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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론 머스크가 말한 ‘밤과 낮의 차이'와 70년 후
    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4. 1. 1. 20:37

     
    지난해 31일 일론 머스크가 한반도의 밤을 비교한 위성사진을 SNS에 올린 것이 화제가 되었다. 아마도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가 자체적으로 쏘아 올린 위성이 보낸 사진을 분석하다 한반도 남·북의 대비에 놀라 SNS에 공유한 듯싶다. 그에 곁들여  머스크는 '밤과 낮의 차이(Night and day difference)'라는 제목을 달아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다.  

     

     
     

    보다시피 사진 속 한반도는 남과 북이 마치 낮과 밤처럼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그 위에 "미친 아이디어 : 한 나라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로 반씩 쪼개 70년 뒤 모습을 확인해 보자"는 글을 달았다. 이미 한반도는 79년 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로 나뉘어 분단된 만큼 이 제안이 엉뚱하기는 하다. 그러나 그는 70여 년 전, 남과 북이 이념적 문제로 분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그는 70년 뒤에는 또 어떻게 되는지 보자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미국의 유명 언론인 브라이언 크라센스틴이 답글을 올렸다. 그는 "(70년 후에는) 공산주의자들은 아마 그곳에 없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공산주의 존재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며 자본가들은 공산주의자들을 멸종시킬 기술을 만들 것"이라며 자본주의의 체제 우위를 확신했다. 
     
    아울러 영국의 한 천체물리학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탈성장을 이뤘다. 수십 년 동안 성장하지 않은 결과 탄소발자국도 적다. 꿈을 이뤘다"는 조롱의 답글을 달기도 했는데, 이는 단순한 비아냥이 아니라 북한경제의 심각성을 말한 것이기도 할 것이다. 실제로 10년 전인 2014년 NASA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북한에서 그나마 광채를 내는 곳은 평양과 그 주변뿐임을 알 수 있다. 

     
     

    2014년 한반도
    2014년 이베리아 반도 / 지구촌 사람 사는 곳 중 븍한처럼 어두운 곳은 없다.

     

    앞서 '에디슨의 전기회사가 조선 한양에 불을 밝힌 날'에서도 말했지만, 해방과 더불어 찾아온 분단은 얼마 후 남한을 암흑천지로 만들어버렸다. 북한정부가 당시 남한으로 보내지던 전력송출을 중단시킨 탓이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만주 침략과 건설상의 용이점을 들어 대형수력발전소를 모두 3.8선 이북에 건설하였다. 수풍발전소, 허천강발전소, 부전강발전소, 화천발전소 등이 대표적으로, 그곳에서 생산된 전력이 남으로 보내졌다. 

     
     

    수풍발전소 / 일제가 1937년 만주국과 조선의 전력 공급을 위해 건설한 수풍발전소는 1944년 수풍댐과 함께 준공됐다. 당시 발전능력은 60만kW로 아시아 최대였고, 후버댐 과 윌슨댐에 이어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수력발전소였다.
    북한의 국장(오른쪽)에 등장하는 수풍발전소

     

    반면 남한에는 당인리화력발전소, 영월화력발전소, 청평수력발전소, 운암수력발전소 등의 소규모 발전소 외 이렇다 할 전력생산 시설이 없었다. 까닭에 북한으로부터 송전이 끊기자 방송이 중단되고, 가로등이 꺼지고, 공장이 멈추는 등의 대혼란이 일어났다. 미국은 사태를 해결하고자 자코나(Jacona)호와 일렉트라(Electra)호라는 2대의 발전함(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선박)을 부산항과 인천항으로 보냈지만 역부족이었다. 

     

    가정의 정전은 예사 일로 언제 나갈지도 모르는 전기불에 대비해 밤에는 양초와 성냥을 늘 가까이 두어야 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해방 직전 일제가 건설한 남한 최초의 대용량 유역변경식 발전소인 칠보발전소를 서둘러 가동하고 원조자금으로 목포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이것이 1948년 12월에 완공된 '대한민국 1호 발전소'인  목포 중유발전소이다. 그럼에도 남한의 전력 부족 사태는 지속되었으니 오랜 기간 상시용, 야간용, 주간용의 3부제 전력공급이 운용됐다. 이와 같은 상황은 7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섬진강 발전소 / 섬진강 옥정호 물을 이용한 남한지역 최초의 유역변경식 발전소로 1945년 준공됐다. 이후 '칠보수력발전소'로 불리다 1985년 섬진강수력발전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 그 깜깜했던 시절이 오히려 추억되었고, 역으로 북한은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듯하다. 북한은 지난 연말에도 김정은의 노동당 전원회의 연설을 전하며 대남압박을 가했는데 그저 가소롭기만 하다. 이런 마당에 북한이 무슨 전쟁을 치를 능력이 있겠는가? 지난 2018년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였을 때 타고 간 전용기를 보고 실소했던 기억이 있다. 전용기에 부착된 북한의 국장에 그려져 있는 것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건설한 수풍발전소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정말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나라 같다. 
     

     

    김정일 전용기에 그려진 북한의 국장
    대한민국 국장
    시절이 거꾸로 가는 듯한 북한의 국장

     

    일론머스크가 말한 70년 후, 나는 물론 볼 수 없을 것이지만 북한이 존재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브라이언 크라센스틴의 말처럼 자본주의의 기술이 공산주의를 멸절시키리라 확신하기 때문인데, 그 첫 번째로 없어질 나라가 후퇴하고 있는 북한 일 것임은 자명하다. 나는 과거 신학을 공부할 때 2006년 남북한이 통일될 것이라 배웠다. 과거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분단기간이 61년간이므로 분단 61년이 되는 2006년, 신의 뜻에 의해 남북한이 통일되리라는 것이었다. 
     
    61년은 60갑자가 새로 시작되는 해이고 대망의 21세기로 접어드는 때인지라 의미도 깊었다. 그래서 필시 그렇게 될 것이라 믿었다. 나뿐 아니라 주변의 기독교도들은 모두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북한 공산주의를 멸절시키는 방법은 신의 섭리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기술이며, 머스크가 말한 '밤과 낮의 차이'에서 오는 극심한 체감 온도가 북쪽에 전달 되는 날 북한정권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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