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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대학 청년 박준영의 단식과 결의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6. 1. 11. 09:30
어제저녁 외출을 했다 돌아오는데, 차에서 내리니 해거름 속의 찬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게다가 눈발까지 흩날리자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 하루 종일 내내 마음에 걸리기는 했으나 사실 찾아가고픈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안 되겠다 싶어 다시 차를 타고 일단 집 앞에 있는 노브레인으로 가 핫팩 1박스를 샀다. 그리고 서초동 중앙법원으로 향했다. 법원 서문 앞에서 단식 중이라는 자유대학 대표 박준영 군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단식 첫 째날 서초동 법원 앞의 박준영 군 / 문화예술의전당 사진 그를 만나러 간 건 단식을 격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단을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박준영 군이 단식을 시작한 지 벌써 나흘 째, 게다가 단식 첫날 텐트 안에 켜둔 난로로부터의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는 몸이었다. 다행히 중독 판정은 받지 않았고, 그래서 다시 돌아와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중인데, 이처럼 기온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위험할 듯싶었다. 하지만 법원 앞에 도착하니 단식 현장은 짐만 가득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득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단식 투쟁을 하던 곳 관계자들이 없나 해서 주위를 둘러보니 가슴에 '멸공'이라는 글씨를 단 아주머니 한 분이 쭈그려 앉아 현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일을 거들며 박준영 군의 행방을 물어보니 낮에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고 했다. 그 당시 의식이 있었는가 물어보니 자기는 잘 모르겠다 한다. 하지만 그래도 좀 안심이 됐다. '일단 병원으로 가면 응급조치를 받을 테니.....'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현장 정리를 돕는데 길가 쪽에 그가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구호가 적힌 팻말이 보였다.
거기에는 "정치재판 공소기각. 지귀연 판사님 이 나라를 지켜주세요. 백대현, 이정엽, 지귀연 판사님 대한민국을 지켜주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다시 마음이 착잡해왔다. 과연 그는 무얼 바라 단식을 한 것일까? 정치가로서의 허명을 얻기 위해서도 아닐 것이며, 누구처럼 절식 같은 단식을 하며 재판을 연기하고자 쇼를 벌이는 것도 아닐 터이다. 말할 계제는 아니지만 이재명의 24일간의 단식은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거짓 없는 단식이라면 이처럼 4일째쯤 되는 날 병원에 실려가야 정상이다.

주변의 팻말 사실 박준영 군과 나는 일면식도 없다. 가끔 자유대학 집회에 참여해 행진 대열에 낀 적이 있는 까닭에 그를 보기는 했지만 그가 나를 알 리는 없다. 솔직히 나도 집회에만 참석하고 싶을 뿐이지 그에 대해 많이 알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들려오는 소리는 있었는데, 그가 한 말 가운데 가장 공감되는 내용은, 탄핵 반대 시위에 나선 사람 가운데서도 공공연히 터져 나오는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령 비판의 목소리에 대한 반론이었다. 그는 "계엄령 자체보다 그 배경과 이유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계엄령은 잘못됐다고 생각하나 그보다는 대통령이 왜 계엄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 내막에 관심을 가져 달라. 그래서 이 나라의 사법 카르텔이 얼마나 썩어 있는가, 그것이 얼마나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가를 알게 되길 바라며, 또 부정선거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기 바란다. 그리고 '계엄 안 했으면 이재명은 이미 감방 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한마디로, 왜 계엄령을 내려 긁어 부스럼 만들었냐고들 하지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봐 온 2심 선고도 그렇고, 부정선거 관련 소송도 그렇고, 결국 판사 개인의 정치 성향이나 출신 지역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지 않는가? 저는 법치가 그런 식으로 작동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즉 그는 재판관들이 법과 양심에 의해 판결을 내리지 않고 개인의 정치 성향이나 출신 지역에 따라, 혹은 압력에 휘둘리거나 몸보신을 위한 판결을 하기에 이를 바로 잡으려 단식을 한 것이었다. 이번 단식의 이슈는 아니지만 그는 부정선거에도 항거하는 듯하다. 그는 대다수의 젊은이가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보고 있으며, 자신이 다니는 연세대에서도 부정선거 관련 설문조사에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작년 12월만 해도 대학생들 사이에서 자신들(자유대학)이 비주류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자신들이 주류라고 여긴다고 했다.
실제로 2030들은 반(反)이재명, 비(非)민주당이 주류다. 세태에 물들지 않고 이익에 영합하지 않을 수 있는 나이대의 청년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 역시 향후 곧 자유보수파로 정권이 바뀔 것이라 생각하지만, 문제는 역시 부정선거다. 아무리 자유보수파가 결속하고, 그 층이 두터워져도 부정선거가 자행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박준영 군도 나와 같이 그것을 심히 걱정하고 있었다.
들은 바로는, 그의 아버지는 과거 MBC 사장을 지냈으며 어머니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양친 모두 좌익이라 과거 휴가 나와 서울시장 선거를 할 때 부모님께 '오세훈 찍었다'고 했더니 분위기가 싸해졌고, 어머니께 혼났다고 했다. 이처럼 집에서는 대화가 서로 안 통해 지금은 따로 나와 산다고 했으며, 작년 1월 윤석열 대통령이 무력하게 잡혀가는 보고 자유대학을 결성했고, 이후 집회에 열중하는 통에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고 했다.
오늘 새벽 유튜브를 보니, 어제 박준영 군이 단식 중 호흡곤란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병원에 실려 갔고 더 이상 지속하면 위험하다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단식을 중단했다고 한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포함한 미래 세대가 향후 배고프고 자유 없는 미래를 맞게 될 것이 두려워 단식을 했으며, 정치가 아닌 증거와 법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을 해줄 것을 사법부에 당부하며 이를 위한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 했다고 한다. 그의 결의에 찬사를 보내며, 하루 빨리 몸이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학생들의 지원 텐트인 듯하다. 
별관 쪽에 "검사들이여, 범죄자 정치인 앞에 무릎 꿇지 말라!". "검찰청 폐지 반대한다!"는 플랜카드를 붙인 차량이 서 있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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