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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상의 태극정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5. 6. 8. 17:33
한강 밤섬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이것저것 조명했음에도 정작 내가 사는 곳 주변 동네인 남양주 밤섬에 대해서는 소홀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조명한 사능리 광해군 딸의 무덤에 다녀오다 밤섬을 지났다. 그러면서, 다음 주에는 무조건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늦은 시각임에도 남양주 내각리 느티나무를 찾았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1로 89번 길(내각리 285)에 있는 내각리 느티나무는 밤섬의 위쪽에 위치해 있는 바, 다음번에 다시 올라갔다 내려오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였다. 내각리 느티나무는 1982년 10월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보호수(경기 남양주-12호)로 지정되었으며, 지정 당시 수령 약 400여 년으로 추정되었으니 440년 정도 나이 드신 나무 되시겠다. 말하자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부터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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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해...?"라고 물은 문형배의 발언 이후 일어난 일들.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5. 6. 6. 07:06
문형배 전(前) 헌법재판관이 아래와 같은 문제적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을 때, 나는 그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내가 부산가정법원 출신 판사를 어찌 알겠는가? 서울가정법원의 판사도 알 까닭이 없는데 말이다. 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척이라는 것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서울로 와 헌법재판관이 되었다는 사실 역시 그때는 알지 못했다. 내가 그를 처음 본 것은 국회에서 헌법재판관 청문회가 열렸을 때였는데, TV 속에서는, 조금 불쌍하게 보이는 마른 외모에 목소리까지 가는 사람이 여당의원의 공세에 쩔쩔매고 있었고, 그 모습이 인상적이라 필요 없는 이름까지 기억하게 되었다. 그가 바로 문형배였다. 그를 까고 있는 사람은 고(故) 장제원 의원이었으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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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딸의 무덤을 찾아가다.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5. 6. 3. 23:54
앞서 '실전된 흥안군의 묘와 불가사리'를 말하며 선조의 아들 13명을 열거하자 "무능한 임금이 자식은 많이 두었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선조는 딸도 많아서 적어도 10명을 두었는데,(영아사망자를 제외하고도) 그 딸 중의 하나가 임진왜란 중 왜장 가토 기요마사에게 붙잡혀 갔고, 그 묘가 쓰시마 우나쓰라(女連)에 있다는 사실을 '광해군 · 임해군 묘와 어머니 공빈김씨의 성묘'에서 말한 바 있다. 아무튼 선조가 자식을 많이 둔 덕에 조선왕실은 한동안 후사 걱정을 안 할 수 있었으니, 광해군 이후의 왕계는 모두 선조의 후손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광해군에 이어 16대 국왕이 된 인조만 해도 선조의 다섯째 아들 정원군의 장남 능양군이 임금이 된 경우이다. 그는 반정공신에 추대되어 졸지에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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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사리탑이 있는 봉인사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5. 6. 1. 23:02
서울과 그 주변에 있는 고찰(古刹) 중에서는 봉(奉) 자가 들어가는 이름이 많아 헛갈리기 일쑤다. 예를 들자면 봉은사 : 봉원사 :봉선사 : 봉영사 : 등인데, 위와 같은 유명 사찰은 아니지만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에는 또 다른 '봉' 자 돌림자의 사찰 봉인사(奉印寺)가 있다. 봉인사는 대찰(大刹)이 아니고 대부분의 당우가 1979년 이후에 건립돼 아직 풋내가 풍긴다. 하지만 이 절에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승탑이라 여겨지는 조선시대 사리탑이 존재한다. 어디서 옮겨온 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이 절에 있던 크고 아름다운 승탑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 복잡한 사연의 자초지종은 다음과 같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 306 천마산 봉인사는 봉선사의 말사로 에도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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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부터 서해와 서(西)격렬비도를 지키자.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5. 5. 30. 22:42
청일전쟁은 요시노(吉野)·나니와(浪速) ·아키스시마(秋津州)라는 3척의 순양함으로 이루어진 일본함대가 조선 서해안 풍도(豊島) 부근에서 청나라 순양함 제원호(濟遠號)와 경순양함 광을호(廣乙號)에 포격을 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894년 7월 24일 오전 6시 30분경이었다. 발단은 동학난이라는 조선의 내전을 진압하기 위해 온 청군에 증파할 군대와 무기를 싣고 아산만에 접근 중이던 중국 함선에 대해 일본 요시노의 함장 쓰보이 고조(坪井航三)가 철수를 요구한 것에서부터 비롯됐다. 하지만 제원호 함장 방백렴(方伯谦)은 당연히 거절했고 이에 요시노호가 제원호를 향해 냅다 포를 쏴버린 것이었다. 이 전투에서 일본군은 완승을 거두었고, 이어진 육상전인 성환전투에서도 일방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서전을 기분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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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정철의 피의 복수극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5. 5. 28. 23:45
예전 (사)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함께 전라남도 담양으로 가사(歌辭)와 원림(園林)을 주제로 한 테마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때 담양의 송강정, 식영정, 면앙정, 환벽당 등을 처음 보았고 가사문학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한국 최고의 원림이라는 소쇄원도 구경했다. 어찌나 좋았던지 오래 전의 일임에도 장면 장면이 오롯하다. 그리고 그때의 감흥 때문인지 이후로도 나는 줄곧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의 고향이 전남 담양이라고 생각했다.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의 가사가 모두 그곳 담양에서 지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의 4대 가사 문학 중의 하나로 교과서에도 실린 관동별곡은 당연히 강원도가 무대이다.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웠더니, 관동 팔백 리에 방면을 맡기시니, 어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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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에 얽힌 공룡 스토리와 공룡이 된 어떤 도지사의 치적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5. 5. 27. 06:50
2021년 3월 안산시 대부도 탄도항 인근 해변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됐다. 산책 나온 시민에 발견된 4.5cm 정도의 이 공룡 화석은 1억2000만 년 전에 존재한 코리아케라톱스의 발가락뼈로 추정됐는데, 발가락뼈의 앞 뒤 부분이 거의 완전하게 보존된 상태였다. 이런 경우는 나도 처음이라 매우 관심 있게 보았고 추가 발견 기사를 기대했지만 더이상의 무엇은 없었다. 크게 기대를 했던 이유는 지난 2000년 인근의 대부광산 채석장에서 1억 년 전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발자국 5개가 발견된 바 있기 때문이었다. 인근에 있는 화성시에서도 공룡의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다. 코리아케라콥스로 이름 붙여진 유명한 뿔공룡의 화석이다. 2008년 5월 화성 전곡항에서 세계 요트 대회를 준비하던 공무원들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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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청평사에 남겨진 도인 이자현의 흔적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5. 5. 25. 22:16
수도권에 거주하시는 분 가운데 춘천의 고찰 청평사에 다녀오지 않은 분은 드무리라 여겨진다. 시공간적으로 데이트 장소로써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니 방문객의 평균 연령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사찰이라고 하는 유별난 통계도 존재한다. 지난 주말 푸릇한 청춘들의 틈에 끼어 청평사에 다녀왔는데, 지지난주에도 가평 조종암에 가기 위해 경춘선 열차를 타고 대성리까지 부대꼈던지라 연 2주 고생을 한 셈이다. 그러고 보니 바야흐로 MT의 계절이다. 김부식의 동생 김부철이 지은 '진락공 중수 청평산 문수원기(眞樂公重修淸平山文殊院記)'에 의하면 청평사는 고려 광종 24년(973) 후당(後唐)에서 돌아온 영현선사(永玄禪師)가 경운산에 백암선원(白岩禪院)을 창건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명(寺名)으로 보아서는 당대에 유행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