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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차산 고구려정(亭) 기와가 붉은 이유
    지켜야할 우리역사 고구려 2020. 7. 19. 07:16

     

    고구려 정자가 서울 하늘 밑에 있다고 하면 믿기 힘들겠지만 분명 있다. 이름도 풋풋하게 고구려정(亭)이다. 물론 재현된 정자이나 근방에서 발견된 고구려 기와를 토대로 하였던 바, 아주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기와편은 애써 찾으려 하지 않아도 그냥 눈에 띄는데, 아래 집안 고구려 와당(마구리 기와) 사진 밑의 회청색 기와편은 아차산 석실고분을 찾다가 발끝에 걸린 것이고, 붉은 색 기와편은 홍련봉 고구려 보루 근방에서 주운 것이다.

     

    사실 아차산성 일대에서는 고구려 와당도 발견됐고 지금도 파손된 기와편이 심심찮게 나온다. 역사를 더듬자면 아차산성은 백제 개로왕이 남진한 고구려 장수왕을 맞아 싸우다 목이 달아난 곳이며 고구려 온달 장군이 신라군과 싸우다 화살을 맞고 전사한 곳으로, 1,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와편이 발견되는 것을 보면 과거 이곳에 기와를 얹은 고구려 건물이 상당수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별 것 아닌 듯하지만 유적지의 깨진 기와장 하나는 매우 중요하다. 그곳에 건축물이 있었나 없었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진시황이 수도 함양에 건립했다는 아방궁은 사마천이 <사기>에 그 엄청난 규모를 언급했고 항우가 수도 함양을 점령해 불태웠을 때 장장 3개월을 탔다는 궁궐이다. 까닭에 아방궁은 그동안 거대 궁궐, 호화 주택의 대명사처럼 쓰였고, 중국 서안에 관광객을 위한 테마 파크로서 재현되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실체가 없는 허구의 건물이라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함양 폐허에서 발견된 기와장이 과소했기 때문이다. 


     

    광진구 아차산 중턱의 고구려정

     

    아차산성에서 바라본 고구려정

     

    고구려정 안내문

     

    고구려 붉은 색 와당과 회청색 와당(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 붉은 색 반원 막새(국립중앙박물관)

     

    중국 집안 출토 연화문 와당(영광 옥당박물관)

     

    차산 붉은 색 고구려 기와편

     

    차산 회청색 고구려 기와편

     

     

    2009년 재건된 고구려정에 붉은 기와를 얹은 이유도 근방에서 붉은 기와편이 많이 나온 까닭인데, 문득 1,500년이 지난 지금껏 남아 있는 고구려 기와의 재질과 강도 같은 것이 궁금해졌다. 하지만 주어 온 기와편의 강도 측정을 할 재간은 없는 바, 그 관련자료를 찾아보았다. 마침 고구려연구회(현 고구려발해학회)에 소장돼 있는 고구려 기와를 바탕으로 한 연구자료*가 있어 궁금증이 해결될 수 있었다. 그 연구 결과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고구려 전문가 서길수 교수가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서 채집해 와 고구려연구회(현 고구려발해학회)에 기증한 기와를 토대로 한 연구로, 한국자원연구소 지질연구부 양동윤 · 김주용 연구원, 한남대학교 역사교육과 한창균 교수가 함께 연구해 발표한 논문이다.('고구려 기와의 화학분석과 강도측정을 통한 제작기법 고찰'. <고구려 연구> 제9집 2000년) 

     

    고구려연구회에 소장된 고구려 기와의 분석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1차 작업은 현미경 관찰과 XRD 분석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1차 작업에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2차 작업에서는 철산화물의 함유량과 강도측정을 실시하여 고구려 기와에 관한 몇 가지 특성을 살필 수 있었다. 우리가 이 작업을 처음 진행했을 당시, 우리의 주요한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는 붉은색을 띠는 고구려 기와의 특징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것이었다.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분석작업에서 고구려의 붉은 기와는 적철석을 함유하고 있으며, 그와 같은 적철석의 함유량은 이른바 shard의 철 함유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회청색 기와에서 찾아볼 수 없는 shard의 존재는 인위적으로 첨가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곧 shard는 붉은 색을 띠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포의 발생을 억제하여 조직이 치밀한 기와를 제작하는데 활용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강도측정을 통해서는 붉은색 계통의 기와가 회청색 기와보다 오히려 단단한 경우로 나타나 많은 관심을 끈다. 이런한 점은 회청색 계통의 기와가 붉은색 계통의 기와보다 기술상 발전한 단계에 있었다고 보는 종래의 견해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준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좀 더 자세하게 연구하기 위해서는 분석에 이용된 시료의 정확한 연대추정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광개토대왕비에도 나오는 아차산성

     

    아차산 고구려 유적 지도

     

     

    석실 고분

     

    아차산 1보루

     

    아차산 3보루

     

    아차산 4보루

     

    아차산 4보루

     

    아차산 4보루

     

    아차산 4보루 안내문

     

    아차산 4보루 출토유물

     

    아차산 5보루 

     

    아차산 5보루 

     

    아차산 5보루 

     

    아차산 6보루

     

    아차산에서 본 한강

    강 너머의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멀리 남한 산성까지 시야에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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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스페르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