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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 베드로 대성당의 오벨리스크
    신 신통기(新 神統記) 2019. 11. 12. 23:59


    앞서 말한 로마의 많은 오벨리스크 중에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오벨리스크는 특히 문제가 된다. 성 베드로 대성당이 카톨릭을 대표하는 교황좌가 있는 성당이며 바티칸의 상징과 같은 곳임에도 광장 중앙에 우뚝한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헬리오폴리스의 것을 옮겨 왔기 때문인다. 즉 태양신 라(Ra)에 헌정된 오벨리스크가 지금 그 광장 중앙에 있는 것이다.(그 두 기 중의 하나는 아직도 헬리오폴리스에 있다) 플리니우스의 '박물지'에 따르면 이 오벨리스크는 세소시데스(Sesosidis)의 아들 넨코레우스(Nencoreus)가 태양신을 위해 건립한 것인데, 그 이집트 파라오가 어느 왕조의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헬리오폴리스의 위치와 오벨리스크 


    이처럼 한 쌍이 서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그림은 룩소르 신전의 오벨리스크를 그린 것으로, 이 역시 오른쪽 것은 현지에 없다.


    파리 콩코드 광장의 룩소르 신전 오벨리스크

    약탈물이 아닌 1833년 프랑스에 선물로 보내진 것이다.

     


    바티칸 광장의 오벨리스크 


     

    17세기 교황 알렉산드로스 7세의 명을 받아 성당을 재건축하고 광장을 만들었던 건축가 로렌조 베르니니는 1568년 식스토 5세가 세운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광장을 열쇠 형상으로 조형했다.(1622년) 베드로가 천국행 키를 쥐고 천국의 문을 지키며 죽은 자의 운명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구전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천국에 들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당대의 여느 광장보다 넓은 공간을 만들었는데,(30만 명을 수용한다고 함) 그 이전 이곳에 성 베드로 성당이 만들어진 것은 로마에 전도를 온 베드로가 바로 이 장소에서 순교했다는 전승 때문이었다.



    업무과중의 베드로와 하늘나라 암표상


     

    여하튼 당시 베드로는 예수님과 같은 방법으로 죽을 수 없다 하여 십자가에 거꾸로 박혀 죽었다 하는데, 따져보자면 이 또한 구라의 냄새가 풀풀 풍긴다. 예수가 저 혼자 특별히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면 모르겠지만, 앞서 '십자가와 예수'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로마 시대의 십자가형은 가장 일반적인 처형의 방법으로서 예수 역시 그 방법으로써 처형되었을 뿐인즉, 이는 십자가 죽음을 특별히 생각한 후대인의 창작임을 알 수 있다.(전에도 말했지만 예수가 로마법에 따라 십자가에서 죽었기에 망정이지 형틀에서 죽었거나, 혹은 유대법에 따라 돌에 맞아 죽었다면 우리는 목에 형틀이나 돌이 걸린 목거리를 하고 다닐 뻔했다)



    베드로의 죽음 



    다시 말하지만 성 베드로 대성당의 오벨리스크가 특히 문제가 된다고 하는 것은 구약성서 예레미아서(43:13)의 내용, 즉 "또 애굽 땅 벧세메스의 석상들을 깨뜨리고 애굽 신들의 신당들을 불사르리라 하셨다 할지니라"고 한 문장과 정면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집트에서 이우누(Iunu), 혹은 오누(Onu)라고 불리며, '70인역 성서'에서 온(On)이라 번역된 이곳은 거대한 태양 신전으로 인해 그리스어로 헬리오폴리스(Ἡλιούπολις, 태양의 도시)가 되었던 바, '태양의 집'을 의미하는 예레미야서 속의 벧세메스(Bethshemesh) 석상은 곧 헬리오폴리스의 오벨리스크를 적시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파괴되지는 못할지언정 성 베드로 대성당의 상징물이자 해시계가 되어 사람들의 지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6개의 오벨리스크와 더불어) 이것을 단순히 미적 조형물로 치부하자면 얘기는 더이상 할 것이 없다. 하지만 성서의 내용에는 분명 어긋나는 것이리라. 그리고 이것을 댄 브라운('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의 저자) 식으로 일루미나트나 프리메이슨 조직과 연계시킬 수도 있을 것이나, 나는 그만한 재주가 없을 뿐더러(더불어 여기는 소설을 쓰는 지면이 아니기에) 솔직히 일루미나티나 프리메이슨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일천하다. 학교 다닐 때 특강으로 어떤 목사님이 초빙되어 베리칩과 프리메이슨에 대해서 자세히 들은 바가 있었지만, 그때 잠깐 사진들을 보며 섬찟했을 뿐 뇌리에 남는 건 없었다.(그만큼 설득력이 없었다는 말일 터이다)



    댄 브라운의 세번 째 팩션 '인페르노'

    원작자 댄 브라운은 단테의 신곡에서의 지옥 '인페르노'로 안내하려 하지만, 이제는 그의 무한한 상상력도 어느 정도 한계점에 이른 듯.


    '인페르노'의 스틸샷

    주인공 랭턴 교수는 세상의 인구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려는 어떤 조직과 싸운다. 


    '인페르노' gif.

    단테의 데스 마스크를 살피는 주인공들. 이번 역시 음모와 암호와의 싸움이다. 


    프리메이슨의 심볼

    석공(Mason) 길드에서 비롯된 까닭에 컴파스와 각자가 심볼이 됐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프리메이슨은 '자유로운 석공'이라는 뜻이다.


    미국 1달러 지폐 속의 눈

    섭리의 눈(Eye of Providence) 혹은 전시안(全視眼, All seeing eyes)으로 불리는 이 도안은 확실히 특이하다. 그래서 이 눈을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와 연계시키려는 사람도 있으나 태양신 숭배 사상의 잔재로 여겨진다. 일루미나티는 18세기 바이에른 공화국에서 만들어진 비밀결사로 그 의미가 '빛'을 의미하므로 광명회로 번역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자꾸 이렇게 발전한다.(뭔가 있는 것처럼)



    주변에서 프리메이슨 결사(結社)에 뭔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 나는 꼭 그 중요 회원의 한 사람이었다는(조지 워싱톤, 벤자민 프랭크린, 아브라함 링컨, 시어도어 루즈벨트 등과 더불어) 아이작 뉴턴의 일화를 거론한다. 알다시피 뉴턴은 일세의 천재로 물리학, 수학, 천문학, 경제학, 기독교 신학 등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인류의 문화 창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러한 공로로서 왕립학회 회원과 귀족 작위를 받았고 조폐국 국장으로 많은 부를 축적했다.(그는 연금술에도 일가견이 있어 위폐를 가려내는 데 선수였다고 한다) 게다가 그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으니 특별히 돈 들어갈 곳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거의 알거지로서 불행한 말년을 지내야 했다.



    아브라함 링컨과 프리메이슨의 심볼이 들어간 1 센트 코인


    아이작 뉴턴(1642-1727)의 초상



    문제는 그가 축적한 모든 돈을 주식에 투자한 데 있었다. 천재적인 두뇌를 지녔으며 수학과 경제학에 뛰어난 그였으니 적어도 손해 볼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뜻밖에도 그는 알거지가 되었다. 작전 세력에 당했던 것이었다. 이에 그는 '행성들의 움직임은 예측할 수 있어도 인간이 하는 짓은 예측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죽었다. 그래서 하는 말이거니와, 프리메이슨이 대단한 힘을 가진 조직이었다면 뉴턴이 그 작전 세력들을 응징하는 데 조직의 힘을 빌리지 않았을 리 없다. 그 양아치들을 반쯤 죽여버리고 돈을 전부 찾아왔을 터, 하지만 그는 무력하게 죽었고 여러가지로 상심했는지 병자성사도 거부했다.(그럼에도 생전의 공로로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묻혔다)


    중세 성당의 오벨리스크에 '푸코의 진자'처럼 어마어마하거나 혹은 알쏭달쏭한 음모론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니다.(물론 내 생각이다) 하지만 로마시대부터 이어 온 태양신 숭배신앙은 묻어 있는 듯하니, 그것은 아래의 카톨릭의 성물에서도 드러난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관습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고, 또 자유의 여신상이란 이름으로도 건너갔다.(그것이 로마시대 무적의 태양신 솔리 인빅투스의 변형임을 1편에서도 귀띔한 바 있다) 정통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지 모르겠으나, 그것은 종교의 융합일 뿐 적어도 음모론 같은 것은 숨어 있지 않다는 것이 그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나의 결론이다.









    이상을 좋게 이해하자면 외래 종교와 토착 신앙과의 융합 같은 것으로서, 불교로 보자면 (비록 뒤켠으로 밀려나 있지는 하지만) 산신각(山神閣)이나 칠성각(七星閣)이 사찰 내에 있는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앞에서도 선보인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역의 오벨리스크 묘지석과 프리메이슨의 비석들은 무엇일까? 이 또한 한참을 생각했었는데, 결론인즉 오벨리스크는 종교와는 무관한 당시 유행했던 묘지 형태라는 것이고, 프리메이슨의 비석은 당시의 건전한 봉사 모임이었던 프리메이슨회(Freemasonly) 소속의 선교사나 그 가족의 묘지라는 것이다.


    일례로 뉴욕 로체스터 공동묘지(Rochester Graveyard)의 오벨리스크 무덤과 벤쿠버 로스 베이 공동묘지(Ross Bay Cemetery)를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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