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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2023 A3 혜성과 핼리혜성 & 토성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4. 10. 5. 00:40

     

    무려 8만 년 만에 지구를 찾아온 혜성 C/2023 A3가 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일점을 지났다는데 관측이 힘들다. 잘 알려진 대로 혜성은 얼음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어 태양에 가깝게 접근하면 얼음이 녹으며 녹색빛 등의 아름다운 꼬리를 남기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열광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보았다는 사람도 뉴스도 드물다. 최근에 올라온 사진 중에서는 아래의 것이 최고인 듯하지만 그나마 남반구에서 촬영된 것이다. 아무래도 북반구에서의 관측은 튼 것 같다. 

     

     

    9일 전 뉴질랜드에서 관측된 혜성 C/2023 A3


    2020년 7월 보일락말락했던 니오와이즈 혜성처럼, 2023년 2월 그저 변죽만 울리며 사라졌던 C/2022 E3 혜성처럼 이번의 대혜성 C/2023 A3도 고가의 관측기기를 갖춘 전문가 외에는 거의 구경하기 힘들 듯하다. 사실 C/2023 A3은 뉴스를 탈 때부터 근일점에서의 밝기가
    5등급 정도일 것이라 해서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혜성의 등급은 숫자가 적을수록 밝으며 6등급은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최저 등급이다)

     

     

    2020년 7월 서울에서 촬영된 니오와이즈 혜성
    2023년 2월 로마에서 촬영된 C/2022 E3

     

    까닭에 앞으로 기대 가능한 혜성은 76년 주기의 저 유명한 핼리혜성(공식 명칭 1P/Halley)뿐일 것 같다. 핼리혜성은 작년말 반환점을 돌아 지구를 향해 달려오는 중이다. (작년 12월 9일 천문학자들은 유럽남부천문대의 거대망원경을 통해 42억km 거리에서 지구를 향해 오고 있는 핼리혜성을 찾아낸 바 있다) 핼리혜성이 다시 근일점으로 돌아오는 날은 2061년 7월28일이다. 

     

    76년 주기의 핼리혜성은 궤도 주기가 오묘해 평생에 한 번 볼 수도 있고 두 번 볼 수도 있다. 또 맨눈으로 충분히 볼 수 있을 만큼 지구에 가까이 오기에 그간 인류에게 공포감과 경이로움을 주었으며 또한 친숙한 혜성이 됐다. 앞서 핼리혜성이 나타난 해는 1986년이었다. 이때의 등급이 +2.1등급이었는데, 북반구에서는 보일락말락했던지라 김이 팍 샜던 기억이 있다. 당시 그것을 보러 지붕 위에 올라가 살다시피 했는데 말이다.

     

     

    1986년 3월 16일 관측된  핼리혜성

     

    이처럼 2등급도 별 볼 일 없을 수가 있는데, 하물며 5등급이야..... 그런데  2061년 7월 근일점에 이르는 핼리혜성의 등급은 -0.3등급 정도일 것이라 하니 정말로 기대된다. (아래 1910년의 핼리혜성은 0.6등급이었다) 내가 그때까지 살아있을는지 모르겠지만.....

     

     

    지구에 부딪히지 않을까 해서 공황장애 신드롬까지 불러온 1910년의 핼리혜성
    1910년 멕시코 엘파소에 나타난 핼리혜성을 그린 그림
    뉴욕에 나타난 1910년의 핼리혜성 / 이때가 0.6등급이었다.

     

    대신 10월 14일 저녁에는 구름만 끼지 않는다면 거의 100%, 보름달에 가까운 달 근처에서 고리가 빛나는 토성과의 '합'을 볼 수 있다. 물론 육안으로는 토성의 고리를 살필 수 없겠지만 토성은 황금빛으로 환하게 빛날 것인데, 운이 좋으면 달이 토성 앞을 지나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일 그것을 보게 되면 포스팅하겠다. (더욱 운이 좋으면 달과 토성 앞을 지나가는 C/2023 A3을 볼 수 있지도 않을까?)  

     

     

    잠이 안 와 찍어본 오리온 좌와 시리우스
    '성변측후단자' / 1759년(조선 영조 35) 관상감이 25일 동안 핼리혜성을 관측한 기록으로 왕실의 공식기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국가적으로 이렇게 성변(星變, 별의 변화)을 기록한 사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없다. / 글뿐만 아니라 그림으로도 핼리혜성의 모습을 묘사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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