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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과 갈등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멀티에스닉(다민족국가)으로 가야....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2. 11. 10. 07:42

     

    최근 일론 머스크의 한국관련 트위터 발언이 눈에 띄었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지적하며 인구 붕괴 가능성을 경고한 것인데, 나아가 그는 한민족 멸종까지를 언급했다. 내용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머스크는 지난 5월  자신의 트위터에 세계은행이 발간한 '2020년 국가별 출산율 순위표'를 올렸다. 그리고 한국을 지목해, 이 출산율이 변하지 않는다면 한국 인구는 3세대 안에 현재의 6%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며, 그나마 그 인구의 대부분을 60대 이상이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 인구의 6%는 330만명 수준으로 100년 안에 전체 인구가 인천시 수준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론 머스크의 말 맞다나 우리 대한민국은 인구 멸종에 가까운 재앙을 맞을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인구 330만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지목한 나라가 한국뿐만은 아니니 우리나라 외에도 홍콩, 일본, 이탈리아 등이 거론됐다. 물론 출산율 하위권인 나라들로서 일본과 이탈리아에는 "사람이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일본에 대해서는 "세계의 큰 손실"이라는 애정 어린(?) 언급도 덧붙였다. (일본은 11년 연속 인구가 감소했으며 지난해 사상 최대인 64만4000명이 줄었다)

     

     

    일본(1.34명/186위), 이탈리아(1.24명/191위), 홍콩(0.87명 /199위)

     

    그렇다고 우리가 남의 나라를 돌아볼 겨를은 없으니 한국의 출산율은 머스크가 공유한 출산율 순위표 200개국 가운데 꼴찌이며(0.84명) OECD 국가 가운데서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그 감소세도 매우 가팔라 4년 연속 0명대 출산율에 수치마저 감소했다. (2018년 0.98명 → 2021년 0.81명)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이 사라지는 것은 문자 그대로 시간의 문제이니, 구체적으로는 2400년쯤 부산이 사라지고 나머지 주요 도시들도 기능이 상실되어 수도권 지역만이 남게 된다. 그리고 결국은 나라마저 사라지게 되는데 한국은 지구 온난화로 국토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투발루와 몰디브에 이어 UN이 예상하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이다. (UN이 생각하는 시점은 900년 후이나 지금의 속도로는 훨씬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 같은 암울한 미래의 원인은 당연히 저조한 출산율이다. (우리는 그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세계의 인구는 증가 추세로 UN은 오히려 자원고갈과 산림의 황폐화를 걱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낳지 않겠다는 (혹은 낳지 못하는) 아기를 억지로 낳게 할 방법도 없으니 대한민국의 소멸은 사실상 정해진 일이다.

     

    미래학자들은 2413년 부산에서 마지막 출생자가 탄생할 것이라 예측했는데, 서울의 마지막 출생자는 언제일까? 그는 어떻게 될까? 다른 나라로 이민 가 살게 될까? 그렇다면 대한민국 땅은 누가 점령하게 될까? 아마도 중국이 차지하게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 갑자기 우울감과 어지러움이 동반된다.

     

    이와 같은 암울한 미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인구를 수입하는 것으로  이미 오래전 독일이 시행해 효과를 본 적이 있다. 그리하여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발칸반도 터키 등으로부터 인구가 유입되었는데, 그 이민 세대의 대표적 인물로는 (대표적이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겠으나 당장 생각나는 사람은) 페네르바체에서 김민재 선수와 함께 뛰었던 메수트 외질(Mesut Ozil)로, 그는 터키(튀리키예) 이민 3세다.  

     

     

    아스널 시절의 외질 /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던 2013년 잉글랜드 아스널에 합류했는데, 당시 독일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했다.

     

    그런데 무슨 여유인지 한국은 외국인 유입 정책에 늦장이다. 이민청 신설에 대해서는 김대중 정부 때 처음으로 말이 나온 후 올해 다시 거론되었으나 진척은 없는 듯하다. 생경하게 들릴는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귀화시험은 어렵기로 소문났는데 그나마 3번밖에 기회가 없다. 한국으로 귀화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에 마냥 기회를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만큼 외국인에 있어 기회의 땅이니 흡사 우리나라 60~70년대의 아메리카 이민 러시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외국인에 있어 한국은 녹록한 땅이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보수 기질 때문이니 그것은 정치적 진보 · 보수가 예외 없는 듯하다. 그리고 다분히 이중적 성격도 가지고 있어서 코카서스계 외국인에게는 친절하고 동남아계 외국인에게는 무례하다. 그리고 종교적으로도 편향된 듯하니, 몇 년 전 이슈가 두드러지며 건립이 중단된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은 아직도 그대로이다. 

     

    * 대구 대현동은 임대료가 저렴하고 경북대에서 가까운 까닭에 수년 전부터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타지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이슬람권 유학생들이 주거를 위해 모여들어 이민촌 같은 것이 형성되었는데, 현재 약 200명의 무슬림 학생들이 거주한다고 한다. 

     

     

    공사가 중단된 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의 이슬람 사원 / 화살표 철골 구조물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사진)
    공사가 중단된 현장 모습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제공 사진)
    반대 구호가 적힌 대현동 주택가를 걸어가는 무슬림
    주민들의 반대 이유

     

    BBC 코리아에서 보도한 찬·반론자들의 한 마디씩을 들어보면 이 사태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문제임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이슬람 사원이 들어선다고 생각해보세요. 우리 눈에 낯선 사람 여럿이 몰려다니면 불안하죠. 우리는 위협을 느껴요."

     

    "이슬람 사원이 주민들에게 어떤 식으로 위협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무슬림이 주민들에게 위협을 가했던 적이 있었나요? "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설립을 둘러싼 주민과 무슬림 학생들 간의 갈등이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사를 계속하려는 무슬림 측과 절대 반대인 주민들의 양보 없는 대결로서 건축물은 현재까지도 위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발단은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으로 구성된 한 단체에서 대현동에서 모스크 건립을 시도하며 시작되었다. 그들은 "사원을 신축하는 것이 아니라 7년 동안 기도소로 이용했던 곳을 증축하는 것"이라고 했으며, 무슬림 학생들이 모금한 돈으로 마련한 건축비라고 했다. 

     

    그들이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에 들어가자 대현동 주민들이 극렬하게 반대를 하고 나섰다. 그들은 모스크가 주택밀집지역에 들어설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며  300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북구청에 제출했다. 이에 구청 측에서 탄원을 받아들여 건축주에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렸고, 공사 주체 측에서는 공사 중단 행정명령을 내린 배광식 북구청장 등이 평등권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현재의 무슬림 기도소 사진 / 주민들이 반대 이유 중의 하나로 내세운 '주택가 한가운데 대형 종교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에 사원 건립을 반대한다'는 주장은 인근에 보이는 교회 첨탑으로 인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근 소식은 북구청에서 열린 건축주와 반대 주민 간 비공개 면담에서 건축주 쪽이 인근 상가 건물 등으로 위치를 옮기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고, 주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사실 그것밖에 방법이 없을 듯하다) 이럴 때 국가에서 개입하면 사태 해결이 쉬울 것이나 지금 우리나라에는 이와 같은 문제를 맡아 해결할 담당부서도 없는 형편이다.

     

    우리가 그들을 배척할 이유는 사실 없다. 오히려 그들을 받아들여 멀티에스닉(다민족국가) · 멀티컬처럴(다문화) 사회를 이룩하는 것만이 우리나라가 살 길이요, 더욱 부강해질 수 있는 길임을 전에도 누누이 강조한 바 있으며, 그 예로 강성했던 나라 고구려를 들었다. 고구려는 맥족 중심에 예족, 거란족, 선비족, 투르크족, 그리고 멀리 강국(康國, 소그디아)에서 온 소그디안들도 함께 어우러져 삶으로써 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다민족 다문화 국가 고구려'

     

     

    서역인과 씨름하는 맥족 사람을 그린 집안 각저총(角抵塚) 벽화 / 이들은 모두 고구려의 국민이다.

     

    지금의 초강대국 미국도 마찬가지이니, 그 나라는 아예 인종의 용광로라고까지 불린다. (물론 인종차별은 존재한다) 그리고 이슬람은 폭력적이지 않고, 더불어 종교적 파급력도 우리의 생각처럼 강하지 않다. 앞서도 말했지만, 예언자 무함마드 사후 이른바 사라센 제국이라 불리는 이슬람 공동체의 정복 활동에는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꾸란'이라 하여 폭력적인 면이 강조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대체로 관대하였으며 점령지의 민족 중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자에게는 세금을 감면해주는 감세정책 등을 앞세워 포교하였던 바, 순식간에 많은 개종자를 이끌어 낼 수가 있었다.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꾸란'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은 13세기 십자군 원정 말기 이슬람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기 위해 유명 신학자이자 스콜라 학파의 대부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만들어낸 명언(?)이다. (☞ '이슬람 들여다보기 II - 이슬람 공동체의 확장과 메카'

     

    1976년 완공된 서울 한남동 이슬람 사원은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조촐하니 확장된 구석이 없다. 한국민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도 드물다. 오히려 한남동 이슬람 사원이 건립되자 끈금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것이 중앙정보부의 작품이었다는 비화(秘話)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가 갔다. 당시의 오일파워에 정부가 알아서 처신했던 것으로, 그래서인지 기독교를 비롯한 어떤 곳에서도 말이 나온 적이 없다.  

     

     

    한남동 이슬람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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