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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시국의 목사님 속사정
    신 신통기(新 神統記) 2020. 7. 1. 02:13

     

    또 교회?…‘교인 1700명’ 서울 대형교회 코로나 집단감염( SBS CNBC 타이틀)

     

    꼬리무는 XXX교회발 코로나19 감염…'나흘 새 20명 확진'

    www.news1.kr/articles/?3979811

     

    교회 1곳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11개 시설에 접촉자 만들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301803001&code=940100#csidx7a4c03911f8e411983818ab8dfbb188

     

    XX교회 ‘3차 감염’… “증상 있는데도 예배 참석 사례”

    http://www.segye.com/newsView/20200629516811?OutUrl=daum

     

    2곳 터지자 19곳 945명 노출… 교회발 코로나 이래서 무섭다

    news.joins.com/article/23813806


     

    이상은 29~30일, 지상파와 공중파 뉴스, 그리고 신문 보도 제목을 임의로 찍어 옮긴 것이다.(내용도 첨부했다) 팩트임에도 불구하고 교회 이름을 익명처리한 건 실명을 거론하는 바람에 애써 쓴 글이 임시조치된 경험 때문이니, 이미 알려진 사실도 교회 관련자가 신고하면 임시조치되고 그것을 되살리기는 아주 힘들다. 이에 대부분의 블로거가 포스팅한 글을 포기해버리는데, 뉴스에 보도된 내용임에도 방송사나 신문사는 어찌하지 못하고 일개 블로그들에게 시비를 거는 교인들의 작태가 비겁하기 그지없지만 그들의 신고를 받아 팩트를 실은 글마저 임시조치시키는 티스토리 운영자의 태도 역시 한심하다 아니할 수 없다.

     

    본론을 말하자면 지난 6월 29~30일 사이, 교인 2천 명에 육박하는 서울 한 대형 교회의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형교회와 중소교회를 매개로 다시 발호하기 시작했다. 알다시피 이런 식으로 한번 터지면 그 다음은 일파만파로 번져나가 제압하기가 아주 힘들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여러 직업군에 다양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원천적 봉쇄를 못할 경우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이라도 철저히 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뉴스를 보니 교인들은 찬송가를 열창하며 폐쇄 공간 속으로 비말을 마구 발산시키고 있었다.

     

    앞서도 나는, 교회문을 닫지 못할 상황이라면 유일한 방역대책인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해달라고, 만일 이것을 목사님이 지키지 않는다면 그렇게 해주기를 권유하라는 간절한 부탁의 말씀을 올렸다. 물론 이 블로그의 글을 읽는 분이 제한적이라, 또 내 말을 따르리라는 보장도 없기에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었을 법하다. 하지만 이러건 저러건 간에 이처럼 교회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면 무척이나 화가 나고 힘이 빠지는 바, 어제는 내가 아는 목사님을 찾아가 직접 부탁의 말을 드렸다. 문 안 닫을 거면 제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켜달라고 사정조로 입을 열었던 것이다. 

     

    그 목사는 동문은 아니었지만 과거 말이 통하는 신학도였던지라 만나볼 동기가 부여되었다.(내가 생각하기에 그는 보기 드문 양심적인 목회자로, 명문대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하다 다시 신학대학에 들어가 목회자가 된 이력 또한 특이한 친구였다) 그런데 기세와는 다르게 오히려 그 친구의 하소연을 한참동안 들어줘야 했다. 그 친구가 처음 입에 올린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유명 목사님과 그에 관한 최근 일화였다. 민주화운동 경력으로 비신앙인에게도 잘 알려진 그 분이 얼마전 같은 교회 장로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과 그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 등을 한참 설명하던 친구가 갑자기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요즘 장로교회는 목사 한 사람이 말 한다고 듣지 않아. 장로들 파워가 센 교회는 목사들이 휘둘리기 일쑤야. 자기 돈 가지고 처음부터 제가 설립해 이끌어 간 교회는 별개겠지만 우리처럼 장로들 힘이 센 교회들은..... 특히 나처럼 초빙받아 온 경우는 더욱 힘이 없어. 절대 내 맘대로 못해. 얼마 전, 코로나 초기 때도 교회문 닫자고 했다가 난리 났어. 그럼 목사님이 교회 운영비 다 내고 우리 수입 다 채워 줄거냐고 야단이더구만."

     

    잠시 말이 없던 친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정이 이런 데 무슨 거리두기고 마스크 착용이야? 그들은 내가 더 정열적으로 기도하고, 분위기 띄워 주기를 바라고 있는데..... 젊은 목사들이 따라하도록 말야. 이런 거 못하면 무능하다는 소리 듣고 교회에서 밀려나는 수도 있어. 어쩌면 다른 목사들은 내가 그렇게 되길 바랄는지도 몰라..... 자네도 그 사람 알지? 제주도 출신 강XX 목사 말야? 그 양반도 그렇게 쫓겨난 경우잖아? 퇴직금도 못 받고 말야."

     

    그 친구는 다시 긴 한숨과 함께 이런 말을 덧붙였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요즘 불안 불안해."

     

    내가 짐짓 물었다. 물론 괄호 안의 물음은 빼고.

    "뭐가?(당신도 쫓겨날까봐?)"

     

    하지만 그 목사 친구의 대답은 의외였다.

    "하나님이 언제까지 이 교회를 지켜주실지..... 주님께서 언제 촛대를 옮겨 가실는지....."

     

    나는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한 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교회를 떠나 있는 사이, 교회의 현실을 잊고 있던 내가 문득 계면쩍어지기까지 했다. 주식회사 주주총회보다 더 가열차게 전개되던 장로(기도)모임에서의 뜨거웠던 배당 싸움을 내 어찌 잊을손가? 그런데도 목사 친구를 찾아간 건 그와 같은 과거지사가 희석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 무서운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한 사람이라도 더 지키려는 한 시민의 무모한 모험심의 발로이기도 했을 것이다. 교회가 사람들을 못 지켜주니, 아니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의 온상이기를 자처하고 있으니 아무 상관없는 일개 시민이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역시 괜한 발걸음이었다.

     

    그런데 그 목사 친구의 마지막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자기 교회도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감염이 일어날까 불안하다는 말이었을까, 아니면 이런 교회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불안하다는 뜻이었을까? 성서를 찾아보니 촛대에 관해 비유는 이러했다.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치 아니하면 내가 네게 임하여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요한계시록 2:5]

     

     

    외신도 주목한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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