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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어디서 태어났는가 (II) - 나사렛 설신 신통기(新 神統記) 2019. 12. 25. 00:16
I 편에서 이어짐.
그렇다면 누가복음의 저자는 왜 없는 사실까지 지어내며 예수를 베들레헴에 끌어들였을까? 이미 수 차례 천명한대로 그의 의도는 자명하다. 그곳 베들레헴이 바로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 다윗이 태어난 곳이기 때문이었다. 누가복음의 저자는 예수가 다윗의 후예라는 사실을 꿰맞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베들레헴의 마구간은 예수가 메시아이자 다윗의 자손임을 증명하기 위한 더없이 좋은 무대장치였다.
다윗 왕처럼 출생은 미천하지만 다윗 왕에 버금갈 구세주가 바로 다윗 왕의 고향 베들레헴에서 탄생했다. 그는 다윗 왕의 직계 후손이기도 하다! 이것이 로마 통치 시대에 살던 누가복음의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예수가 이스라엘 민족이 아닌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라는 것은 후세에 확장된 개념일 뿐, 당시 누가복음의 저자에게는 그와 같은 개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태복음 저자의 의도는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우리가 고대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할 메시아의 탄생! 이었다. 이에 마태복음의 저자는 마고이(동방박사)의 설화를 끼워넣어 미가서(書) 등에 실려 있는 메시아 탄생의 예언에 예수를 꿰맞췄다.(이와 같은 신빙성 떨어지는 이야기를 믿게 하려다 보니 영아 살해와 같은 무리수를 두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요셉 부부의 이집트 피신 삽화 등을 끼워넣었던 것 같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복하는 사람들?
누차 말했지만 성서에는 이런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다. 동박박사는 마태복음에서만, 목자들은 누가복음에서만 나온다.
이상은 두 복음서 저자의 과욕에서 비롯된 것임에 분명할지니 앞서 말한대로 구약성서에 써 있는 예수 탄생의 예언들은 예수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아래 글 참조) 그러나 어찌됐든 예수는 이래저래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될 인물이 되었는데, 언급한대로 복음서 저자들의 작위성도 엿보인다.
2019/11/30 - [신 신통기(新 神統記)] - 예수 탄생에 관한 성서의 거짓 예언들 (I)
2019/12/03 - [신 신통기(新 神統記)] - 예수 탄생에 관한 성서의 거짓 예언들 (II)
2019/12/15 - [신 신통기(新 神統記)] - 예수 탄생에 관한 성서의 거짓 예언들 (III)
다시 말하거니와 두 복음서의 저자는 같은 의도로써 예수를 베들레헴에 우겨넣었지만 방법을 달리 했던 것이니, 이는 앞서 '루가가 말하는 예수 탄생의 비밀(I)'에서 말한 'Q문서 이론'*을 들이대도 이상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유사하면서도 다른 내용을 취하고 있는 형태를 설명하기 가설로, 일반적으로 두 복음서의 완성 과정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즉 복음서 중 가장 오래된 판본인 마가(Mark)복음이 Q문서와 함께 마태(Matt.)복음과 누가(Luke)복음의 원전이 되었다는 설과, Q문서만이 마태와 누가복음의 원전이라는 설이다.(Q문서의 작성 시기는 AD 50~60년 경으로 일치한다. Q라는 명칭은 독일어 Quelle·크벨레에서 나온 것으로 원천, 근원을 의미하는데 지금껏 문제의 실체가 밝혀진 바는 없다)
1. 마태복음의 저자와 누가복음의 저자는 Q문서와 마가복음서를 바탕으로 하여 각자의 복음서를 완성하는데, 각각 M자료(마태복음의 저자만이 참고한 자료)와 L자료(누가복음의 저자만이 참고한 자료)의 내용 및 그들만이 들은 구전 내용을 첨삭하였다.
2. 마태복음의 저자와 누가복음의 저자는 오직 Q문서만을 바탕으로, M자료와 L자료 혹은 그들이 들은 구전을 참고하여 완성시킨다.
아니 오히려 예수 탄생의 대목에 있어서 두 복음서의 저자가 자신만의 색깔을 입혔음이 두드러지는데,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마가복음의 저자와 요한복음의 저자는 예수의 탄생지를 어디로 보았을까 하는 점이다. 유감스럽게도 그 양반들은 탄생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다. 하지만 단초는 찾을 수 있으니, 마가복음에서 예수의 첫 등장 신은 다음과 같다.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마가복음 1:9)
예수가 갈리리 나사렛 사람임을 강조한 것인데, 이는 요한복음에서도 확인된다.
예수께서 그 당할 일을 다 아시고 나아가 이르시되,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대답하되, 나사렛 예수라 하거늘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하시니라.(요한복음 18:4-5)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는 죽을 때도 '나사렛 예수'일 뿐이지 '베들레헴 예수'가 아니다. 그래서 조쉬 게이츠(Josh Gates)와 같은 신학자는 애오라지 '예수는 나사렛에서 태어났다' 주장한다. 예수가 나사렛에서 태어났다는 역사적 성서적 근거가 없음에도 그가 그렇게 믿는 이유는 앞서 1편에서 다룬 내용과 거의 같다. 로마제국의 인구조사(Census)는 가장이 호구등록을 했을 뿐 피부양인까지 등록할 필요는 없었는데, 왜 만삭의 아내를 데리고 먼 베들레헴까지 왔느냐는 것이었다.
조쉬 게이츠가 부정하는 루트
그도 강조한 바와 같이, 또 내가 '인류사의 비극이 탄생한 예수탄생교회'에서 말한 바와 같이 지금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탄생교회는 역사적 근거가 매우 박약한 곳이다. 그곳은 단지 콘스탄티누스 어머니 헬레나가 생각한 장소일 뿐이니 그와 같이 깊숙한 동굴에 마구간이 존재했을 개연성은 매우 적다. 앞서 말했듯 당시의 마구간은 따로 위치했던 것이 아니라 생활공간과 함께 했던 바, 마태복음에서 말하는 '집'에서 태어났지 지하 동굴에서 태어났을 리 만무하다.
~ 그곳을 보러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평균 2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다는데, 아마 오늘밤에도 북새통 속에서 행해지는 성탄 예배 광경이 전세계로 중계될 것이다. 한마디로 기만이다. 덧붙이자면,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가 안치됐었다는 예루살렘 성묘교회도 헬레나가 세운 곳으로 이 역시 예수의 무덤 자리일 리 만무하다. 그 장소를 증명한 방법인즉, 지하 동굴에서 발견된 크로스된 나무에 죽은 자의 시신을 올려놓았더니 살아났다는 것인데..... ㅎㅎ
~ 이 나무가 이른바 '성십자가(True Cross)'로서, 1차 십자군이 되찾아 이슬람 살라딘 군과의 전투에 앞장 세웠지만 오히려 대패하고 십자가까지 탈취당한다.(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한번 자세히 다루겠다)
영화 'Kingdom of Haven' 속의 성십자가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예수가 태어났다는 지하 동굴 입구이다.
예루살렘 성묘교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십자가가 발견됐다는 지하 동굴 입구이다.
조쉬 게이츠와 내가 주장하는 바는 대동소이하니 사실 나도 그의 편을 들어주고 싶다. 그러면서 1편에서 말한 갈릴리 베들레헴(Bethleham of Galilee)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싶다. 예수는 웨스트뱅크의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나사렛 북서쪽 11.4km 지점에 있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노라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가 걸린다. 다름아닌 아래 마태복음의 내용이다.
갈릴리 베들레헴 안내 표지판
헤롯이 죽은 후에 주의 사자가 애굽에서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라. 아기의 목숨을 찾던 자들이 죽었느니라 하시니 요셉이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가니라. 그러나 아켈라오가 그의 아버지 헤롯을 이어 유대의 임금 됨을 듣고 거기로 가기를 무서워하더니 꿈에 지시하심을 받아 갈릴리 지방으로 떠나가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사니 이는 선지자로 하신 말씀에 나사렛 사람이라 칭하리라 하심을 이루려 함이러라.(마태복음 2:19-23)
여기서도 요셉 부부가 어디로부터 베들레헴에 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다만 베들레헴에서 이집트로 피신하고 나서 헤롯대왕 사후 갈릴리 나사렛 땅에 정착했다고 하고 있는 바, 예수가 나사렛에서 태어나지 않았음은 물론이요 갈릴리 베들레헴 설과도 충돌한다. 지금 그 마지막 퍼즐을 풀고 있는 중이다.
예수 탄생의 비밀을 맞출 세 번째 퍼즐 조각.
예수는 어디서 태어났을까?
적어도 여기에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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