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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습한 기운이 감도는 철원 사요리 수도국터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3. 10. 11. 20:19

     

    강원도 철원군 사요리에 있는 수도국 터는 1936년 일제가 철원읍 주민들의 식수공급을 위해 율이리 안양골에 취수장을 설치하고 그 물을 사요리 정수장으로 끌어들여 공급했던 곳이다. 이 시설은 앞서 말했던, 인천시민의 급수를 위해 서울 노량진 취수장의 물을 끌어들여 공급한 송현동 배수지 시설과 거의 같은 기능을 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 '인천에 수돗물을 공급했던 송현배수지 제수변실')

     
     

    인천 송현배수지 제수변실

     

    철원군의 급수시설은 원주나 강릉보다도 앞섰던 강원도 최초의 급수시설로서, 1일 급수량은 1,500㎥이었으며, 철원읍내 500여 가구, 2500여 명이 혜택을 받았다. 이 시설물은 희귀하기도 할 뿐더러 보존상태도 좋아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급수탑(3기) 저수조(3기), 관리소(1기) 등의 시설물이 일습으로 남아 있으며, 이에 2005년 4월 15일 국가등록문화재(제160호)로 지정되었다. 
     
     

    급수탑
    저수조
    근대문화유산 동판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이 시설물들은 예전에는 이곳에서도 보기 힘들었으니 몇 번의 검문을 받고서야 현장에 이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는 위 사진처럼 시설물에 펜스가 설치되지 않았고 사방으로 풀이 무성했는데, 지금은 여러가지로 단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로테스크하고 음습한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오늘은 청명한 날의 한낮에 보았음에도 역시 그러하다. 
     
    이것은 필시 선입견일 게다. 즉, 한국전쟁 시 빨갱이들이 노동당사와 내무서 등에 감금되어 있던 약 300명의 반공인사들을 1950년 10월 국군 북진시 이곳으로 끌고와 물탱크 속에 수장시키거나 총살하고 도주했던 역사의 비극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게다. 그럼에도 철원군 철원읍 사요리 409번지 외 2필지에 존재하는 급수시설 주변에서 느껴지는 스산함은 누가 와도 같은 기분일 것 같다.  특히 여전히 물이 고여 있는, 그리고 밖에서 보기보다 훨씬 넓은 지하 저수조에서 공명되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는 기괴함을 넘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위 3기의 급수탑은 각각 다른 것이다.
    3기의 저수조 / 지하는 생각보다 훨씬 넓다.
    지하 저수 시설 /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그 공명이 상당히 공포스럽다.
    종합 관리소로 여겨지는 시설물
    괸리소에서 내려 찍은 사진
    위 급수탑을 올려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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