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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탄생에 관한 성서의 거짓 예언들 (III)신 신통기(新 神統記) 2019. 12. 15. 01:50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으리라.(미가 5:2)
신약성서 미가서에 나오는 선지자 미가의 이 예언 역시 예수 탄생을 지목한 구약의 예언으로 회자되고 있다. 적어도 미가서 5장 2절에 써 있는 위 구절만 떼어놓으면 매우 그럴 듯하다. 하지만 미가서 전체를 훑으면, 아니 미가서 5장만 들여다봐도 이 예언은 시대와 동떨어진 시의적절치 못한 예언임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여기서 말하는 베들레헴 에브라다가 예수가 태어났다는 '빵집' 베들레헴을 가리키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이상을 분석하기 전에 선지자 미가가 활동한 시대가 언제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는데, 다행히도 그는 자신의 활동시기를 출신지와 함께 밝혀놓았다.
유다의 왕들 요담과 아하스와 히스기야 시대에 모레셋 사람 미가에게 임한 여호와의 말씀 곧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에 관한 묵시라. 백성들아 너희는 들을지어다. 땅과 거기에 있는 모든 것들아 자세히 들을지어다.(미가 1:1-2)
여기서 미가가 자신의 고향이라고 언급한 모레셋은 아마도 모레셋가드(Moreshethgath), 즉 예루살렘 동쪽의 텔 엣 쥬데이데(Tel ed-Judeideh)로 짐작된다. 그리고 그의 활동 시기는 웃시아 시절에 섭정을 한 요담(BC 770-719)과 아하스(BC 725-719)와 히스기야(BC 719-690) 왕 때임을 알 수 있다.(성서학자들이 생각하는 연대는 대략 BC 737-690년 사이이다)
그런데 이 시기 팔레스타인에서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니 바로 북이스라엘 왕국(BC 722년)의 멸망이다. 사마리아를 수도로 하는 북이스라엘 왕국과 모압 왕국을 멸망시킨 앗시리아는 수순에 따라 아하스, 이스기야 왕이 다스리던 남유다 왕국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는데, 앗시리아에 대적할 힘이 없었던 유다의 왕들은 조공 외교로써 겨우 왕국의 목숨을 늘여갔다. 이에 히스기야 왕 때 이르러서는 앗시리아에 보낼 30달란트 금을 채우기 위해 성전과 왕궁 기둥에 입힌 금까지 벗겨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러한 눈물겨운 노력도 히스기야 왕 재위 14년째인 기원전 706년에 이르러서는 그나마 소용이 닿지 않게 되었다. 앗시리아 왕 산헤립이 대대적인 침입을 강행해 수도 예루살렘을 제외한 유다왕국의 전토(全土)를 점령하고 예루살렘을 옥죄어 오게 되는 바, 위의 미가서에서 말한 사마리아에 대한 묵시 이후의 상황을 기다려야 되는 판이었다. 미가는 그 절체절명의 위기 시절에 활동했던 선지자로서, 미가서 1장에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잘 묘사돼 있다.(원문 인용은 생략함)
아둘람의 주거지 흔적
예루살렘 남서쪽 26km 지점의 아둘람은 미가 시대 돈 있고 힘 있는 자들이 앗시리아의 공격을 피해 도망왔던 요새지로서 앗시리아 공격에 총동원령을 내렸던 미가가 엄중히 예언했던 곳이었다. 아둘람은 다윗의 손자 르호보암이 요새화한 이후로 난공불락을 자랑했지만 미가의 예언대로 산헤립의 공격 때 함락돼버린다.
다윗의 동굴
고증된 바는 없으나 아둘람의 이 동굴은 사무엘상 22장에 나오는 다윗의 피난처였다고 전해진다. 사해 바다가 보이는 샘 곁에 위치한다.
앞서 나는 '예수 탄생에 관한 성서의 거짓 예언들 I'에서 마태복음의 저자가 마태복음(2:16-18)에서 말한 예수 탄생에 관한 예언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가를 지적한 바 있다. 즉 마태복음의 저자가 예레미야의 예수 탄생 예언이라며 인용한 예레미야서(31:15-16)의 말은 기원전 587년과 588년 사이의 기록이며, 그중 기원전 588년은 신 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 유다왕국이 완전히 멸망하는 시기인 바, 향후 600년 후에 태어날 어떤 아이를 논할 한가한 때가 아니라는 것이었다.미가서에 나오는 베들레헴 에브라다에 관한 예언도 마찬가지이니, 당시 18만 5천 명 이상 되는 앗시리아 대군의 침공에 유다는 여자까지 전쟁에 투입돼 떼(무리)를 모아야 할 급박한 상황이었다. 이에 미가는 비록 예루살렘 변방의 작은 마을 베들레헴 에브라다라 할지라도 그중에서 미래의 지도자가 나올 수도 있고, 그자가 과거 니믈롯(창세기 10:8-12)이 다스렸던 앗시리아의 땅까지 되찾을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모두 나와 싸우라는 총궐기령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미가서 4장 마지막의 내용, 즉 딸 시온이여, 일어나서 칠지어다. 내가 네 뿔을 무쇠 같게 하며 네 굽을 놋같게 하리니 네가 여러 백성을 쳐서 깨뜨릴 것이라. 네가 그들의 탈취물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며 그들의 재물을 온 땅의 주께 돌리리라에 이어지는 미가서 5장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딸 군대여, 너는 떼를 모을지어다. 그들이 우리를 에워쌌으니 막대기로 이스라엘 재판자의 뺨을 치리로다.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 그러므로 여인이 해산하기까지 그들을 붙여 두시겠고 그 후에는 그의 형제 가운데에 남은 자가 이스라엘 자손에게로 돌아오리니,
그가 여호와의 능력과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의 위엄을 의지하고 서서 목축하니 그들이 거주할 것이라. 이제 그가 창대하여 땅 끝까지 미치리라. 이 사람은 평강이 될 것이라. 앗수르 사람이 우리 땅에 들어와서 우리 궁들을 밟을 때에는 우리가 일곱 목자와 여덟 군왕을 일으켜 그를 치리니 그들이 칼로 앗수르 땅을 황폐하게 하며 니므롯 땅 어귀를 황폐하게 하리라. 앗수르 사람이 우리 땅에 들어와서 우리 지경을 밟을 때에는 그가 우리를 그에게서 건져내리라.(미가 5:1-6)
보다시피 내용은 전쟁에의 독려에 국한될 뿐,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예수에 대한 암시 같은 것은 전혀 실려 있지 않다. 게다가 혹자는 베들레헴 에브라다와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은 다른 곳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창세기(35:19)에 의거하자면 야곱의 아내 라헬이 묻힌 라마는 곧 에브랏(=베들레헴 에브라다)인데, 그 라마는 오늘날 유다의 지경에 있지 않고 베냐민 지경에 있으며(아래 그림 참조) 또 사무엘 상(10:2)의 내용에 의하면(네가 오늘 나를 떠나가다가 베냐민 경계 셀사에 있는 라헬의 묘실 곁에서 두 사람을 만나리니) 에브랏은 베냐민 지경의 경계에 있으므로 유다 지경의 한 가운데 있는 베들레헴은 베들레헴 에브라다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12지파의 영역
하지만 창세기(48:7)에 에브랏은 곧 베들레헴이라고 명시돼 있고, 룻기(1:2)에서도 같은 구절을 찾을 수 있으며(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 그 땅에 흉년이 드니라. 유다 베들레헴에 한 사람이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 지방에 가서 거류하였는데, 그 사람의 이름은 엘리멜렉이요, 그의 아내의 이름은 나오미요, 그의 두 아들의 이름은 말론과 기룐이니 유다 베들레헴 에브랏 사람들이더라) 무엇보다 다윗이 유다 베들레헴 에브랏 사람 이새라 하는 사람의 아들이라는 사무엘상(17:12)의 구절이 베들레헴 에브라다가 베들레헴임을 말해준다.
다만 이상의 문장도 이곳이 예수가 태어났다는 베들레헴인지에 대한 확신을 담고 있지 않다. 이스라엘 민족의 가장 위대한 왕 다윗이 베들레헴 출신이라는 것! 앞서 '예수는 언제 태어났는가 III '에서 강조했듯 이것은 예수의 정통성을 뒷받침해주는 신약의 중요배경이다. 따라서 베들레헴 에브라다가 베들레헴이 되지 않아서는 사실 곤란하다. 하지만 누차에 걸쳐 말했듯 예수 탄생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신약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이야기는 서로 상치(相馳)되는 부분이 많고, 그것은 예수 탄생 장소 베들레헴에서 뚜렷한 스키드 마크를 남긴다. 무언가 사고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다음 회에서는 예수가 어디서 태어난 장소는 정말로 어디인가 하는 것을 살펴보려 한다. 한마디로 예수가 위의 베들레헴 에브라다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려 하는 것인데, 이리되면 그동안 상치됐던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내용이 어느 정도 합치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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