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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
    거꾸로 읽는 천문학개론 2021. 9. 14. 05:27

     

    금성에 생명체가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까닭일까, 이제껏 화성에 비해 관심도가 낮았던 금성이 주목받고 있다. 금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상식선으로 보면 수성보다도 낮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의 평균 온도가 179ºC인 데 비해 금성의 평균 온도는 482ºC로 배 이상 뜨겁기 때문이다. 금성이 수성보다도 뜨거운 이유는 금성의 두꺼운 대기가 만드는 '온실효과'에 기인한 것이다.

     

     

    마젤란 탐사선의 전송자료에 의거해 NASA가 발표한 금성 사진
    1978년 파이오니아-비너스 탐사선 자료에 의거해 발표됐던 금성 사진. 위의 마젤란 것과 다르다. 
    해진 후의 금성. 금성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행성이다. 금성이 밝게 보이는 이유는 대기 중에 반사율이 높은 진한 황산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새벽녘의 금성. 새벽녘의 가장 밝은 별을 금성으로 여겨도 거의 틀림이 없다. 그래서 금성은 우리말로 샛별이다.     

     

    금성의 온실효과는 지구의 그것과 똑같은 원인으로서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즉 이산화탄소가 금성에 도달한 후 반사되는 태양빛을 붙잡아 가둠으로써 마치 온실처럼 더운 공기가 머물게 되는 것이다. 금성이 뜨거운 천체라는 것은 빛의 스펙트럼 등으로써 진작부터 알려진 사실로 NASA가 최근 발표한 금성의 평균 표면 온도 482ºC는 지금껏 알려진 470ºC보다 더 높다.

     

    그와 같은 고온에서도 생명체의 존재가 부각됨은 최근 금성의 구름에서 소량의 포스핀(Phosphine)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포스핀 가스를 접할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로, 첫번 째는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때이고, 두 번째는 미생물에서 생성된 경우이다. 포스핀은 유기물이 풍부한 늪지대나 펭귄의 배설물 등에서 발견되며 마늘과 같은 독한 냄새를 풍긴다.(생선 썩는 듯한 냄새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냄새는 좌우지간 고약하다.  

     

    다시 말해서 자연상의 포스핀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 서식하는 혐기성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서, 금성에서 관측된 포스핀의 농도는 10억분의 20ppm 정도이나 그나마도 화학 공정으로는 생성 불가능한 농도라고 한다. 결론인즉슨 불안정한 구조를 가진 포스핀 가스의 지속적인 파괴에 맞서려면 안정적이고 엄청난 공급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웨스터민스터 대학 우주생물학자 루이스 다트넬 교수의 주장이다. (이것이 포인트임!)  

     

     

    포스핀이 발견된 53km 지점의 금성 대기층은 지구와 유사한 20~37ºC의 기온을 지녔다. 
    포스핀의 화학구조와 분자모델. 인(P) 하나에 수소분자 3개가 조금은 불완전하게 결합되어지는 포스핀의 화학구조다. 
    따라서 금성에서 포스핀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파괴되어 상실되는 포스핀 가스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는 무엇이 있어야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금성과 지구 간 평균 거리는 약 4500만km로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장 가까울 때의 거리인 5600만km보다도 훨씬 짧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화성의 생명체만 부각되고 금성의 생명체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었으니, 화성의 생물은 문어 다리를 가진 다족류 인간으로 그 모양마저 친숙한 데 반해 금성의 생물은 이미지조차 없다. 그 이유로는 아마도 1898년에 발표된 H.G. 웰스의 소설 <세계 전쟁(War of the Worlds)>의 확대 재생산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퍼시벌 로웰과 화성의 운하')

     

     

    나 화성인!
    팀 버튼의 영화 <화성침공>에서의 못된 화성인
    2005년 작 <우주전쟁>

     

    화성의 경우, 20세기 들어 바이킹 탐사선 이래 여러 탐사선으로부터 실제로 지표에 물이 흐른 흔적이 포착되었고, 화성 운석으로부터도 APHs(다환식방향족탄화수소)라는 물질이 추출되었된 바,* 지금도 미국의 퍼서비어런스호와 중국의 톈원 1호는 화성 표면에서 물과 생명체를 찾고 있다.(☞ '퍼서비어런스 화성 착륙과 아폴로 우주선 달착륙 비교/'톈원1호-중국이 하늘에 물을 때 한국은 눈치만 살폈다') 하지만 그곳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확률은 사실상 0%에 가깝다. (과거에는 있었을는지 모르겠으나)

     

    * 과학자들은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이 방향족 물질을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 분화되어 화석화된 것으로 보았다.

     

    그런 가운데 금성의 포스핀이 관찰된 것이다. 포스핀은 인화수소(PH3)라고도 불리는 가스로서 목성이나 토성처럼 대기의 대부분이 수소로 구성돼 있고 강력한 대기압을 가진 행성에서는 화학적으로 합성될 가능성이 있으나 금성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운 물질이다. 그와 같은 포스핀이 금성의 대기층에 존재한다는 건 무언가가 계속 인화수소를 발생시키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된다는 소리인데, 그게 바로 미생물이라는 것이 <가디언>의 요점이다.*  

     

    *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20년 9월 14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금성의 포스핀 발견을 최초로 보도했고, 이후 <사이언스>지가 이에 대한 증명을 하면서 ESA(유럽연합우주국)의 금성 탐사선 '인비전(EnVision)호'와 NASA의 '다빈치 플러스호' 및 '베라터스호'의 발진 계기가 되었다. '인비전호'는 2031~2033년, '다빈치 플러스호'와 베라터스호'는 2028~2030년 지구를 떠날 예정인데 목적은 당연히 '금성의 생명체 찾기'이다. 

     

     

    1989년부터 1994년까지 금성 표면을 관측했던 NASA 탐사선 마젤란호
    2006년 금성을 관측한 ESA의 비너스 익스프레스

     

    ※ 그렇다면 금성에서도 악취가 날까? 

     

      

     

    <사인언스>지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2020년 3월 망원경을 통해 금성 대기층에서 포스핀을 감지한 이후 이를 추적해왔다.  

     

    천왕성이 푸른색이나 녹색을 띠는 이유는 그 대기가 메탄 가스로 이루어졌기 때문인데, 실제로 천왕성에서는 지독한 방귀 냄새가 날 가능성이 높다. 포스핀 가스도 그에 못지않아 '아세틸렌과 유사한 독한 마늘 냄새+생선 썩는 냄새'를 자랑한다. 까닭에 그곳에서 인간은 살지언정 마늘 냄새에는 쥐약인 드라큘라는 살지 못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포스핀에서 그와 같이 역한 냄새가 나는 이유는 포스핀이 유독 가스인 까닭에 경계를 위해 다이포스페인(P2H4)을 첨가한 결과다. 이는 프로판 가스에 메르카프탄이라는 착취제(着臭劑)를 첨가해 위험을 인지하게 만든 것과 같은 예로, 순수한 포스핀이나 프로판은 원래 무색무취의 가스이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배열. 이 4개만이 태양계의 암석 행성이다.(나머지는 기체 행성)
    금성과 지구의 크기 비교. 금성은 어쩌면 태고적에 잃어버린 지구의 쌍둥이 동생일지 모른다. 
    일본의 금성 탐사선 아카츠키호 
     2010년 5월 21일 가고시마 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카츠키호는 5년 후인 2015년 12월 7일 우여곡절 끝에 금성 궤도에의 진입에 성공했다. 소련, 미국, ESA에 이은 4번째 성공 사례였다. 
    아카츠키호가 2010년 금성을 스쳐지난 지 이틀 뒤에 찍은 금성 사진.  아카츠키호는 이후 금성궤도 재진입을 시도해 성공한다. 아카츠키는 새벽(曉)'이라는 뜻이다.(출처/JAXA) 

    마냥 부러운 일본의 아카츠키호 금성궤도 진입에 관한 기자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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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스페르츠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