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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마리아인 법' 이야기(II)신 신통기(新 神統記) 2019. 7. 9. 01:27
* '착한 사마리아인 법', 우리나라의 위험한 법률 조항.
작년 이맘때 쯤 개봉했던 '목격자'라는 영화가 있었다. 자신의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의 목격자가 살인범의 위협을 받고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침묵을 선택함으로써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스릴러 영화인데,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 혹은 영화의 줄거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혹간 그 목격자의 입장에 자신을 대입해 보았을지 모른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사회적 정의를 택해 신고했을까, 아니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본인과 가족의 안위를 택해 숨었을까....?'
영화 '목격자'의 스틸컷
이 영화 속 주인공의 심리에 깔린 것이 이른바 '방관자 효과'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신고하겠지'라고 하는 '책임감 분산'의 심리가 저변에 작용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방관자 효과'는 누구에게나 좋은 변명거리가 된다. 영어로 '제노비스 신드롬'이라 불리는 이 심리 효과는 1964년에 있었던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 살인 사건에서 유래되었다. 그해 미국 뉴욕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인이 강도에게 살해당했는데, 그때 이 여인은 30분 이상 강도와 사투를 벌였고 그 소란을 주변의 37가구가 보고 들었으나 그중 아무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아 결국 비극에 이르게 된 사건이었다.
제노비스 신드롬의 주인공 키티 제노비스. 오른쪽 흐릿한 밑 사진이 범인의 얼굴이다.
이상이 모두 먼 나라 이야기나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이 같은 사건은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날 개연성이 충분한 일들이다. 실제로 2012년에 인터넷 커뮤티니에 올라온 아래의 사진은 방관자 효과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 같다. 익명으로 처리된 어느 지하철 입구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는 사진으로, 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적어도 8명의 행인이 이 광경을 목격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적었다.(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물론 119에 신고를 했다)
문제의 사진(사진출처: 조선일보)
이후 한동안 인터넷 커뮤니티에 불이 붙었고 그 과정에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 대두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착한 사마리아 사람 법'이 시행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람을 방관하는 행위는 범죄라는 것이었는데, 한편으로는 이 글을 쓴 사람의 무지를 지적하는 글도 올라왔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그와 같은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아니라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다 상해를 입혔을 경우, 민·형사상으로 면책되는 법률이라는 것이었다. 또 어떤 사람은 이 두 가지 의견이 모두 옳은 소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린지.....? (놀라운 건 인터넷에서도 '착한 사마리아인 법'에 대한 확실한 무엇을 찾을 수 없다는 거..... )
그래서 결론을 얻으려 여기저기 뒤적거려 봤더니 우리나라에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이나 '선한 사마리아인 법'으로 불리는 법 자체가 없었다.(깜놀?! ) 대신 비슷한 것으로 2008년에 제정 발효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5조 2항'이 있었는데,(말하자면 이게 '착한 사마리안인 법'의 정식 명칭이다) 그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사람에게 응급처지를 제공하여 발생한 손해와 사상에 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그 행위자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
아무튼 요지는, 남을 도와줄 때 행한 응급처지에 관해서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러다 상대방이 사망에 이르렀을 경우이다. 이 때는 무조건 면책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감면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남을 돕자고 한 일에 오히려 자신이 해를 입게 되는, 경우에 따라서는 '덤터기'를 쓰게 될 수도 있는, 그와 같은 개연성이 뒤따르는 법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법을 논함에 있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바, 한 텀을 쉬고 시작하려 한다.
이처럼 말랑말랑한 경우라면 별 문제 없겠으되,
이러다 정말로 숨이 넘어가면 심각해진다는 얘기.....
쉬어가는 김에 앞서 인터넷 커뮤니티의 대화를 잇자면..... 그 중의 어떤 이는, 만일 쓰러진 사람이 노숙자 삘이 나면 도울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는데, 많은 공감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괜한 선심을 베풀었다 향후 귀찮은 일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심리겠는데, 공감지수가 보여줬듯 이것은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솔직한 심정일는지 모른다.(또 어쩌면 쓰러진 사람도 도움 따위를 기대하지 않을는지 모른다) 하지만 담백하게 말하면 이 말에는 노숙자는 사람이 아니라는 극히 비인간적인 시각과 왜곡된 사고가 담겨 있다. ( < )
여기서 뭐 인권 같은 것을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엄연한 것은 노숙자의 생명도 귀중하다는 거.....(따라서 119에 전화 한 통이라도 넣어달라는 거..... ℡) 아무튼 다음 회에서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5조 2항'에 대한 대응법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보도록 하겠다.
* 그림 및 사진의 출처: google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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