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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 전래 시기와 구원의 문제에 관한 잡담(II)
    신 신통기(新 神統記) 2019. 8. 13. 07:53


    앞서 I편에서는 기독교의 한반도 전래 시기에 관한 진실 및 그에 따른 억측들을 규명해보았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기독교가 일찍 전래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닐 텐데, 왜 그와 같은 무리수를 두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거니와 숭실대 기독교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신라 시대 관련 기독교 유물들은 백퍼 가짜이고, 임진왜란 때 고니시 부대 소속 왜군들의 미사 장소에 '성지(聖地)' 안내문을 세운('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미사가 집전된 성지입니다') 천주교 마산교구 소속 성당 사람들은 한번쯤 정신감정을 받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또한, 경북 영주 고갯길의 부처 바위를 예수의 제자 도마가 한반도에 기독교를 전래한 증거라며 성역화를 추진하려는 사람이나, 조선시대 때 영국 해군이 성서를 전해주고 간 서천 마량진 포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제 정신은 아닐 듯하지만, 그래도 오늘 소개하려는 어떤 목사님의 구원론에 비하면 이상의 사례는 새발의 피일 듯싶다. 내가 기독교의 전래시기를 찾아 '한국기독교회사'라는 두꺼운 책까지 뒤져본 이유도 사실은 그 때문이었다.(사라니까 샀을 뿐 정작 학교 다닐 때는 거의 펼쳐보지도 않은 책이었음에도.... 암튼 사두니까 한번은 유용하게 쓰였다. )



    앞서 말했듯,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 서안에서 발견된 '대진경교유행중국비(大秦景敎流行中國碑)'가 1917년 한국 금강산 장안사에서도 발견되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인 양 실었다.(다만 불국사 경내에서 발견되었다는 돌 십자가에 대해서는 운만 던지고 단정은 미루는 최소한의 학자적 양심을 보였다)



    인천에 있는 교회라는 것 외에 실명을 밝히지는 못하겠지만 오늘 말하려는 목사님은 절대 사이비 목사님이 아니다. 작금의 친일 발언으로 사회 문제가 된 있는 인천 사랑침례교회와 지명과 이름이 비슷하나 그 교회의 목사님 또한 분명히 아니다. 아니, 그 분의 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설교 모음집을 보면 오히려 건전한 사고를 가진 신실한 목회자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분의 구원관(救援觀)은 크게 문제가 있는 듯해 굳이 소개까지 하게 되었다.(지루할 것 같지만 의외로 잼있음 ^^)


    우선 그 분은 다음과 같은 서두를 달았다.(사실 이것은 보통 사람들이 평소 궁금해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오늘날 복음을 전하다보면, 꼭 예수님을 믿어야만 구원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이 아니냐? 묻는 사람들이 많고 더구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이조시대나 삼국 시대 사람들은 복음을 듣지 못했을 터인데 그들은 억울하지 않느냐? 는 질문을 의외로 많이 듣습니다. 사실은 그들 걱정이나 핑계 댈 것 없이 자신이나 믿고 그들은 전능하신 주님께 맡기면 될 터인데 괜한 억지를 부리면서 거부할 이유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성경에 보면 주후 1세기에 복음은 온 세상에 전파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목사님의 말인즉, AD 1세기에 복음이 (한반도의 고대 삼국을 포함해) 온 세상에 전파되었으므로 우리의 조상들도 구원이 대상이 될 수 있었다는 요지이다. 그러면서 다음의 두 대목을 증거로 들었다.


    먼저 너희 모두로 인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이는 너희 믿음이 온 세상에 두루 전하여 졌음이라.(로마서 1:8)


    그러나 내가 말하노니 그들이 듣지 못하였느냐? 참으로 그렇지 아니하니, 그것들의 소리가 온 땅에 펴졌고 그것들의 말이 세상 끝까지 이르렀도다, 하였느니라.(로마서 10:18)


    신약성서 로마서의 이 두 대목은 사도 바울의 편지글에 나오는 내용으로서, 따라서 발언자는 당연히 사도 바울이 되겠다. 앞서 바울의 전도 여행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드렸거니와 그는 20년 간 3차에 걸친 전도여행을 마감하고 드디어 로마제국의 심장부 로마시에 들어가게 되었던 바, 자신의 생각에는 복음이 온 세상을 두루 전하여 졌다고 믿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당시 로마제국이 구가했던 영역을 보면 바울의 생각도 아주 잘못된 것은 아닐 터이다. 그런데 내가 말한 목사님은 여기서 필시 노골적이라 여겨지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이는 중학생 수준의 상식적인 문제라 그렇게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우선 그것은 그 분의 주장이 공간적으로 배제돼 있기 때문이다. 당시의 로마가 유럽과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걸친 대제국을 형성했음은 분명하나 그 전체를 지배한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당시의 세계를 보면 인도와 중국에서는 쿠샨 왕조와 후한 제국이 일어났고 고구려와 신라는 태조왕과 석탈해가 왕위에 있었는데, 이때 우리나라는 기독교는커녕 불교도 들어오기 전이었다. 위의 목사님은 이 시기에 기독교 복음이 들어와 우리 민족도 구원받을 수 있었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헐~ )



    석탈해왕릉 전경

    자동차로 경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유적지이다. 갑자기 무덤 속 주인공이 구원받아 천국 갔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다른 또 한가지 문제는 시간적인 것이다. AD 1세기 경 복음이 한반도와 만주지방에 들어왔다고 치면, 그때는 앞에서 말한대로 고구려는 태조왕, 신라는 탈해왕, 백제는 다루왕 시절이다. 그 목사님의 말대로라면 그들과 당대의 백성들은 요행히도 천국 갈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 전의 왕들과 백성들, 말하자면 고구려 추모왕이나 백제 온조왕, 신라 혁거세왕과 당시의 백성들은 구원의 심사 대상에 오를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굳이 우리 민족의 뿌리라는 예족이나 맥족 시절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가장 오랜 고대국가 사슴의 나라 부여 왕족과 백성들 역시 심사 대상에서 아웃이다.(흑흑 )

     

    ~ '사슴의 나라 부여'는 팟빵 '역사공작단'에서 들은 말인데 어감이 예뻐 써봤다. 부여라는 이름이 사슴을 뜻하는 만주어 'puhu'에서 나왔다는 일설에 근거함이다. 팟빵 '역사공작단'은 재미+지식의 차원에서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운전 중이나 취침 준비시 들으면 제 격이다.(못 들은 부분은 다시 이어 들으면 됨 ^^)



    구원을 받지 못해 화가 난 사람들


    시기적으로 볼 때 이 사람들도 구원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 목사님은 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성경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해(태양) 아래 새것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옛날 사람들은 복음을 듣지 못하였을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 누구도 복음을 듣지 못하여 믿지 못하였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실 것입니다.


    그는 이러면서 갑자기 도올 김용옥의 주장을 들이댄다.(도올이 성경을 많이 읽었으나 거듭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그가 공부하고 연구한 바에 의하면 복음이 바울과 그 제자들을 통하여 전 유럽을 거쳐 동남아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미 2-3세기 경에 전파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지금같이 크게 확산되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단 것은 삼키고 쓴 것은 뱉겠다는 심보다.(게다가 복음의 전파 시기가 앞서 말한 주후 1세기에서 갑자기 2-3세기로 쑥 밀려난다) 아울러 그는 베드로후서(2:20-21)의 구절, 즉 "먼저 이것을 알라. 성경 기록의 대언 중 어떤 것도 사적인 해석에서 난 것이 없나니 이는 대언이 옛적에 사람의 뜻으로 말미암아 나오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거룩한 사람들이 성령님으로 말미암아 감동을 받아 말하였음이라”는 문장을 덧붙이며 성경을 사적으로 해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참으로 성경을 한쪽만 보고 그것이 전부인 양 부각을 시키다 보면 많은 혼란과 과오와 창피를 당하게 됩니다.


    이것은 내가 진정으로 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한물 간 표현이지만 이때 이런 방법을 썼었다. 혼란과 과오와 창피에 밑줄 쭉―. 그리고 반사! 이얍!

    (쓰다 보니 전래 시기만 언급되고 구원의 문제는 자꾸 뒤로 밀린다. 다음에는 꼭 구원의 문제를 다뤄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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