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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니티 & 북핵 기폭장치 비교 및 방사능의 심각성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1. 4. 13. 02:46

     

    앞서 말한 트리니티 실험에 사용된 핵폭탄에는 '가젯'(Gadget, 간단한 기계장치)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허! 그것이 '간단한 기계장치'라니....?) 이는 필시 기밀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명명이었겠지만 이 가젯이야 말로 정밀을 요하는 원자폭탄의 기폭장치였다.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했다 해서 곧바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쉽게 말하자면 이 핵물질은 일반폭탄의 화약에 불과하다. 

     

    원자폭탄의 핵심기술은 주변의 화약을 정확한 타이밍에 터뜨리는 기폭장치로서, 플루토늄 핵폭탄의 경우는 주변을 둘러싼 재래식 폭약들이 아주 정확한 타이밍에 동시에 폭발하여 그 압력으로 중앙의 플루토늄을 강하게 압축시켜야 연쇄반응이 일어나 대폭발이 가능하게 된다.(중성자가 U-235와 반응하여 핵을 분열시키고, 다시 거기에서 나온 중성자가 다음 핵을 붕괴시키는 형식이다)  

     

     

    1945년 트리니티 실험에 이용된 가젯
    트리니티 실험이 실시된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 공군기지의 30m 철탑
    끌어올려지는 가젯
    1945년 7월 16일 오전 5시 29분 45초,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남쪽 139km 지점의 앨라모고도 공군기지에서 최초의 원자폭탄이 폭발했다.
    바닥 철심만 남은 제로 그라운드에서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왼쪽)와 맨해튼 계획의 총책임자 레슬리 그로브스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철탑이 있던 그라운드 제로는
    지금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지만
    핵실험 2달 후 이곳에 모였던 사람들은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입었다. 이 원자폭탄을 개발한 오펜하이머(가운데 양복 입은 사람) 역시 후두암으로 죽었는데 바로 이 사진이 사인(死因)으로 지목됐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는 사실은 북한 역시 플루토늄 폭탄을 지향한다는 뜻이다.(북한은 우라늄 매장량이 세계 1위인 나라이다) 북한이 플루토늄 폭탄에 목을 거는 이유는 그것이 최대의 효율을 지닌 폭탄이라는 것 외에(플루토늄 폭탄은 우라늄 폭탄보다 더 많은 중성자를 방출함으로써 피해를 극대화시킨다) 그래야 미국과 맞짱 뜰 수 있다는 야무진 사연이 존재한다. 핵폭탄을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하여 날려 보내기 위해서는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그것이 플루토늄 쪽이 훨씬 유리한 까닭이다.  

     

    그와 같은 북한이 2016년​ 3월 9일 KN-08(대륙간탄도미사일)의 탄두에 들어가는 지름 60~70㎝ 정도의 큰 골프공 형태의 '내폭형 기폭장치'를 공개했다. 물론 이것이 기폭장치라는 것은 추정이다. 핵보유국 어느 나라도 기폭장치를 공개한 적이 없기에 (1945년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팻 맨'과 같은 기폭장치 형태를 지닌) '가젯'과 유사한 그것을 북핵의 기폭장치로 추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소폭탄의 기폭장치는 길쭉한 형태이기 때문에 원구형은 원자폭탄의 것이라고 판명했는데, 다만 그것이 실물인지 모형인지는 판별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쪽이 됐든 표면에 부착된 70여 개로 추정되는 고폭렌즈는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서 말했듯 플루토늄 핵폭탄의 경우는 주변을 둘러싼 재래식 폭약들이 아주 정확한 타이밍에 동시에 폭발하여 그 압력으로 중앙의 플루토늄을 균일하고 강하게 압축시켜야 연쇄반응이 일어나 대폭발이 가능하게 되는데, 이때 필요한 고온·고압을 얻어내기 위해 렌즈 형태로 제작된다는 것이다. 

     

     

    2016년​ 3월 9일 북한이 공개한 기폭장치 추정 물체

     

    그와 같은 (고폭약을 넣은) 고폭렌즈는 기폭장치 제작에 있어서의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고폭렌즈는 32개를 가졌던 위의 가젯에서부터 40, 60, 72, 92개 고폭렌즈로 발전했는데 렌즈 개수가 많아질수록 핵폭탄은 더 정교해지고 고성능이 됐다는 뜻이다. 국내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원구형 물체가 실물인지는 모르겠지만 표면에 반짝이는 동그란 고폭렌즈가 70여 개가 넘는 것을 보면 상당히 정교한 기폭장치"라고 말했다.

     

    북한은 1980년대 후반부터 평양시 용덕동에서 실시한 120~140여 회에 이르는 고폭실험의 상당 부분을 고폭약을 넣은 고폭렌즈 폭발 테스트에 할애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최근 고폭실험을 진행하지 않은 것은 고폭렌즈 성능을 이미 검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고폭렌즈 폭발시험은 핵폭탄 소형화 기술을 측정할 수 있다고 하는 바, 실험에 따른 지상의 폭발구멍이 작아질수록 고폭렌즈에 넣는 고폭약도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핵폭탄의 부피도 줄기 때문이다.(반대로 폭발구 크기가 크다는 것은 고폭약의 양이 많다는 것이고 따라서 핵폭탄도 크고 무겁다는 의미이다)

     

     

    북 고폭실험장 폭발구 크기 변화

     

    고폭실험장의 폭발구 크기 변화로 볼 때 북한은 핵폭탄 소형화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다만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한미 국방부의 분석이다. 북한은 2003년부터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에서 70여 차례의 핵 고폭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고, 2006년부터는 함경북도 길주군 만탑산의 풍계리에서 1∼6차의 핵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8년부터 철거를 시작해 지금은 다시 주민들이 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갱도를 파고 핵실험을 했다지만 과연 괜찮을지 모르겠다. 

     

     

    2018년 5월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현장 사진

     

    미국이 1951년부터 1992년까지 지하 핵실험 828회 등, 약 1천 회의 핵실험을 진행한 네바다 핵실험장은 지금껏 출입 제한 구역으로 묶여 있다.(서울 면적의 5배 크기) 이는 방사능의 위험을 뒤늦게나마 인지한 까닭이니, 앞서도 소개한 아래  무비에 이어 실제로 대두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는 방사능이 인류에게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가를 증명해주었다. 참고로 방사능의 반감기는 20년 정도로 알려졌으나 네바다 핵실험장의 봉인이 아직 해제되지 않은 것을 보면 실제적으로는 그보다 더 긴 듯하다. 

     

    아래 영화는 1956년 헐리우드에서 제작한 '정복자'(The Conqueror)란 영화다. 당대 최고의 배우인 죤 웨인과 수전 헤이워드가 출연해 주인공인 칭기즈 칸과 타타르 공주 역할을 맡았으며 촬영은 네바다 주의 광야에서 이루어졌다. 그곳이 몽골 고원과 유사한 환경으로 여겨져 로케이션 된 것이다. 문제는 그 로케 장소가 핵무기 실험장인 네바다 주 Operation Upshot–Knothole과 멀지 않은 곳(200km)이라는 것으로, 이 영화에 나왔던 엑스트라를 포함한 출연진 91명과 스텝 26명이 암으로 사망했다.(영화 관련자의 95%) 

     

     

    '정복자'의 한 장면. 국내에서는 '징기스칸'이란 이름으로 상영됐다.(어릴 적 이 영화를 보면서 칭기즈 칸은 동양 사람인데 왜 서양인이 나오나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 죤 웨인과 수전 헤이워드가 암으로 죽었음은 물론이고, 감독이었던 딕 파웰 역시 역시 암으로 사망했다. 특히 죤 웨인은 촬영 직후에 걸린 폐암으로 왼쪽 폐를 절제했으나 이어 심장 판막과 대장에 연속적으로 암이 발생, 결국 사망하고 말았는데,(1979년) 그래도 그는 건강체였던 듯 오래 생존한 편이고, 수전 헤이워드는 유방암, 피부암, 자궁암, 뇌암을 한꺼번에 얻어 1975년에 사망했다. 1963년 사망한 딕 파웰의 사인은 림프샘 암과 폐암이었다. 

     

     

    애연가였던 죤 웨인은 자신이 폐암에 걸린 것이 흡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1958년 '나는 살고 싶다!'( I Want to Live!)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수전 헤이워드였으나.....
    그보다 더욱 안타까운 죽음은 이 영화에 동원됐던 수많은 엑스트라였다. 영화 제작자들은 몽골고원과 유사한 분위기의 네바다 주 '스노 케이언'을 로케했고, 몽골인과 닮았다는 이유로 네바다 주 시브위트족 인디안들을 엑스트라로서 무더기로 고용했다.
    그런데 이때는 네바다주 Operation Upshot–Knothole에서 핵실험이 빈번했고 그중 1956년 핵실험 때의 풍향이 '스노 케이언'을 향했다. 까닭에 이 영화에 출현했던 수많은 인디안들은 방사능 낙진을 뒤집어쓰게 되었고 결국은 그들 대부분이 그 영향으로 죽음에 이르렀다.

     

    * 이제부터 매우 충격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열람주의!

    1953년  네바다 핵실험 장면
    카자흐스탄의 세미팔라틴스크 (Semipalatinsk) 마을은 위의 네바다 주, 그리고 앞에서 말한 비키니 섬이 속한 마샬 군도와 더불어 세계 3대 핵실험 장소였다. 구소련은 이곳에서 1949년부터 1990년까지 456 차례나 핵폭탄을 터뜨렸고 그로 인해 위와 같은 차간 호수(Lake Chagan)가 생겨났다.
    지금은 카자흐스탄 공화국의 쿠르차토프에 속한 이 호수 일대의 방사능량은 아직도 위험수준으로, 이와 같은  방사능의 피해는 동쪽으로 150Km 떨어진 세메이 시까지 미쳤다. 그리하여 일대에서는 50만 명이 방사능으로 인해 사망했으며 아래와 같은 아이들이 태어났다.

    ※ 사진 삭제

    아이들의 대부분은 죽었거나 혹은 이렇게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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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스페르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