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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 호킹의 특이점(Singularity)을 찾아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18. 3. 19. 12:04

     

    그렇잖아도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엊그제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죽음(2018. 3. 14)을 계기로 카테고리 하나를 더 만들었다. 제목은 고민 없이 '거꾸로 읽는 천문학 개론'이라 붙였다. 몇 번씩 읽어도 이해가 어려운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에 끌려다니 듯 매달리느니(하긴 천재들만 덤벼드는 학문이라는데.....) 차라리 모르는대로 들이미는 게 오히려 나을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말하자면 내 멋대로 쓴 천문학 개론서인 셈이다. 

     

    외신을 보니 호킹 박사 서거에 세계적 인기 드라마인 미드 '빅뱅이론' 제작팀이 공식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스티븐 호킹의 삶은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를 '빅뱅 이론'에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으며 우리에게 영감을 주신 것에 감사한다"고 애도했다고 한다. 드라마 '빅뱅이론'에 호킹 박사가 어떤 모티브를 준 듯한데, 그들의 SNS는 세계적 화제가 됐고 그 뜻 또한 갸륵하게 다가오나 사실 천체물리학 이론인 빅뱅 이론과 호킹 박사와는 별 상관이 없다.('빅뱅이론'이란 드라마도 그저 과학자들이 주인공이라는 것뿐 과학과는 별 상관 없는 일반 시트콤이다)





    빅뱅 이론은 우주가 밀도 높은 하나의 점이 대폭발함으로써 이루어졌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지금도 우주가 팽창하고 사실로부터 출발했다. 1930년 허블은 우주를 관측해본 결과 우리 은하가 외부 은하로부터 멀어지고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 이전까지는 우주가 근본적으로 정적이라는 생각이 주류였다. 이에 일부 과학자들은 그의 학설에 힘입어 우주는 동적이며 팽창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게 되었던 바, 우주가 어느 한 점으로부터 시작하여 계속 팽창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것이 곧 오늘날의 주류가 된 빅뱅 이론이다. 





    이후 실제로 우주 팽창의 근거들이 속속 이어지며 그들 주장의 뒷받침이 되었는데, 이 같은 우주 팽창 속도로부터 역으로 우주의 나이를 추적해본 결과 지구의 나이인 46억년보다 짧은 20억년이 나왔다. 이에 빅뱅이론은 사실상 그 근거를 잃게 되었던 바, 이에 대한 보완으로 나온 것이 스티븐 호킹의 특이점(Singularity) 이론이다. 호킹은 수학자 로저 펜로즈와 협동해 '우주가 블랙홀의 한 점, 즉 특이점에서 출발해 시작되었다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냈다.(1966년 두 사람은 블랙홀에 특이한 한 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들 이론은 1915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제시하며 블랙홀의 존재를 예언하면서부터 비롯됐다.(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은 중력이 시공간을 일그러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력이 엄청 큰 물질(블랙홀)도 이론상으로는 존재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하지는 못했고, 이를 해낸 것은 독일의 천문학자 슈바르츠실트였는데, 이후로 어떤 별이 블랙홀이 되기 위한 반지름의 한계점을 '슈바르츠실트의 반지름'이라고 부른다)


    그 이론상의 존재에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미국의 물리학자 존 아치볼드 휠러로,(1967년) 그것이 블랙홀(black hole)로 명명된 이유는 그 어마어마한 중력이 지나가는 빛까지 집어삼키는 까닭이다. 모든 사물은 빛이 있어야 식별이 가능한데, 블랙홀은 그 빛을 집어삼키므로 검게 보인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빛이 심하게 휘어져 소용돌이 치듯 빨려들어가는 그림인데,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하면 이 블랙홀은 별의 지름이 아주 커질 때, 혹은 아주 작아질 때 나타나게 된다.(중력의 크기는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중력이 커지려면 질량이 커지거나 거리가 줄어들면 된다)  




    천체과학자들은 '별은 질량이 크면 클수록 자신을 빨리 연소시켜 질량이 태양의 10배 이상 되면 초신성으로 변해 폭발한다'고 한다. 그리고 초신성이 폭발하면 바깥 부분은 우주로 날아가고 가장 무거운 가운데 부분은 스스로의 질량을 견디지 못하고 중심을 향해 수축된다고 한다. 이것이 블랙홀이고, 그 블랙홀의 중심이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것이다. 


    이 특이점은 물리학의 모든 법칙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곳이라고 하니 따로 따질 것도 없다. 하지만 한가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이상으로 보면 우주의 탄생에는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별이 전제되야 하는데, 그렇다면 그 최초의 별은 언제 만들어졌나 하는 것이다. 즉 시간이라는 개념을 묻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호킹이 죽기 10일 전에 들을 수 있었다. 지난 4일 그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 출현해 '그렇다면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는가'하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호킹은 "아무 것도 없었다(Not thing was around before the Big Bang)"고 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시간의 역사가 빅뱅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면 빅뱅 이전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말이 잘 이해는 안되지만, 우리의 시간이란 개념은 모두가 빅뱅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므로 그 이전을 따지는 것은 불필요하며 무의미하다는, 뭐 그런 뜻 같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대화를 끝냈다.


    "빅뱅 이전에 생긴 것은 관측할 수 없기에 빅뱅 이전의 사건은 정의될 수 없다. 그 모든 것을 담은 점이 우리가 아는 바로 그 '특이점(Singularity)'이다. 이것은 극히 작으면서 극히 뜨거운 고밀도의 에너지 덩어리인데, 여기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 법칙과 시간이 작동을 멈춘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시간이란 우주가 팽창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양자역학 물리학자 닐스 보어가 말하는 '언어로 사고하는 우리가 우주를 이해 못하는 상황'일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쩐지 회피의 느낌이 들기도 하는 대목이다. 이후 사람들은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이 말을 '무 경계 제안(No-boundary Proposal)'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했는데, 나 역시 저 우주의 시공간에 경계가 없음에는 적극 공감하는 바, 그 '무 경계'가 참으로 절묘한 표현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웬지 개운치 못한 감은 있으니, 차라리 우리가 모르는 시간의 세계, 즉 4차원의 세계로 화살을 돌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저 하늘을 볼 때 '저 우주의 끝은 어디인가, 그 끝에 가면 다시 그 밖이 존재할까?'하는 생각을 하지만 아무도 답을 할 수도 없고, 또 그렇다고 해서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그 때문일까, 나는 '특이점'에 관한 아래의 해석이 훨씬 더 와 닿는다. 



      


    "'특이점'이란 인간의 지능 이상의 큰 창조, 지능의 반복적 자기 개선이 이루어지며 미래에 대한 예측이 무너지는 지점이다." 

    나는 이제부터 그와 같은 곳을 찾아 가는 시간여행자가 돼보려는 것이다.


    * 그림 및 사진의 출처: google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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