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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협궤열차 추억 여행 I한국의 근대가 시작된 그곳 인천 2023. 6. 18. 19:28
오늘 말하려는 수인선은 수원~인천간을 왕복하던 열차로 1937년 첫 운행 이래 1995년까지 약 50년을 달리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열차이다. 구 수인선은 열차의 폭이 좁은 이른바 협궤열차로서 '꼬마열차'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았다. 당시 수인선은 수원~여주간의 수려선과 더불어 국내 유이(有二)의 협궤열차였으며, 일찍 폐선된 수려선과 달리 지난 50년간 꾸준히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물자와 사람을 실어 나르는 동안 지역민의 애환과 추억과 사랑이 유난하였으나 지금 과거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내 기억으로는) 인천 수인선 종착역 근방의 선로는 지난 2016년까지도 존재했으나 현재는 전부 철거되었다.
협궤열차는 양 선로의 궤간(軌間)이 좁다는 뜻이다. 협궤열차의 궤간은 762mm로 표준궤간인 1435mm의 반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표준궤간보다 좁은 철도는 협궤(狹軌), 그보다 넓은 철도는 광궤(廣軌)라고 부르지만, 사실 표준이라는 것도 국제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제 각각 철도를 개발해온 유럽은 협궤, 표준궤, 광궤가 혼재되어 있다. 이를 테면 영국은 1435mm의 표준궤를 쓰지만, 스페인은 1,668mm의 광궤이다. 나라 안에서도 지리적 특성에 따라 다르기도 하니, 동토가 많아 협궤를 많이 쓰는 러시아의 경우에도 시베리아횡단철도만큼은 1520mm의 광궤를 채택해 쾌적함에 우선권을 두었다.
궤간의 넓이가협궤 ← 1435mm → 광궤흔히 일본의 철도는 (신간센을 제외하고는) 우리의 수인선과 같은 협궤열차로 인식된다. 하지만 같은 협궤라 해도 수인선과 같은 762mm은 아니고 1067mm 협궤가 대종을 이룬다. 철도를 처음 건설할 당시 신속·저렴한 쪽을 선택해 협궤를 썼기 때문인데, 한편으로는 수송력이 뛰어난 광궤철도의 우수성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결과였다. (<일본 동양경제신문>)
일본은 1872년 10월 14일 신바시~요코하마를 잇는 도카이도선이 최초로 개통되었으나 영국 기술자들이 영국 식민지에 부설한 철도 기준에 따라 협궤로 건설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이 일은 지금껏 일본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참고로 일본에서도 수인선과 같은 762mm 협궤열차가 운행되는 곳이 있는데,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京仁線)은 일본인에 의해 가설되었음에도 표준궤이다. 경인선은 1889년 주미공사였던 이하영이 귀국하며 소개한 미국의 대륙횡단철도를 모델로 하여 건설됐고, 미국인 모스(James R. Morse)에 의해 착공되었기 때문이다. 모스는 1897년 3월 22일 오전 9시 인천 우각현(牛角峴, 지금의 도원역)에서 기공식을 갖고 공사에 들어갔으나 중도에 일본에 건설권을 팔아먹고 제 나라로 갔다. 아무튼 이후 우리나라 철도는 표준궤를 사용하게 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말하자면, 수인선은 총 연장 52㎞로 경기 남부에서 생산되는 쌀과, 경기만 소래·남동·군자 등의 염전에서 생산되는 양질(良質)의 소금을 반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1935년 9월 23일에 착공하여 1937년 8월 6일 완공하였다. 건설 주체는 조선경동철도주식회사의 사설철도(私設鐵道)였다. 수인선은 경기 내륙 지방에서 생산되는 미곡의 수송 목적으로 건설된 수원∼여주 간의 수려선(水驪線)과 연계되어 경기 지방의 미곡을 인천항까지 수송하는 역할을 하였다.하지만 광복 이후 미곡 수송의 의미는 거의 사라진 데다, 1970년대 이후 염전지대의 개발로 물량이 확대되고 교통시설이 확충됨에 따라 수인선의 수송 기능과 여객 운송 기능은 크게 감축되었다. 이에 경제성이 낮아진 수려선의 폐선 논의가 있었고, 수인선은 종착역이었던 남인천역이 폐쇄되고 송도가 종착역이 되었다.(1973년 11월)
수려선은 1972년 결국 폐선되었다. 수인선 역시 역할이 줄었으니, 1977년부터는 화물 운송이 중단되고 여객 운송 기능만을 담당하다 운행 횟수가 1983년부터는 1일 3회로 줄었고, 1995년 12월 31일부로 영업을 중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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