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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된 치마부에의 그림미학(美學) 2019. 12. 25. 20:43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탈리아 화가 치마부에(Giovanni Cimabue, 1251?-1302)의 그림 한 점이 프랑스 국보로 지정되며 외신을 탔다. 이 치마부에의 그림은 지난 6월 프랑스의 한 농가 부엌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목판에 그려진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그림이다. 우선 화제의 그림 '조롱당하는 크리스트'(Christ Mocked )부터 감상해보자.(관계된 설명은 구스타프 클림트 때와 마찬가지로 연합뉴스 보도 내용을 옮기도록 하겠다)
'조롱당하는 크리스트'
전통의 비잔틴 화풍에서 벗어나 피렌체 회화의 양식으로 접어드는 작품이라는 데 가치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프랑스 정부가 3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된 르네상스 시대 유명 화가 치마부에의 작품 '조롱당하는 그리스도'를 국보로 지정하고 2년 6개월간 외국으로 반출할 수 없도록 했다. 프랑스 문화부는 지난 6월 시골 마을에서 발견된 치마부에의 걸작이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새 주인에게도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UPI 통신, BBC 방송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는 30개월 동안 기금을 모아 치마부에의 작품을 다시 사들이고,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 중인 치마부에의 다른 작품 '여섯 천사에 둘러싸인 성모와 아기 예수' 옆에 걸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르네상스가 싹트기 시작하던 시절 이탈리아 피렌체를 무대로 활동한 치마부에가 1280년 목판에 그린 '조롱당하는 그리스도'는 지난 6월 파리 근교 소도시 콩피에뉴에 거주하던 90대 여성의 집에서 발견됐다. 집주인은 누구의 작품인지 알지도 못하는 이 그림을 부엌에 걸어놨다가 이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를 불러 감정을 의뢰했고, 적외선 분석 결과 치마부에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지난 9월 확인됐다.
작품이 발견된 주방
리모델링한 후의 모습이다. 그림은 집주인 할머니가 낡은 주방을 손보는 과정에서 재발견되었다. 여기서는 좀 밝게 나왔는데, 위의 큰 그림이 원본에 가깝다.(여러 사진을 비교해본 결과) 주방에 걸려 있었던 관계로 그을음이 뭍어 탁하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의 빛을 본 치마부에의 작품은 다음 달 파리에서 열린 경매에서 미국에 기반을 둔 칠레 수집가들 손에 넘어갔다. 낙찰액은 2천400만유로로, 한화로 약 319억원에 달한다. 프랑스 정부는 '조롱당하는 그리스도' 작품에 현존하는 치마부에의 다른 목판 성상화 '채찍질 당하는 예수', '두 천사와 함께한 동정녀와 아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표현방식이 사용됐다고 평가했다. 예수의 수난을 담아낸 치마부에의 나머지 두 작품은 각각 미국 뉴욕 프릭컬렉션,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다. 치마부에가 목판에 그린 성상화는 10점 안팎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의 크기
경매에 나왔을 때의 사진이다. 프랑스 미술 경매에 나온 중세기 작품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가 그린 목판화도 드물지만 사실 치마부에는 그림 자체가 드물다. 다작(多作)을 기피해서가 아니라 작품에 대해 언짢은 소리를 들으면 아무리 비싼 그림이라도 곧바로 폐기해버리는 더러운 성질 때문이었다. 치마부에에 관해서는 앞서 '지오토 디 본도네의 예술 세계'에서 잠시 스쳐간 바 있다. '원근법은 스승인 치마부에가 창안했지만 지오토가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문장에서 였는데, 돈에 혈안이 됐던 제자 지오토와 달리 스승 치마부에는 자존심을 선택했던 모양이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서명을 남기지도 않았으니, 그림으로 알아보면 되지 서명이 무엇이 필요한가 하는 치마부에다운 자존심의 발로였다. 단테의 <신곡>에서 치마부에가 연옥 속의 거만한 사람 중의 하나로 묘사된 건 아마도 그같은 꼿꼿한 성정 때문이리라. 하지만 단테 또한 그의 예술성만큼은 높이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