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한성백제 시기의 유일한 불상인 서울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
    초기 백제를 찾아서 2025. 3. 8. 23:47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이 동연가7년명여래입상(金銅延嘉七年銘如來立像)이라는 사실을 앞서 말한 바 있다. 이 불상은 고구려가 평양으로 천도한 약 100년 뒤인 539년 만들어진 것으로서 배면에 각자(刻字)된 4행 47자의 명문(銘文)이 제작연도 등을 확인시켜준다. 이 불상은 전신 높이 16.2 cm, 불상 높이 9.1 cm, 광배 높이 12.1 cm, 좌대 높이 4.1 cm이며 1963년에 경상남도 의령군 대의면 하촌리에서 도로공사 중 발견된 후 곧바로 국보로 지정되었다. 이 불상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실에 전시 중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오래된 불상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불교 조각실에 있는 금동불좌상이다. 서울 뚝섬에서 출토된 4.9 cm 높이의 이 자그마한 금동불은 명문 같은 것이 없어 그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5세기 전반에 제작 된 것으로 추정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이것이 5세기 전반에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 것은, 당시에 제작되었다고 알려진 중국 산둥성 보싱(博興)현 룽화사(龍華寺) 터에서 발굴된 불상과 형태가 거의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 불상은 약 7 cm이다.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
    중국 용화사 불상

     

    룽화사 불상은 북위 시대의 전기인 오호십육국시대(304∼439)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꼭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의 연원을 밝히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겠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은 2016년 9월 산둥박물관, 산둥성 빈저우(濱州)시 보싱(博興)현 소재 보싱현 박물관, 산둥성 타이안(泰安)시 타이안 박물관에 있는 금동불의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중국 산둥성 금동불상 조사>를 출간한 적이 있다. 보고서에 담긴 금동불은 모두 25점으로, 불상별로 사진과 간단한 설명, 성분 분석 결과가 수록됐다. 제작 시기는 십육국시대부터 수나라까지이다.

     

    어찌됐든 이는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에 대한 비중을 말해주는 것으로서, 이 불상은 도쿄예술대학교 자료관에 있는 북위의 금동불좌상이나 오사카시립미술관(大阪市立美術館)의 대하승광2년명(大夏勝光二年銘) 금동여래좌상과 비견되기도 한다. 즉 후자의 불상은 429년에 제작된 것이니, 만일 뚝섬 불상이 이 시기의 것으로 간주된다면 위 동연가7년명여래입상보다도 무려 100년 이상 앞선 유물이 된다.

     

     

    도쿄예술대학교 소장 금동불좌상 / 높이 11.8cm. 5호16국시대
    대하승광2년명 금동여래좌상 / 높이 19cm. 5호16국시대

     

    위의 불상들은 결가부좌에 두 손을 포갠 선정인(禪定印), 두 어깨를 덮는 통견의(通肩衣)의 법의, 가슴의 U자형 옷주름, 어깨를 구부린 구부정한 자세에 턱을 앞으로 당긴 채 고개를 숙여 명상에 잠긴 모습이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과 형태가 거의 같다. 나아가 위 불상들의 대좌 양쪽에는 두 마리 사자가 입을 벌리고 정면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뚜렷해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이나 산동 용화사 불상도 쌍사자 좌대 위에 앉은 형상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또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은 일본 시즈오카현 미시마시(市) 사노미술관(佐野美術館) 소장의 금동여래좌상,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 소장 금동불좌상, 중국 하북성 석가장(石家莊) 출토 금동불좌상 등 중국의 4~5세기 불상들과 많이 닮아 있어 국내 제작이 아닌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불상일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강우방 선생께서는 이 불상이 틀에 주물을 부어 제작한 불상이라는 평을 내렸던 바, 시기적으로 볼 때 국내에서 제작되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 (기념비적 유물임에도 국가유산으로 지정되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인 듯하다)  

     

     

    사노미술관 금동여래좌상 / 5호16국시대 제작된 불상이다.
    일본 개인소장가의 금동여래좌상 / 5호16국시대 제작된 높이 14.7cm의 불상이다.
    일본 개인소장가의 금동여래좌상 / 5호16국시대 제작된 높이 8.9cm의 불상이다.
    영국 개인소장가의 금동여래좌상 / 북위에서 제작된 정광(正光) 2년(521년)의 명문이 있는 불상이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 소장 금동불좌상 / 5호16국시대 후조(後趙)에서 제작된 건무(建武)4년(338년)의 명문이 새겨진높이 39.7cm의 불상이다.
    하버드대학 새클러박물관 소장 금동불좌상 / 중국 하북성 석가장에서 출토된 높이 31.8cm의 서진(西晉) 시대 불상이다.
    위 불상의 옆 모습 / 인도 간다라 미술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3세기 작품이다.

     

    어찌 됐든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은 한성백제시기의 유일한 불상이다. 덧붙여 말하면 백제의 가장 오래된 불상으로는 아래의 부여 신리 출토 금동제 선정인상이 꼽히는데, 그 형태로 보아 5세기 후반경 중국의 것을 모방하여 만들어진 불상으로 추측된다. 아울러 출토장소가 부여이기는 하나 웅진이나 서울 위례성 시기 제작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참고적으로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과 유사한 그밖의 유물은 아래와 같다.

     

     

    부여국립박물관 소장 부여 부암면 신리 출토 금동좌불 / 높이 10.2cm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의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 / 너무 작아 잘 찾아봐야 한다.
    보스톤박물관 소장 5세기 북위 불상
    타이페이 고궁박물관의 북위 금동불/ 높이 15.8cm
    타이페이 고궁박물관 소장 5호16국시대 불상 / 높이 13.3cm
    중국 시안박물관 소장 5호16국시대 불상 / 높이 13.5cm
    중국 감숙성박물관 소장 5호19국~북위 초 불상 / 높이 19cm

     

    댓글

아하스페르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