국 전체의 이야기였다. '중국과 한국은 수천 년의 역사다. 많은 전쟁도 있었다.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는 내용 등이었다. 이때 '한국은 북한이 아니라 한국 전체'(Not north Korea, Korea)라고 했다. 나는 10분간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쉽지 않으리라는 걸 깨달았다.(And after listening for 10 minutes, I realized that it's not so easy)”

     

    * 2편으로 이어짐

     

     

    * 중국인의 기본적인 대한(對韓) 인식

     

    "중국은 한국을 속국 취급"

    (출처: 헤모필리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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