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서비어런스 화성 착륙과 아폴로 우주선 달착륙 비교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1. 3. 15. 05:15
1975년 8월 20일과 9월 9일, 바이킹 1호와 2호가 화성의 생명체를 찾는 임무를 띠고 지구를 출발했다. 바이킹 호는 1976년 7월 20일과 9월 3일, 각각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그렇지만.....
..... 이렇듯 화성은 대기의 질이 최악인 데다 액체 상태의 물을 발견할 수 없는 등, 생명체가 살기에는 접합치 않은 행성이라는 것이 바이킹 호의 최종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탐사선은 계속 발사됐다. 한마디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수천 억을 들인 각국의 화성 탐사선 가운데는 발사에 실패하거나 발사 직후 폭발, 발사 후의 추락과 실종, 심지어 화성 표면과 충돌하여 산화한 것들도 부지기수였던 바, 일괄해 '화성의 저주'로 불리기도 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1996년 12월 4일, 이번에는 패스파인더 호가 발사되었다. 탐사선은 모선 ‘프로브’와 탐사로봇 ‘소저너’로 나뉘어 있었다. 프로브는 착륙지점에 정착해 소저너를 풀어준 뒤 대기를 분석, 자료들을 지구에 전송하는 임무를 맡았으며, 노예 폐지론자 소저너 트루스(Sojourner Truth)의 이름을 딴 소저너는 화성 표면의 지질 탐사활동 임무를 맡았다.(소저너는 재미 과학자 박영호 박사의 주도 하에 제작된 탐사 로봇으로 주목을 받았다)
패스파인더 호는 1997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화성에 도착, 프로브와 소저너를 화성 표면에 내려놓았다. 사상 처음으로 화성 땅을 밟은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소저너는 화성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그 사진 중에 생명체로 여겨질 만하거나 그 흔적들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여전히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화성은 여전히 매력적인 별이었고, 더욱이 소저너가 보내온 자료 중에서는 물의 흔적에 관한 것도 있었던 바, 2007년 8월 4일 피닉스 호가 발사되었다.(피닉스 호는 2008년 5월 26일 화성에 착륙했다)
그리고 2010년,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1971년 구 소련이 발사한 마스 3호에서 보내온 자료와 2008년 피닉스 호가 보낸 사진 자료를 종합 분석해 마침내 화성에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그 증거 사진인 맨 아래 (강물의) 델타 사진은 과거 화성에 강과 바다가 있었음을 한 눈으로도 짐작케 해준다. 로웰이 말한 운하는 아닐지라도 해협은 있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이상은 2018년 4월 30일에 쓴 '퍼시벌 로웰과 화성의 운하'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그러면서 화성에 물이 있거나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그중 베스트로 2008년 피닉스 호가 보내온 아래의 사진을 첨부했다. 위 발췌문의 내용 그대로 과거 화성에 강과 바다가 있었음을 말해주는 장소였는데, 그동안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고대 삼각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올해 2월 19일 NASA의 새로운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바로 그곳에 착륙했다. 나로서는 감격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좀 더 알아보니 그동안 정보와 관심이 없어서 일 뿐, '예제로 크레이터'는 퍼서비어런스 호 표면 탐사 로보의 유력한 착륙지로 꾸준히 거론돼 왔으며, 2018년 1월 이미 결정 난 장소였다. NASA 과학자들이 4년간 60여곳의 착륙 후보지를 놓고 논의한 결과였다고 한다. 그들이 이곳을 선정한 이유는 물어보나 마나 과거 예제로 크레이터에 물이 있었으라 믿는 까닭일 것이다. 즉 NASA의 과학자들은 약 35억~39억 년 전 예제로 크레이터에 여러 강과 연결된 500m 깊이의 호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바, 그 장소를 클로즈업하면 다음과 같다.
퍼서비어런스는 NASA의 화성 탐사 로켓이자 이동형 탐사 로봇(로버)의 이름이기도 하다. 작년 7월 30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를 출발한 퍼서비어런스는 이후 7개월 동안 4억7000만㎞ 날아 2월 19일 오전 5시 55분(한국 시각) 화성 북반구의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했다. 소저너(1997년), 스피릿·오퍼튜니티(2004년), 큐리오시티(2012년), 인사이트(2018년)에 이어 여섯 번째로 화성 땅을 밟은 착륙선이었다.
NASA는 그 착륙 광경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착륙 견인선인 스카이크레인에서 촬영된 로보와 견인선의 제트 분사에 일으켜진 흙먼지 바람이 생생했는데, NASA는 어제(13일) 퍼서비어런스 호가 화성 땅에 착륙할 당시의 모습을 담은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마치 퍼서비어런스에 탑승해 실제로 화성 땅에 착륙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앞서 보내온 화성의 바람소리와 함께 또 한 번의 감동을 선사했다.(이상의 장면과 소리는 뉴스로 제공됐고 인터넷에서는 NASA에서 편집한 보다 리얼한 동영상을 접할 수 있다. https://bit.ly/2ZDGP4r)
앞으로의 퍼서비어런스의 활약은 당연히 기대된다. 그런데 이번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 장면을 보면서 문득 1969년 미국의 달 탐사선인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광경이 떠올랐다. 그때의 감격이 상기된 것이 아니라 앞서 '달착륙 음모론 중 해결되지 않은 단순한 의문 하나'에 이은 또 다른 단순한 의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그것을 짧게 피력해보기로 하겠다.
아폴로 11호 우주선의 달 착륙선인 이글 호는 위와 같은 역추진 방식으로 달착륙을 시도하여 성공했다. 이때 이글 호의 엔진 분사압력은 4,540kg이었다고 한다. 이글 호의 무게를 안전하게 버틸 수 있는 힘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착륙 지점의 땅은 당연히 교란되어야 한다. 바닥이 분사 열기로 그을리거나, 분사 압력에 주변의 흙이 파이거나 흩어지거나 해야 한다는 얘기다. 달 표면의 물리적 환경은 잘 모르겠지만, 착륙 이후 우주인들이 만들고 다닌 선명한 발자국을 보면 일대의 흙이 무른 것이 확실한 까닭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착륙선 주변의 땅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 바, 그것은 주위에 찍힌 발자국과 완연하게 비교된다. 게다가 아웃트리거 주위의 흙 역시 착륙선의 엄청난 무게에도 전혀 눌리지 않았으며(마치 달 표면 위에서 조립되었거나 살짝 옳겨다 놓은 듯) 아웃트리거도 흙 하나 안 묻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 동일한 역추진 방식으로 착륙한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2018년)와의 비교
연관 글: '달착륙 음모론 중 해결되지 않은 단순한 의문 하나'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퍼문과 창어 4호 (0) 2021.05.03 지구 뒤편으로 사라진 마이클 콜린스 & 인저뉴어티의 비행 (0) 2021.04.30 생명체 탄생의 기원을 밝혀줄 탄소질 콘드라이트 운석 (0) 2021.03.12 퇴보하는 우리의 천문과학 - 앙부일구에 얽힌 일화 (1) 2020.12.26 다시 주목해 본 슈메이커-레비 혜성 목성 충돌 사건 (0) 202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