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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바로보기-1. 사사기에 나타난 여호와의 잔인성신 신통기(新 神統記) 2019. 8. 20. 07:08
구약성서는 언뜻 전쟁의 기록으로도 여겨질 만큼 전쟁과 전투의 기록이 풍부하다. 사사기는 특히 호전적이어서 그 1장 1절부터 싸움질을 시작하는데, 서로들 싸우고 싶어 안달이 났는지 우리 중 누가 선봉이 될깝쇼 하나님에게 물어보고, 또 저들끼리도 협력하며 침략전쟁을 시작한다. 또한 그 전황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원래 전쟁이 그렇겠지만 이상히도 이들의 전쟁은 비열해 보인다.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게다)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여쭈어 이르되, 우리 가운데 누가 먼저 올라가서 가나안 족속과 싸우리이까.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유다가 올라갈지니라. 보라, 내가 이 땅을 그의 손에 넘겨 주었노라 하시니라. 유다가 그의 형제 시므온에게 이르되, 내가 제비 뽑아 얻은 땅에 나와 함께 올라가서 가나안 족속과 싸우자. 그리하면 나도 네가 제비 뽑아 얻은 땅에 함께 가리라 하니 이에 시므온이 그와 함께 가니라.
유다가 올라가매 여호와께서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을 그들의 손에 넘겨 주시니 그들이 베섹에서 만명을 죽이고, 또 베섹에서 아도니 베섹을 만나 그와 싸워서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을 죽이니 아도니 베섹이 도망하는지라 그를 쫓아 가서 잡아 그의 엄지손가락과 엄지발가락을 자르매 아도니 베섹이 이르되 옛적에 칠십 명의 왕들이 그들의 엄지손가락과 엄지발가락이 잘리고 내 상 아래에서 먹을 것을 줍더니 하나님이 내가 행한 대로 내게 갚으심이로다 하니라. 무리가 그를 끌고 예루살렘에 이르렀더니 그가 거기서 죽었더라.
유다 자손이 예루살렘을 쳐서 점령하여 칼날로 치고 그 성을 불살랐으며, 그 후에 유다 자손이 내려가서 산지와 남방과 평지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과 싸웠고, 유다가 또 가서 헤브론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을 쳐서 세새와 아히만과 달매를 죽였더라. 헤브론의 본 이름은 기럇 아르바였더라. 거기서 나아가서 드빌의 주민들을 쳤으니 드빌의 본 이름은 기럇 세벨이라.(사사기 1:1-11)
항상 말하는 바이지만 이들 이스라엘 민족의 침략전쟁은 잔인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적들을 모조리 죽이고도 도망가는 적장 아도니 베섹을 추격해 붙잡아 엄지손가락과 엄지발가락을 자르는데, 이것이 하나님이 과거의 일에 대해 복수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아도니 베섹은 그 몸으로 예루살렘까지 끌려와 사망한다. 필시 과다출혈로 죽었으리라. 싸움의 선봉이었던 유다 자손들은 다시 예루살렘과 헤브론을 점령하고 드빌로 나아간다. 이들의 잔인함은 사사기의 끝까지 이어진다.
회중이 큰 용사 만 이천 명을 그리로 보내며 그들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가서 야베스 길르앗 주민과 부녀와 어린 아이를 칼날로 치라. 너희가 행할 일은 모든 남자 및 남자와 잔 여자를 진멸하여 바칠 것이니라 하였더라. 그들이 야베스 길르앗 주민 충에서 젊은 처녀 사백 명을 얻었으니 이는 아직 남자와 동침한 일이 없어 남자를 알지 못하는 자라. 그들을 실로 진영으로 데려오니 이 곳은 가나안 땅이더라.(사사기 21:10-12)
우리는 언뜻 이스라엘 민족을 주변 국가들에게 핍박받아 온 가련한 민족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은 앗시리아나 신 바빌로니아와 같은 강대국이 출현한 후의 일이고 그전에는 그들 역시 주변의 약소민족들을 핍박하는 점령자일 뿐이었다. 신명기를 비롯한 구약성서에 자주 등장하는 '진멸'이란 단어는 그들의 잔인성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겠는데, 그 진멸의 대상에는 언제나 남녀노소를 따로 두지 않는다. 아울러 그들 역시 약탈하고 강간한다.
어이없는 것은 그들은 이것을 '성스러운 전쟁 헤렘(Herem)'으로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의 어원은 사무엘기상(15:3)의 다음과 같은 잔인한 기록에서 연유한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아말렉이 이스라엘에게 행한 일 곧 애굽에서 나올 때에 길에서 대적한 일로 내가 그들을 벌하노니 지금 가서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와 소아와 젖 먹는 아이와 우양과 낙타와 나귀를 죽이라 하셨나이다.(사무엘기상 15:2-3)
즉 여호와는 예전 모세가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가나안으로 향할 때 아말렉인이 진로를 방해한 것(출애급기 17장)을 괘씸히 여겨 복수를 하려는 것이었는데, 이때 여호와가 한 말이 바로 '하람(haram)'이었다. 아무 것도 남기지 말고 싸그리 죽이라는 의미이다. 헤렘이란 단어는 하람의 명사형으로 바로 '진멸(destroy everything)'이란 뜻이다.
~ 하지만 이때 사울 왕은 여호와의 명령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니 아말렉 성 안의 겐(Kenites) 종족들을 피신시키고,(그들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으므로) 유용한 가축은 죽이지 않고,(여호와가 소, 양, 낙타, 나귀 등을 모두 죽이라 했음에도) 아말렉 왕과 그의 모친을 살려주어(남녀노소를 싸그리 죽이라 했음에도) 여호와의 진노를 사게 된 일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사무엘에 관한 잡담 I - 사울 왕의 안타까운 죽음')
~ 사울은 오직 그때 인정을 베풀었다는 이유로써 여호와에게 불순종한 사람이 되어 결국 여호와의 방임 속에 죽게 되고, 이후 지금까지 여호와에게 불순종한 못된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그 천편일률적인 시각인즉 정말이지 놀랍다 아니할 수 없다.(이때 사울 왕이 살려준 아말렉 왕과 그의 모친은 사무엘이 여호와가 보는 앞에서 칼로 직접 쪼개 죽였다/사무엘상 15:33/그들은 그토록 무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