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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창덕궁 금천교
    서울의 다리 2022. 2. 18. 08:49

     

    창덕궁 금천교(錦川橋)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태종 11년(1411년) 3월 진선문 밖 하천인 명당수(明堂水) 위에 설치됐다. 언뜻 생각하면 경복궁이 먼저 건립되었으므로 (태조 4, 1395년) 경복궁 입구의 영제교(永濟橋)가 더 오래된 다리로 여겨질 수도 있으나, 영제교는 건립연대가 불명확할뿐더러 굳이 연원을 따지자면 고종 4년(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만든 근대작에 속한다.

     

     

    창덕궁 금천교

     

    그전에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실록 상으로도 영제교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1426년(세종 8)이며, 그나마 지금의 것도 1867년 만들어진 다리가 아니다. 일제가 총독부를 지으며 여러 전각들과 함께 고종 4년에 만든 다리마저 부숴버렸기 때문이니, 지금 광화문을 들어서 만날 수 있는 흥례문이나 그 문을 지나 밟게 되는 영제교는 모두 2001년에 복원된 것으로 아직도 풋내가 풍긴다.  

     

     

    복원된 경복궁 흥례문

     

    통상적으로 궁궐 문 앞을 흐르며 이쪽과 저쪽을 경계 짓는 물길을 금천(禁川)이라 부르고, 그곳에 세워진 돌다리를 금천교(禁川橋)라 부른다. 창덕궁 금천교, 경복궁 영제교, 창경궁 옥천교가 그것인데, 여기서 창덕궁 금천교는 비단 금(錦)자를 쓰는 금천교로 한자가 다르다. 말하자면 비단처럼 아름다운 다리라는 뜻인데 아닌게 아니라 그러하다. 그리고 이 금천교는 태종 때 건축가 박자청이 건립했을 당시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어 뜻깊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다리도 망국에 임해서는 한없이 초라하니 아래 사진 속의 금천교는 폐허 그 자체이다. 이 사진은 1890년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 사무엘 모펫(Samuel A. Moffett)이 찍은 것으로 1907년 이전의 창덕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아직 나라가 망하기 전이다. 그럼에도 금천교에는 풀이 자라고 석물은 쓰러져 뒹구니 궁궐이라기보다는 그저 아이들 놀이터 같다. 물론 이때는 고종이 덕수궁에 머물던 시절이니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이미 망국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듯 보인다.  

     

     

    구한말의 창덕궁과 금천교
    금천교와 진선문
    진선문
    인정전 /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은 금천교, 진선문과 일직선 상에 있지 않고 ㄱ 자로 꺾어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일직선 상의 인위적 구조를 따르지 않고 주변 지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건축한 박자청의 솜씨가 돋보인다.
    금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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