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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세와 예수
    신 신통기(新 神統記) 2020. 7. 18. 07:31

     

    어느 작은 마을에서 기독교인들과 유대인들 사이에 조그만 소동이 벌어졌다.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동상을 제막하고 있을 때 마침 한 기독교인과 유대인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마침내 화가 난 유대인은 커다란 돌을 집어 상대방을 향해 던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돌이 동상에 맞아 예수의 머리가 깨지고 말았다. 유대인은 사실 그럴 의사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또 조금도 손해를 보고 싶진 않았다. 그는 손해보는 것을 절대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유대인은 도리어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저것 봐. 만일 저게 모세였다면 고개 숙여 피했을 거야."

     

     

    앞서 기독교인들과 유대인들이 왜 서로 미워하는가에 대해 오쇼 라즈니쉬의 우화를 들어 말했다.(☞ '유대교와 기독교') 위의 이야기 역시 오쇼 라즈니쉬의 농담이다. 여기서도 기독교인들과 유대인들이 싸우는데, 이 이야기도 사실 한국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다. 예수 동상의 머리를 깨뜨린 유대인이 그것이 모세였다면 왜 고개 숙여 피했을 것이라는 소리를 하는지.....

     

     

    모세상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다.

     

    모세의 머리에 뿔이 솟은 이유

    출애급기를 보면 '모세가 십계명을 받고 시나이 산에서 내려올 때 얼굴에 광채가 났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여기서 광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가 '카란(קָדַַו)이다. 그런데 이 '카란'은 '뿔을 갖다'는 뜻도 가지고 있는 바, 아마도 미켈란젤로는 후자로 해석된 라틴어 성서를 읽은 듯 보인다. 히에로니무스가 라틴어 성서 '불가타'를 내면서 모음이 없는 고대 히브리어 qrn을 qaran(뿔을 갖다)으로 해석한 탓일 게다.

     

     

    앞서도 말했거니와 유대교와 기독교는 생판 다른 종교다. 하지만 언뜻 보면 비슷하기도 하니, 기독교에서도 모세는 비중 있는 인물로 취급되며 홍해(Red sea)를 가른 인물로서 목사님의 설교에도 자주 등장하다. "뒤에서는 율 부린너가 막 쫓아 오는데 앞에는 홍해바다는 떡하니 막아섰고....." 하는 식으로 재미 있게 설교하는 원로 목사님도 계셨다. 성서 '엑소더스'의 내용을 영상화한 '십계'라는 영화에서 그랬다는 얘기다.

     

     

    이 장면이 유명했던 영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십계'라는 제목으로 상영됐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기독교도들이 모세를 들먹이는 것을 질색한다. 유대교에 있어서 모세는 교조(the founder of a religion)와 같은 인물로 숭상받는 바, 기독교에 있어서는 예수 같은 존재이다. 그는 이집트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해 가나안으로 영도한 구세주요 하나님의 율법을 인간들에게 전한 사람이다. 이런 위인이 그저 예수에 부속되는 인물로 취급되는 데 분개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약성서의 다음 대목에 있어서는 거의 광분한다.

     

    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발할까 생각지 말라. 너희를 고발하는 이가 있으니 곧 너희의 바라는 자 모세니라. 모세를 믿었더면 또 나를 믿었으리니 이는 그가 내게 대하여 기록하였음이라. 그러나 그의 글도 믿지 아니하거든 어찌 내 말을 믿겠느냐 하시니라.(요한복음 5:45-47)

     

    모세를 고자질쟁이로 만들고, 그가 자신에 대해 기록했다고 언급함으로써 마치 예수가 모세의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 만드는 이 대목에 대해 유대인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흥분한다. 모세는 3400년 전 사람이고 예수는 2000년 전 사람인데 어떻게 모세가 예수에 대해 기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의 말을 빌리자면 이 정도는 새발의 피이니, 자신은 아브라함 전에 있었을 뿐 아니라 창세 이전부터 하나님과 같이 있던 존재였다. 그와 같은 자신감 때문인지 예수는 유대인에게 금과옥조 같은 모세의 율법을 불완전한 것이라 말한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마태복음 5:17)

     

    그리고 장황할 정도로 길고 오래 모세의 율법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 방법을 가르쳤던 바, 이것이 기독교인들이 말하는 신약(New Testament)이다. 이쯤되면 유대인이 광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를 정신병자요 메시아를 사칭하는 사기꾼으로 취급하며 아예 상종조차 하려들지 않는 것이다.

     

    나아가 그들은 그런 예수를 신격화하여 삼위일체신을 만든 기독교의 논리를 억지라 여기며  삼위(三位, Trinity)는 곧 삼신(三神) 숭배 사상이자 우상이라 여기며 조롱한다. 이스라엘 민족은 오래전부터 유일신 야훼 하나님만을 믿어왔거늘 삼위일체 하나님이 웬 말이냐는 것이다.
     

    반면 기독교도들은 그와 같은 유대인들을 역대로 탄압했다. 그러면서도 양이 안 차 지금도 미워하고 있는데, 그 미움의 가장 큰 이유는 그들 유대인이 바로 예수님을 죽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까닭에 그들은 교리적으로 공존할 수 없는 것이니, 여기에 또 비슷한 교리를 가진 이슬람까지 하나님의 적자(嫡子)로의 정통성과 선명성을 들이대며 삼파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언제까지 서로 으르렁댈까? 

     

     

    비슷하면도 다른

     

    이 세 개의 종교를 만든 신들이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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