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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르단 샤키리와 코소보 사태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2022. 12. 5. 01:42

     

    축구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는 것은 축구 선구가 일으키는 나비효과로서도 증명된다. 앞서도 다룬 적 있지만 독일 국가대표 선수 메수트 외질(Mesut Ӧzil)이 SNS에서 언급한 중국 당국의 위구르족 탄압 비난 발언은 즉각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왔고, 미국 NBC, 영국 BBC 및 한국의 KBS 등도 신강-위구르 자치구에서의 무슬림 탄압에 관한 특집방송을 꾸려 내보냈다. (☞  '지금 위구르에선? (I) - 신쟝 위구르의 역사'

     

     

    중국의 무슬림 탄압을 비난한 외질의 인스타그램 내용 / 외질은 터키계 독일 이민자 3세로 무슬림이다.

     

    대한민국이 선전 중인 금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세르비아·스위스의 조별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 대표 제르단 샤키리(시카고 파이어)와 그라니트 자카(아스날)가 득점 후 양손으로 독수리 모양을 만든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두 선수는 스위스 국가대표로 뛰고 있지만, 알바니아와 코소보의 이중국적 선수로서, 세르비아의 국장인 쌍두독수리를 만들어 보임으로써 세르비아의 코소보 탄압을 표현했다. 

     

     

    제르단 샤키리와 그라니트 자카의 독수리 세리머니

     

    세르비아와 스위스의 경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만난 적이 있다. 그때도 샤키리는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킨 후 독수리 세리머니를 한 적이 있는데, FIFA는 정치적 제스처를 엄금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1만 스위스프랑을 벌금)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같은 골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효과가 있었는지 (적어도 내게는) 반쯤 잊힌 코소보 사태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들이 원한 것이 바로 이런 것일 터였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종료직전 결승골 장면 / 서 있는 선수가 샤키리

     

    특히 샤키리는 바젤 유스팀에서 우리나라 박주호 선수와 함께 뛴 선수로 우리와의 인연을 찾을 수 있으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E조 마지막 경기인 온두라스전에서 해트트릭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세르비아전에서는 극적인 결승골을 작렬시켜 스위스의 16강행을 이끌었다.

     

    당시 그라니트 자카는 후반 7분 동점골을 터뜨렸고 샤키리는 후반 45분 역전골을 터트렸는데, 이번 세르비아 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며 스위스를 16강에 진출시켰다. G조 2위 스위스는 H조 1위를 한 포르투갈과, 우리나라와 브라질 게임 다음날에 붙는다. 빅게임이 예상된다. (최근 평가전에서는 브라질이 5:1로, UEFA 네이션즈컵 대회에서는 포르투갈이 4:0으로 이겼다)

     

     

    코소보사태는 역사적·민족적·종교적 배경 및 국제 역학관계가 얽혀 있어 단순히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러시아 정교계의 세르비아 대통령 밀로셰비치(2006년 사망)의 이슬람 알바니아계 민족(코소보인) 청소 작전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겠다. 유고슬라비아 연방 붕괴 이후, 1989년 신 유고 연방의 종주국 세르비아의 대통령이 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표방하며 과거 코소보가 가지고 있던 자치권을 박탈했다.

     

    이 같은 밀로셰비치의 조치는 세르비아인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과거 오스만 터키제국이 코소보의 세르비아계 기독교도를 추방하고 알바니아계 이슬람교도를 정착시킨 전력을 밀로셰비치가 환원시킨 셈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코소보는 당연히 항거했으니 1991년 독립을 선포했고, 이에 밀로셰비치가 군대를 보내 1만 명에 달하는 알바니아계 이슬람교도 주민을 살해한 것이 코소보사태의 전말이다.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위치

     

    1998년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의 전투가 격화되자 NATO와 유럽 열강은 전투 중단을 촉구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밀로셰비치는 인기를 몰아 2000년 9월 조기선거를 실시, 비정상적인 정권 연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정선거 드러나며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고, 사임한 후 체포되었다. 이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전범재판소로 이송되어 재판을 받던 중 2006년 3월 감옥에서 사망하였고, 코소보 내전은 1999년 3월부터 6월 사이 세르비아에 대한 NATO의 공습 개입으로 끝이 났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Slobodan Milosevic)

     

    이후 코소보는 2008년 다시 독립을 선언했으며, 미국과 영국, EU 국가 27개국 중 22개국 등 전체 UN 가입 193개국 중 99개국이 독립을 승인했으나 러시아와 중국은 코소보의 UN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세르비아와 러시아는 전통적인 동맹국이다. 코소보의 독립은 아직도 불완전하며 두 나라는 여전히 갈등 중이다. 코소보는 아직 EU에 가입하지 못했고 우리나라와도 미수교 관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수교국은 쿠바, 시리아, 코소보 3개국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코소보 국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등장한 세르비아 국기와 코소보 배너
    코소보 마을의 모스크는 이 나라가 이슬람 국가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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