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
태공망 여상이 이르기를.....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1. 8. 28. 20:03
태공망(太公望) 여상이란 인물이 귀에 설을지는 모르나 강태공은 누구나 알고 있다. 태공망 여상이 곧 강태공이다. 강은 성이요 태공은 별명으로 보아도 무방한데, 그가 젊은 시절, 낚시를 하며 때를 기다렸다는 고사에서 낚시꾼의 대명사처럼 쓰이게 된 것이다. 여상의 사상이나 낚시 등에 얽힌 일화에 대해서는 앞서 아래의 글들에서 익히 설명한 바 있다. 강태공과 그의 아내 젊은 시절, 주변에서 장가를 잘 갔다는 친구들이 더러 있었다. 다른 친구들이 그 부인의 품성 같은 것을 알 리 없을 터, 장가를 잘 갔다 함은 처가에 돈 푼이나 있다는 뜻일 게다. 오랫동안 안 나 kibaek.tistory.com 태공망 여상과 육도삼략(六韜三略) 태공망이라는 호칭의 유래에 관해서는 앞서 '강태공과 그의 아내'에서 설명한 바 있..
-
털사에서 온 한국 소녀 알렉사의 '이즈 잇 온'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1. 6. 12. 10:02
지난 3월 미국 출신의 K팝 가수 알렉사(AleXa. 한국명: 김세리)가 미국 대형 에이전시와 계약하고 미국 진출에 나선다고 알려졌다. 계약을 맺은 에이전시는 '아이씨엠(ICM) 파트너스'로 미국 LA에 본사를 두고 뉴욕·런던 등지에 지사가 있는 대형 미디어 에이전시라고 하는데, 알렉사의 독특한 콘셉트와 뛰어난 실력이 미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이씨엠은 알렉사의 가수 활동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 영화, 드라마 등에서도 활약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는 바, 또 한 명의 월드 스타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알렉사는 2018년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48'에 출연하며 처음 얼굴을 알렸는데, 이후 방탄소년단, 엑소 등의 뮤비를 제작한 콘텐츠 제작업체 지비레이블에 소..
-
공수래공수거, 인생은 결국 나그넷길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1. 1. 3. 22:26
한 남자가 도량이 깊기로 소문난 수도승을 방문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도승의 방은 너무나 작고 초라했다. 가구라고는 덩그러니 놓인 앉은뱅이 책상 하나가 전부였다. 남자는 수도승에게 인사를 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가구는 전부 어디에 있습니까?" 수도승이 그에게 되물었다. "당신의 가구도 여기에 없지 않소?" 남자가 어이 없다는 듯 대답했다."저야 이곳에 잠시 다니러 온 나그네가 아닙니까?" 그러자 수도승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도 이 세상에 잠시 다니러 온 나그네라오." 길상사 진영각의 법정스님 의자무소유를 강조하던 그가 남긴 것은 정말로 이것이 거의 유일하다. 서울 길상사는 스님의 책 '무소유'에 감명받은 대원각이라는 요정 주인(법명 길상화)이 요정 건물을 시주해 만들어진 절이다.(사진: 단비뉴스..
-
슐레이만 대제가 경험한 우문현답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0. 9. 27. 20:13
오스만제국의 슐레이만 1세(Süleyman I, 재위 1520-1566년)는 1526년 모하시 전투에서 러요시 2세가 이끄는 헝가리 군대를 궤멸시키고 신성로마제국의 수도 빈을 향해 진격하였다. 만일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군대마저 깨진다면 적어도 동부 유럽은 완전히 이슬람화될 터인데, 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슐레이만 1세는 의외로 합스부르크 왕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1529, 1532의 양년) 완강한 저항의 유럽 제국을 도모하기보다 동쪽의 페르시아를 공략해 자국의 영토를 넓힐 요량이었다. 1533년 슐레이만 1세는 페르시아 원정에서도 승리하여 바그다드를 함락시키고 이라크와 아르메니아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아덴과 예멘에 군대를 파견해 아라비아 반도 남부까지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이어 그는 1538..
-
안대회 교수의 미치광이 나라 이야기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0. 7. 6. 21:07
옛날 어떤 나라에 미치광이 샘이란 이름의 우물이 있었다. 그 우물물을 마신 사람들 중에서 미치지 않은 자가 없었다. 오로지 임금만이 다른 우물을 파서 마셨기에 홀로 미치지 않았다. 그러자 그 나라 사람들이 되레 임금이 미쳤다며 모두들 임금을 붙잡고 병을 고치려 하였다. 뜸을 뜨고 침을 놓고 약을 들이대자 고통을 견디지 못한 임금은 미치광이 샘으로 달려가 물을 떠 마시고 함께 미쳐버렸다. 그러자 나라 사람들이 왁자하게 모두 좋아하였다. 중국 역사책 에 등장하는 미치광이 나라, 광국(狂國)의 사연이다. 미치광이 나라에서는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미치광이다. 모두들 제정신을 놓아갈 때 저 혼자서 정신을 차리고 있다면 따돌림과 질시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미치광이 나라의 임금은 세상에 동화되는 길을 선택하..
-
미우라 아야코와 '빙점(氷点)'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0. 7. 5. 06:49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 1922-1999)는 일본인으로서는 보기 드문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일본인 기독교도가 독실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드문 일본인 기독교도이며(앞서도 말했지만 일본의 기독교인 인구는 1%도 채 되지 않는다) 아울러 독실하다는 뜻이다. 나는 과거 명색이 신학도였음에도 신·구약이 합쳐서 66권이며 그걸 간단하게 외우는 방법이 3x9=27이라는 것을 미우라 아야코에게 배웠다. 구약성서가 39권이고 신약성서가 27권이니 이를 합하면 66권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크리스천이 된 건 아마도 마에카와 쇼라는 기독교인 친구 때문일 텐데 의학도였던 그가 폐결핵과 골수염을 앓고 있던 아야코에게 의학적 조언과 함께 신앙심을 함께 건넨 듯싶다. 그녀는 예수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였으니 당시 난치병을 앓고 있..
-
파인애플을 한 번밖에 받지 못한 친구그리 멀지 않은 옛날의 우화 2020. 7. 4. 22:00
오랫동안 실업자로 있던 A라는 사람이 파인애플 농장에 취직이 돼 그 농장이 있는 섬에 가게 되었다. 농장 일은 힘들었지만 그나마 어렵게 얻은 일자리이기에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렇게 1년 같은 한 달이 지나고 급료를 받았다. A는 그 소중한 급료의 일부로 파인애플을 샀다. 실업자 시절 유야무야 신세졌던 친구들에게 보내줄 선물이었다. 몇 명의 친구에게 파인애플 선물을 한 A는 하루종일 마음이 뿌듯했다. 그리고는 곧 도착할 친구들의 전화를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아이고. 뭘, 이런 걸 다 보냈어?" "뭐, 그냥 생각나서." "고생해서 번 돈일 텐데..... 아무튼 고맙다. 정말 맛있게 먹었어." "고맙긴 뭐? 그동안 내가 신세진 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아닌 게 아니라 A는 대부분 이런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