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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미어지는 믿음의 역설신 신통기(新 神統記) 2020. 7. 19. 10:24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영화가 두 편 있었다. 하나는 케빈 클라인 주연의 1992년 작 미국 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주인공이 생소한 최근의 러시아 영화인데, 거두절미하고 둘 다 재미 있다. 영화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케빈 클라인의 불륜 상대역으로 나온 여배우의 끈적거리는 노래(OST가 있으면 다시 듣고 싶은데 없는 것 같다)와 러시아 여배우의 쩌는 몸매다. 그 명품 몸매 역시 다시 보고 싶다.
굳이 종교의 계율로서 단속하지 않더라도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선은 여기까지다. 하지만 간혹 덜떨어진 놈들은 상상의 선을 넘는데,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현실적으로도 그 끝이 좋지 않다. 그래서 유대교, 정교회, 개신교, 천주교, 루터교 등 종교와 종파를 막론하고 계명으로서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고 단단히 못을 박아 놨으나 그 계명이 무색하게 선을 넘는 놈은 의외로 성직자 직업군에서 많이 발견된다.
나는 앞서도 그같은 현실을 수차에 걸쳐 통박했고 이로 인해 신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이번 경우 같은 쓰레기는 처음이다. 가슴 미어지는 그 믿음의 역설을 재삼 규명하며 신이 응징하지 않는 그 쓰레기를 만인의 이름으로 규탄하고자 한다.
미국 영화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
러시아 영화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
엊그제, 여성 신도 여러 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강간 등)로 실형을 선고받은 목사의 부인이 피해 사실을 모르는 피해자 남편에게 합의금 문제로 전화를 걸어 '2차 피해'를 유발한 사건이 보도됐다. 피해자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피해 사실이 남편에게 알리지 않도록 노력해 왔으나 가해자 목사 부인의 갸륵한(?) 정성은 다른 한 가정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피해자 여성은 목사측에 합의금을 요구한 적이 없었음에도 목사 부인은 다짜고짜 피해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금 3천만원이 너무 과하지 않느냐, 그 돈 없어도 사는 데 지장 없지 않느냐"며 합의를 종용해댔다. 그때까지 아무 것도 몰랐던 남편은 귀가한 아내에게 자초지종을 따져물었고 결국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차마 남편에게만큼은 숨기고 싶었던 내막이 고스란히 밝혀지게 되었다.
피해자 A씨는 "돈을 바라지도 않고 오직 나쁜 짓을 한 목사가 제대로 처벌받기만을 원한다"며 "피해를 본 후 기도하면서 많이 울었다. 그런데 이제 남편까지 알게 됐다.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가정의 평화가 이렇게 깨졌다"고 울먹였다고 한다.(A씨는 2016년과 2017년 교회에서 수차례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끔직한 경험을 한 피해자는 다시 '2차 피해'를 당한 것이며, 남편에게도 청천벽력을 안겨주었다.
한 시민사회단체는 목사 부인의 이 가당치 않은 행동을 '피해자 가족을 압박해 합의를 끌어내려는 수작'이라고 보고 있다는데,(가족이 시달리고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이라 판단해) 문제의 목사는 그동안 여성 신도 9명을 상습 성폭행 또는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문제의 목사가 그간 성가대 소속인 피해자의 딸에게도 몹씁질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이 일 역시 이번 사건으로 밝혀지게 되었다는데, 이는 내가 아는 그동안의 성직자 성범죄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다. 목사, 신부들의 성범죄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하도 빈도가 잦다보니 오히려 무감해지기조차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교인 모녀를 함께 성폭행했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놀라운데 더욱이 여러가지로 보호받아야 할 그 가정에 '2차 피해'의 폭탄이 떨어졌다고 하니 나 역시 그저 울고 싶을 따름이다.
A씨는 "우리 딸의 고통이 나의 죽음으로 사라질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가슴을 쳤다고 하는데, 뉴스에서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미어져왔고 또 다시 신의 존재 여부와 존재의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하나님 앞에서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교회를 떠났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동안의 생각과 달랐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말로 하나님이 존재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하여, 비록 목사의 성범죄와 목사 부인의 '2차 가해'를 막지는 못했더라도 지금 이 순간, 단 한번이라도 권능을 발휘해 고통받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남편, 그리고 그 가정의 어린 딸을 고통으로부터 지켜주고 해방시켜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하나님을 열심히 믿은 그 이유로써 지금 그 가정은 지옥이다. 모르긴 해도 세상에 그런 지옥은 또 없을 것이다. 하나님은 어떡해든 그들을 지옥에서 구해내야만 한다.(※ 이상 사건 내역은 '연합뉴스'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십년 간 여신도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목사가 운영했던 전북의 한 교회. 이 목사는 교회에서도 성폭행을 했다.(사진과 글/조선일보)
얼마 전에는 진짜 더러운 소식도 들어야 했다.(아이고, 그러고도 다니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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